『제7-1편』 미사일보다 자전거가 무기인 나라, 네덜란드 세계 최초의 항공사 네덜란드 KLM의 미사일 트라우마 우리나라 시간으로 2023년 9월 19일 밤 22시 50분. 인천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행 네덜란드 KLM(코닝크룰 루후트화트 마츠핫페이의 네덜란드어 약자. 영어로 Royal Aviation Company, Inc. 왕립 항공사)이 탑승 직전에 갑자기 운항이 취소됐다. 영문을 모르고 웅성대던 100명 이상의 승객들은 한참 뒤에야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에 전쟁이 터졌기 때문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상했다. 다른 항공사 소속 여객기는 오늘 모두 이상 없이 출항한 터였는데 가장 늦은 시간에 출항하는 KLM만 취소됐으니까 말이다. “그럼, 두 나라가 전쟁 끝내기까지 못 가는 거야?” 옆에 있던 승객이 탄식하듯 혼자 말을 했다. “아닐 겁니다. 항로를 조정하거나 다른 항공사로 대체해 주지 않겠어요?” 나는 자못 의젓한 척 그에게 기다려보자며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항공사 직원들이 승객 전원을 입국 절차를 밟게 해서 공항을 나오게 한 뒤 인근 호텔에 투숙시켰다. 새벽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잠 못 이루고 뒤척이던 나는 갑자기 몇
『제6편』 4대강 자전거 길에 역참(驛站)을 허(許)하라! 행복을 찾아 떠나는 4대강 자전거 길...내 마음에 풍경을 녹이며 “국민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는 건 국가의 의무다. 자전거법도 그렇고 4대강 자전거 길 등 2천여km에 달하는 국토종주 자전거도로를 만든 것도 마찬가지다. 안전하고 편하게 자전거를 타게하고, 국민이 행복을 느끼도록 해서 서로 소통하는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신혼 때 행복에 겨워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이듯, 자전거를 타면 나름대로 각자의 행복을 느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한다. 개인의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 되고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길러 준다는 장거리 자전거 여행, 세계적인 4대강 자전거 길을 국민 행복의 길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는 서울에서 출발해 한강 자전거 길을 달리며 경기도 여주 초입에서 하룻밤을 자고 월요일 오전 초가을 햇살을 듬뿍 받으면서 한강 자전거 길(132km)을 달렸다. 하행선 오른쪽에 보이는 남한강은 최근 수량이 늘었다가 준 듯 했다. 강물은 길이 525미터 경기도 여주보(驪州洑)에 갇혔다가 높이 2~3미터의 낙차(落差)를 가진 12개의
『제5편』 안전하고 편리하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자전거를 왜 안타겠어요? 가슴을 뛰게 만든 덴마크의 자전거 길 “자전거 천국이야. 어떻게 자전거 길을 이처럼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거지?” 10여 년 전 나홀로 자전거 유럽 여행을 하던 그녀는 덴마크의 북부 항구도시 프레데릭스하운를 시작으로 덴마크를 종주하는 동안 그런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영국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스웨덴을 자전거를 타고 오는 동안 전혀 감지하지 못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타면 탈수록 마음과 몸에 전달되고 있었다. 건물이나 지붕의 색깔이야 덴마크도 북유럽 나라들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자전거 도로만큼은 타는 이로 하여금 만족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대학생 시절부터 국내외로 자전거여행을 숱하게 다닌 그녀였지만 덴마크의 자전거도로처럼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안락(安樂)한 길을 일찍이 경험할 수 없었다. “그래 맞아, 내 몸이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 한 것은 결국 이거였어. 지금까지 이런 길을 내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지. 상상도 못했던 자전거 길을 만났으니....와, 이런 경험은 처음이야.” 그녀는 이상적인 남자를 만난 듯이 가슴이 쿵쿵 뛰고 있었다.
『제4편』 자전거 타는 이에게 교통수당을 지급하라 매년 30억~40억 원, 지자체의 자전거 특별교부세는 어디에 쓰이나?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도로는 사치다. 자전거를 교통수단이 아닌 레저나 운동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국토의 1.7%를 차지하는 자동차 위주의 도로만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지만 가장 기본인 보행자나 자전거를 위한 생활교통 공간은 잘 보이지 않는다. 녹색성장을 외친 2010년대 주요 물길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긴 했으나, 그건 레저용이지 교통수단으로의 자전거를 위한 도로라고 보긴 어려웠다. 그나마도 2015년 이후에 건설이 끊겼다. 그 대신 정부는 매년 지자체에 특별교부세 30억~40억 원을 지원해 자전거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교통 분담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995년 자전거법이 만들어질 당시 2%였던 분담률은 지금 1.2%로 0.8%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자전거도로가 있어도 관리 소홀과 시민의식 부재로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도로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국 지자체별로 자전거 예산을 쓰고 있는데도 우리나라가 이처럼 세계 최하위권
『제3편』 영종도가 국제도시라뇨? 자전거 길도 관리하지 못하면서... 당신이 요령껏 알아서 찾아가쇼! 지난 일요일 폭염 경보가 발령된 최악의 날씨에 저는 취재차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도에 자전거를 타러 갔다가 죽다 살았습니다. 사고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계획은 오전 11시 서울 마곡나루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내려 영종도 해안 자전거 길을 따라 을왕리 해변까지 갔다 올 작정이었습니다. 원래는 이곳 지리를 잘 아는 분이 저와 동행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집안 일이 생겨 못 오는 바람에 졸지에 나 홀로 라이더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혼자면 어떻습니까? 영종도의 자전거 길이 잘 되어 있다고 들은 터라, 혼자서도 괜찮을 줄 알았지요. 제가 영종도에 간다고 하니, 주변 분들은 최근 공항철도가 일반 자전거(접이식 제외)를 휴대하지 못하도록 했고 주말에 이용하려면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고 일러줄 뿐 그곳 자전거 도로 상태를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사전에 자전거 도로 상태를 알아보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일 수도 있습니다만, 명색이 세계에서 4번째라는 인천공항을 가진 영종국제도시의 자전거 도로가 이토록 불편하고 형편없을지 저는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디지털로 세계가 글로벌화 되면 될수록 인터넷의 가상세계가 뜨면 뜰수록 아날로그적 지역(지방, 앞으로 지역으로 통일)과 장소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여행의 문이 열리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다. 왜 일본일까? 일본여행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면 크게 3가지다. 자고, 먹고, 쇼핑하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친절, 청결 등은 덤으로 붙는다. 그럼 국내여행은 어떠냐? 고 물어보면...대답은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한편으로 기업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지자체가 많지만 이는 경제개발시대의 낡은 발상일지도 모른다. 채산성을 중시하는 기업은 비용이 낮은 곳으로 언제든지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마케팅 전략에서 지역과 장소의 중요성을 따지는 글로벌 기업에서 지역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노하우를 배울 수는 있겠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두 사람이 쓴 『All Business Is Local』과 후지요시 마사하루의 『행복동네 후쿠이 리포트, 이토록 멋진 마을』 등의 저술을 참고로 우리나라의 지방재생을 위한 12가지 경제원칙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제1원칙; 글로벌화 될수록 지역과 장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
여러 해 동안 국가존망이 걸린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을 연구해도 시원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면 그것은 분명 질문이 잘못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옳은 질문은 보통 스스로 답을 내 놓는 법이니까. 수많은 질문과 대답의 반복 속에 3백조 원이 넘는 국가예산이 투여됐지만 출생률은 점점 낮아지고, 지방소멸 위기 지역은 해마다 늘어가니 과연 그렇구나 싶다. 신생아가 늘어나고 지방으로 젊은이들을 모이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질문은 어떤 것일까? 질문1) 도심에 출현한 멧돼지를 총으로 사살해야만 하는가? 어떤 멧돼지가 인간의 거주 지역으로 내려와서 총에 맞아 죽고 싶겠는가? 산에 먹을 게 충분하다면 아무리 맛있는 먹을거리로 유혹한다 해도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허가된 수렵 전문가들에게 쫓기고, 짐승의 길 위에 놓인 불법 덫에 치어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동료를 보면서 터득한 멧돼지들의 생존본능이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목숨을 걸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오로지 산속에 먹을 게 없기 때문일 것이다. 10여 년 전 설악산 대청봉에 올랐다가 민가 가까운 밭 주변까지 하산했을 때였다. 갑자기 멧돼지 한 마리가 우리 일행을 보고, 혼비백산하여 밭둑을 타고 달
육아정책(子育て, こそだて)에 사활을 걸라고 외치는 일본 치바(千葉)현 나가레야마시(流山市), 「이사키 요시하루(井崎義治)」 시장은 2003년 시장이 되자마자 기업처럼 시청에 마케팅실을 만들고 “어머니가 되려고 한다면, 나가레야마시”라는 표어를 내 걸어 젊은 맞벌이 부부들을 유치했다. 그 결과 최근 5년 연속 일본 전국에서 인구증가율 1위를 기록해 저 출산에 종지부를 찍었다. 인구감소 시대에 내리 5번을 시장에 당선되며 인구증가의 기적을 이뤄낸 그의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청사(廳舍)가 작을수록 인구는 더 늘었다 도쿄도와 사이타마(埼玉)현의 동쪽 경계인 치바(千葉)현의 나가레야마(流山)시, 지도에서 자세히 찾아보지 않으면 숨어 있는 도시처럼 보인다. 그 도시의 「이사키 요시하루」 시장과의 인터뷰를 하루 앞둔 저녁, 시장 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시장님이 오늘 코로나 확진판정이 나서, 내일 인터뷰는 시장님이 집에서 화상 통화로 하자고 하십니다. 시장 실에서 진행해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건강이 우선인데 화상통화라도 해주시겠다니 감사하지요. 약속대로 오후 1시 반까지 가겠습니다.” 다음 날 도쿄에서 「쓰쿠바 익스프레스」를 타고 20분 만에 「미나미나
전직 교수이자 세계 여행가인 김현주씨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대면(對面) 여행이 힘들어지자 그 대안으로 내 나라 걷기를 시작해, 3년 동안 스스로 개척해 답사한 300여 개 임도(林道)걷기 코스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임도는 (차량통행이 가능한)폭이 1.5m 이상이 4만4862km(28%)이고, 보행만 가능한 소로(小路), 즉 산길은 11만6340km(72%)여서 임도포함 총16만1483km에 달하고 있다. 지구둘레의 4배에 이르는 호젓한 임도에다 기존의 둘레길, 강과 하천, 들판 길 600여 곳의 일부구간을 직접 답사한 사람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그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전국 산골 방방곡곡을 누빈 그는 우리나라 농어산촌의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을 막으려면 보다 많은 사람이 숲길을 걸으면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농어산촌 마을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목이 부러지고...죽을 고비를 넘긴 3년간의 숲길 여행 “더 이상 걸을 곳이 없습니다. 이제 내 나라 걷기를 끝내야할 것 같습니다,” 60대 중반의 그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작업을 하다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어깨가 떡 벌어져 있고, 뼈대가 굵고 군살이 없어 몸이 돌덩이처럼 단단해 보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지난 8월 24일 90세의 일기로 자택에서 타계했다. 일본인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본의 3대 경영인의 한 사람이다. 일본 사람인 만큼 우리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는 우리 나라의 식량 증대에 기여한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의 사위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승려가 됐지만 77세의 나이에 수상의 부탁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 JAL의 회장으로 취임해 8개월 만에 24조원의 부채를 갚고 재기할 수 있도록 했다. 10여 권이 넘는 많은 저술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가 2009 년에 출간한, 아무런 홍보도 없이 묵직한 메세지만으로 전 세계에서 수백만 부가 팔렸다는 『왜 일하는가?』 라는 책을 소개하며 그가 남기고 싶어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들어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 책은 지난 10년간 삼성 임직원들이 가장 많이 추천했고 기업인들의 서평이 가장 많이 붙었다고 한다. 왜 일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일을 한다는 것은 지금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한다는 뜻이다. 그런 일은 삶에서 오는 모든 고통을 이겨내는 만병 통치약과 같다. 역경과 불행에 사사건건 휘둘리며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고
인구감소, 지방소멸이 심각한데 멋진 농업창업과 농어산촌이라니. 그런 허황된 소리하지 말라고 눈을 부라릴 사람이 있겠지만, 수십 년 사이 먹고 사는 방법과 기술이 눈부시게 변화하면서 미래의 먹거리를 담당할 농업과 농어산촌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거라는 전망이 머리를 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생과 청년 창업농 그리고 귀농인들을 중심으로 농업분야에서의 창업 성공사례가 늘어나고, 창업농이 ‘미래 최고의 직업이 될 것,“이라는 농협의 선전문까지 등장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발명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 농산물에다 가공기술, 그리고 맞춤형 푸드테크를 융합하여 제품을 표준화하고 세계화하면, 농업 창업만으로도 해당 지역의 인구감소를 막고 젊은이들을 끌어들여 멋진 농어산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흙과 먹거리는 기본, 가공과 유통을 겸하는 청년농부와 창업농의 등장 최근 「농협 창업농지원센터」가 발간한 『창업 농부이야기』 책자에 소개된 창업농은 전국에 걸쳐 총 64명으로 직접 농사를 지은 건강한 먹거리를 가공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귀농했다가 직접 재배한 작두콩, 수세미 오이
젊은 세대가 농어산촌에 뜻을 두고 정착하는 ‘기승전결’이 되지 못하고, 결국은 수도권으로 올라가버리는 ‘기승전수도권’을 어떻게 봐야 할까? (편집자 주) 역대 어느 정권이나 ‘녹색성장’, ‘그린뉴딜’ 등 거창한 농어산촌의 미래비전을 내놓았고, 지난 5월,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청년 농업인 3만 명을 육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젊은 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데는 실패하는 듯 보인다. 이는 농촌을 식량 생산의 수단으로만 보는 정부와 농어산촌에 정착할 자리가 있기를 바라는 젊은 세대 간의 인식차가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은 어떻게 바뀌어야하고, 젊은 세대 중심의 새로운 농어산촌의 질서는 어떻게 형성되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상상해 보자. 1. 농업을 꿈꾸고 지금하는 일과 병행하며 기회를 노려라 전남 함평에서 비닐하우스에다 애플 망고를 재배하고 있는 50대 중반의 L씨. 그는 귀농귀촌을 해서 망고 농사를 짓겠다는 젊은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손사래를 진다. 미국에서 개발된 애플 망고는 한 개에 3만원을 받는 고소득 작물인데 어째서 하지 못하게 말리는 걸까? “젊은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건, 경쟁자가 생기기 때문인가요?” 이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