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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2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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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소프트파워 산업 핵심은 캐릭터라이징(Characterizing)

 

이제 캐릭터가 없는 제품은 하나의 범용제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기술과 기능을 형태로 구현한 것으로 나름 고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매력을 풍기지는 못한다.

 

캐릭터는 인형이나 영화와 연극의 인물에서 극명하게 나타나는데, 소프트파워 제품에서도 캐릭터가 부여되고 그 캐릭터가 신비적인 매력미를 뿜어내야 한다. 무슨 민속적인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오늘날 관광 상품은 민속적인 요소, 한국적인 것을 지나치게 또는 아무런 디자인적 고민 없이 조악하게 낭비하고 있는 인상을 준다. 절제되지 않고 조화롭지 못하면 싸구려 티만 줄 뿐이다.

 

도시와 관광지도 캐릭터 라이징의 대상이다. 파리, 런던, 로마. 피렌체, 스위스의 여러 도시 등 유럽의 도시들은 캐릭터가 잘 표현되어 있어 거리만 걸어도 도시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경주에 가보면 천년 고도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경주가 거의 유일하게 캐릭터 매력을 주는 우리나라 도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서울은 그간 역대 시장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도시의 캐릭터 라이징에 성공하지 못했다. 서울을 서울답게 하는 캐릭터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고 이것을 가꾸어 나가는 기획력과 추진력이 미흡했기 때문일 것이다. 캐릭터는 로고와 거리 간판 글씨체를 바꾸고 거대한 건축물을 짓는 것으로 부족해 보인다.

 

캐릭터 라이징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형태를 가진 것은 무엇이든 해당된다. 의류 패션 품, 가구, 가방, 지역특산품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전품, 핸드폰, 앞으로 로봇도 대상이 된다고 본다. 캐릭터 라이징은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최고난도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갤럭시폰이 아이폰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캐릭터 라이징에서 한 수 뒤진 때문이라고 본다.

 

◇ 소프트파워 산업과 한류 작품과는 다르다

 

한류 작품이 소프트파워 산업의 뿌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작품과 캐릭터화된 제품은 다르다. 이것은 예술품과 디자인 제품과의 차이를 이해하면 알 수 있다. 예술품은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단 하나의 작품인 반면 소프트파워 제품은 실용성과 품질을 바탕으로 정형화된 미적 제품으로서, 일정량 이상으로 생산하여 판매가 이뤄지고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하다. 예술품도 판매되면 좋지만, 판매가 꼭 목적은 아니다.

 

한류 붐이 그동안 여러 차례 일어나고 한류 상품들도 개발되곤 했지만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은 이와 같은 개념상 혼란, 개념을 캐릭터 라이징 하는 디자인의 미성숙, 정부와 기업의 인식 부족과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점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한 적이 있었다. 그런 디자인 정책의 성과도 있었기에 국제 디자인상 수상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곤 하지만 아직은 ’잔물결‘ 수준인 듯한. 필자가 보기에 디자인의 수준이 제품 자체의 외관에 머물러 있었을 뿐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특징과 연계된 캐릭터라이징에 이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답보 요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디자이너가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라고 하고 자신이 자본을 조달하고 경영까지 담당할 수는 없다. 이 부분에서 정부와 기업가들의 인식 부족도 적잖은 제자리 맴돌기의 원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 소프트파워 산업의 이점

 

소프트파워 산업을 육성하면 그간 침체를 면치 못했던 내수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서 내수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고 그들 중에서 세계에 수출 가능한 명품 제조 기업들도 기대할 수 있다. 소프트파워 산업은 무엇보다 지방을 살릴 수 있고 청년들이 다양한 일자리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현재 청년들은 입시 공부, 명문대학과 의대 진학, 졸업 후에는 대기업이나 공무원 취업, 의사와 변호사 되기 등 획일적 직업관에 물들어 있다. 이것은 전형적으로 기성세대들이 심어준 편견과 인습적 사고의 결과로써 일종의 독소다. 청년들에게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다양한 일터와 직업을 열어줘야 한다. 소프트파워 산업은 그를 위한 훌륭한 후보가 될 수 있다.

 

◇ 소트프파워 산업 육성의 주체는 지자체가 바람직

 

우리나라에서 한류가 산업으로 형질 상승을 하지 못하고 나아가 소프트파워 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한 데에는 중앙 부처 중심의 육성 체제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중앙부처는 일단 어떤 정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담당 공무원들이 너무 자주 바뀐다. 중앙부처는 하는 일이 많으므로 성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으면 곧 흐지부지하다가 새로운 기획 정책으로 대체한다.

 

소프트파워 산업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섬세하고 지속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 산업의 특성상, 중소기업과 지역성이 강한 제품이다. 기초지자체는 공무원들이 자주 바뀌지 않고 애향심이 있는 까닭에 지역 기업들과 한 몸이 돼 소프트파워 산업을 끈기 있게 키워나갈 동기가 있다.

 

물론 중앙부처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고 중앙부처가 예산 배정권을 갖되 기획과 지원 실무와 예산 집행의 주무 책임을 지자체에 맡기는 형태다. 이처럼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를 ’경제부처화‘하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의 중앙 경제부처 중심 체제로는 저성장에서 좀처럼 탈출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파격적인 개혁 구상이 필요해 보인다.

 

소프트파워 산업은 큰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보다는 집안의 화분을 기르듯 따뜻한 관심을 충분히 기울여 주고 기다려 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것은 기초 자치단체와 광역지자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하여 디자이너와 중소기업가, 청년들이 마음껏 재능과 열정을 불어넣어 한류를 캐릭터 라이징한 제품과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기회가 제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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