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두 건의 대형 사고와 장기간 지속되는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도 본업인 건축 사업에 집중하며 향후 실적향상을 가능케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회사는 지난 2021년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 붕괴사고와 2022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산의 2021년 영업이익은 2734억원으로 전년 5857억원에서 크게 축소됐다. 2022년에는 1164억원으로 더욱 쪼그라들었다.
이는 두 건의 사고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화정 아이파크 사고의 보상과 재시공 비용은 약 3700억원으로 추정된다. 화정 아이파크는 현재 재시공 공사에 착수한 상태이며 손실분이 회계에 모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 강점인 자체 주택사업 전개 착공 줄이어
내년부터는 이런 어려움을 딛고 자체개발 사업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을 실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DC현산은 전통적으로 자체개발 사업에 강점이 있다. 자체개발 사업은 전체 또는 일부 토지를 매입해 주택 또는 주거·상업·호텔·오피스 등을 복합개발하는 사업을 가리킨다. 일반 도급사업보다는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여러 건의 자체개발 사업들이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이익 창출이 지속적으로 발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규모가 가장 큰 사업으로는 서울원(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이 꼽힌다. 서울 노원구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및 석계역 주변 철도 물류 부지를 복합개발하는 사업이다.
HDC현산은 서울원을 주거공간부터 호텔, 쇼핑몰, 오피스까지 약 15만㎡에 조성할 계획이다. 주거시설은 약 7만7722㎡ 부지에 8개 동 최고 49층 높이 규모다. 분양형 공동주택, 공공임대, 레지던스 등 총 3032가구로 조성된다.
공동주택인 ‘서울원 아이파크’는 지하 4층~지상 47층, 6개 동, 전용면적 59~244㎡의 아파트 1856가구로 지난해 11월 분양을 마쳤다. 비슷한 시기 착공도 시작됐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원 아이파크의 2028년까지 예상 매출액은 3조원 가량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여러 자체개발 사업들이 줄이어 착공한다. 복정역세권(예상매출 1조3500억원), 청라의료복합타운(7000억원), 잠실스포츠·마이스(5000억원), 용산철도병원부지(3000억원), 공릉역세권(1500억원) 등이다.
도급사업인 도시정비사업도 성장 추세다. HDC현산은 올해 3분기까지 3조7900억원 규모의 정비사업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 수주액 5316억원과 비교하면 6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 신규수주 목표액 4조6981억원의 94.4% 달성한 셈이다.
◇ 2028년까지 가파른 실적 성장 전망
증권가에 따르면, HDC현산은 내년 매출 4조8000억원, 영업이익 48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3%, 65.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에는 매출 5조60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대로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그간 자체개발 사업으로 다져온 견고한 펀더멘탈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자체주택 또는 준자체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순차적인 파이프라인의 가시화가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크고 마진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현장들의 착공이 단기~중기간에 예정돼 있어 위축된 주택 경기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시계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영업이익률이 7%대까지 올라오면서 마진 개선 추이가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되며 적어도 2028년까지는 가파른 이익률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비주택 부문 사업의 전개가 예고됐다. HDC현산은 지난 10월 24일 부산시와 함께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관계 회사인 아이파크마리나가 시행·운영을 맡고 HDC현산이 시공을 진행한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재개발의 총 사업비는 1584억원 규모다. 준공은 2027년 예정이어서 정상적으로 순항할 경우. HDC현산의 새로운 수입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사업은 기존 요트경기장 부지에 국내 최고급, 최다 수준인 총 567척 규모의 마리나 시설과 함께 연면적 6만7000㎡에 달하는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추진된다.
요트 수용 규모를 567(해상 317·육상 250)척으로 대폭 확충함과 동시에 대형요트도 정박 가능토록 선석(요트당 차지 면적)을 다양화하고 기존 시설은 최신 공법으로 전면 교체해 해상 계류 시설의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복합시설에는 1층 클럽하우스를 비롯해 상업시설, 수영만 바다와 이어지는 인피니티 풀, 피트니스센터 등 즐길 요소를 강화해 지역 주민이 언제나 찾아와 즐길 수 있는 레저 공간이자, 동북아 해양 레저의 허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재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위해 건립된 시설이다. 마리나 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하여 2008년 HDC현대산업개발의 민간투자사업 제안으로 재개발이 추진되어 왔으나 행정절차와 협의, 법정 쟁점 등 여러 난관을 극복하여 이번에 착공식을 개최하게 됐다.
◇ 주택 시장 장기침체 속 지속성장 위해 신사업 모색
이런 가운데, HDC현산은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을 대비하고 어려운 시기 지속가능성을 위해 신사업 찾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사업은 인수·합병(M&A), 기존사업 확대 등을 통해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DC그룹은 건축사업 이외에도 여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호텔HDC 등 계열사를 통해 유통업도 전개하고 있다. 통영에코파워는 그룹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이다. 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고 튼튼한 펀더멘털을 구축한 HDC현산이 어떤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