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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9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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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


지구 환경의 한계 내에서 어떻게 번영을 구축할 것인가?

 

“빠르고 경쟁적인 세상에서, 대화는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그것은 필수입니다. 대화의 정신으로 하나가 됩시다(In a fast-paced, competitive world, dialogue isn’t optional: it’s a necessity, Join us in the Spirit of Dialogue)”

 

스위스의 눈 덮인 봉우리로 둘러싸인 계곡 아래 높은 첨탑이 있는 교회가 마을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다보스에서 2026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막이 올랐다. 전 세계 정상과 기업가, 학자, 시민사회 지도자 등 3천여 명이 모여 1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격론을 벌인다.

 

매년 이곳에 모이는 세계의 권력과 자본, 기술의 중심에 선 사람들로 다보스의 겨울은 그들만의 잔치 같아서 일반인들의 시선은 늘 차갑지만, 올해 역시 회의의 주요 주제인 “대화 정신” 아래 제시된 5대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지구 환경의 한계 내에서 어떻게 번영을 구축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회의는 크게 세 곳에서 진행된다. 컨벤션 센터, 2024년에 처음 선보인 약 6만5천 평방피트 규모의 임시 목조 샬레 인 쿠르파크 빌리지 (매년 조립 및 해체됨), 그리고 지역 하키팀의 홈구장인 존다크립토 아레나다.

 

다보스는 여름과 겨울 모두 관광지로서의 존속을 위해 온전한 자연환경에 의존하는 작은 산악 마을이기도 한데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마을과 주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유산을 남겨야 하는만큼 회의 준비와 진행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컨벤션 센터는 펌프가 물을 퍼 올리듯이 주변의 열을 흡수해 필요한 곳으로 옮기는 히트펌프를 가동하고 쿠르파크 빌리지에는 100% 펠릿 난방 시스템(재생 가능한 재활용 목재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을 적용한다.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모든 행사장에서 자재를 수년간 재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건물 전체에 LED 조명만 사용한다. 셔틀 차량의 대부분은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특히 인공지능을 통해 음식 소비 방식과 낭비되는 양을 모니터링함으로써 향후 몇 년 동안 필요한 재료의 양과 구매량을 포함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남는 식재료를 다보스 기간에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팝업 레스토랑 '4Reasons'에 기부한다. 식사는 무료이지만, 손님들은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낼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병 음료 소비량을 50% 줄였고 2016년부터는 컨벤션 센터에서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플라스틱 병(생분해되지 않음)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컨벤션 센터는 지역 케이터링 업체로부터 모든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으며, 지역 제철 농산물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주로 제철 과일, 특히 스위스산 사과를 구매하며, 회의 기간 동안 1.2톤(약 1,200kg) 이상을 소비한다. 제공되는 모든 생선은 100% 스위스산이며, 식재료의 70% 이상을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식재료로 사용한다. 인근 제빵소와 농장, 치즈 생산자, 그리고 자연환경에서 자란 동물의 고기를 공급하는 지역 업체와도 협력하여 식재료를 조달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수십 년간 다보스는 “좋은 선언은 많았으나, 세상은 충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다보스를 마냥 공허한 말 잔치로 치부하기엔, 이 포럼이 보여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변화도 분명 존재한다. 무엇보다 다보스 회의 자체가 ‘지속가능성의 실험장’이 되려 노력해 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말과 행동의 간극을 줄이려는 이런 노력은, 다보스가 스스로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증거일 것이다. 물론 한계는 명확하다. 다보스는 결정을 내리는 기구가 아니다. 강제력도 없다. 각국 정상과 기업 수장들이 돌아가 자국의 정치 현실과 이해관계 앞에서 얼마나 약속을 지킬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특히 기후변화의 책임과 부담을 둘러싼 선진국과 개도국의 간극, 성장과 감축 사이의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는다. 다보스의 합의가 현장에서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할 때, 냉소는 다시 고개를 든다.

 

그럼에도 다보스를 완전히 부정할 수 없는 이유는, 이곳이 여전히 세계의 방향을 가늠하는 ‘온도계’이기 때문이다. 다보스에서 어떤 언어가 사라지고, 어떤 언어가 중심으로 올라오는지를 보면, 세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읽을 수 있다. 결국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다보스가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가 아니라, “다보스에서 나온 합의를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지구를 살리는 힘은 다보스 한 곳에 있지 않다. 그러나 다보스는 그 힘이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나침반일 수는 있다.

 

차가운 알프스의 겨울 한복판에서, 세계는 또 한 번 지구의 미래를 말한다. 이번 다보스가 선언을 넘어 행동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그 성적표는 회의가 끝난 뒤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다음 계절에서 매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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