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다시 요구하는 한편, 구리와 반도체, 의약품 등 수입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잇따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한국이 부유한 나라라고 강조하며 “한국은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에 너무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나는 한국에 매년 10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했고, 결국 30억 달러 증액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전화 한 통으로 30억 달러를 벌었고, 만족했다”며 “그들은 난리가 났지만, 다음 해 다시 협상하기로 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때문에 협상이 이어지지 못했고, 바이든이 결국 그들에게 아무것도 내지 않게 해줬다”고도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매우 잘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자신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구리 수입품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예고해온 새로운 관세를 곧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구리는 전기차, 군수장비, 전력망 등에 필수적인 소재로, 이번 조치 발표 직후 미국 구리 선물 가격이 10% 이상 급등했다. 의약품 관세는 최대 200%에 이를 수 있으며, 약 1년간 유예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에도 한국과 일본 등 주요 공급국을 포함한 14개 교역국에 고율 관세를 거론하며 압박했다. 이날에는 브라질, 인도 등에도 10%의 관세를 경고했다. 그는 “EU 및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며칠 내 EU에도 관세 부과 통보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