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재가 21일 국회 중의원 총리 지명 투표에서 과반을 넘는 표를 얻으며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다카이치는 전체 465표 가운데 237표를 득표해 과반을 확보했다. 참의원에서도 별도 투표가 진행되지만, 두 결과가 엇갈릴 경우 중의원 결정을 우선하기 때문에 사실상 총리로 확정됐다. 그는 곧 나루히토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새 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한 이래 104대 총리이자 최초의 여성 총리로 기록됐다. 중의원 10선 의원인 그는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거친 강경 보수 정치인으로, 세습 정치인이 아닌 ‘비세습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이번 총리 등극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25년간 연정을 이어온 공명당이 탈퇴하면서 정국이 불안정해졌다. 그러나 그는 강경 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와 손잡으며 새 연정을 구성, 총리 자리에 올랐다. 다만 유신회가 각료를 내지 않는 ‘각외 협력’ 형태로 참여하기로 해, 연정 결속력은 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는 기하라
우리 해군이 미국에 이지스함의 핵심 체계로 꼽히는 협동교전능력(CEC, 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의 도입을 요청했으나, 미 해군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해군은 북한의 고도화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조대왕급(DDG-II·8200톤급) 이지스 구축함에 CEC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미국 측에 수출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그러나 미 해군은 “미 정부의 기술이전 및 수출통제 정책상 한국에는 CEC를 제공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EC는 전투함과 항공기 등이 서로의 센서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하나의 통합 방공망처럼 작동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미 해군과 동맹국인 호주·일본은 이미 해당 체계를 자국 이지스함에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동일한 수준의 기술 접근이 제한된 셈이다. 이에 대해 해군은 “점증하는 대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라며 “미국의 CEC와 유사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를 국내 개발 전투함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미 해군의 CEC와 국내 개발 체계 간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최근 자국 내에서 발생한 한국인 사망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스캠(온라인 사기) 단속과 한국인 보호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마네트 총리는 16일 김진아 외교부 2차관,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정부합동대응팀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 국민이 캄보디아에서 목숨을 잃은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도주 중인 용의자 검거와 재발 방지를 위해 단속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번 면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사기와 감금 등 범죄가 계속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전달하며, 캄보디아 당국이 온라인 스캠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한–캄보디아 스캠범죄 합동대응 태스크포스(TF)”의 조속한 가동을 제안하며 구금된 한국인 범죄연루자의 송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김 차관은 지난 8월 캄폿주 보코산 지역에서 사망한 한국인 사건과 관련해 “부검 자료 및 수사기록 제공 등 형사사법공조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유해 화장 및 송환 절차에도 긴밀히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마네트 총리는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온라인스캠대응위원회(CCOS)를 통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자 현지에 급파된 정부 합동대응팀이 16일 훈 마네트 총리를 만나 구금 중인 한국인 약 60명의 송환 문제를 포함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단장을 맡은 대응팀은 이날 오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훈 마네트 총리를 예방해 양국 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김 단장은 전날 출국하면서 “캄보디아 정부 고위 인사를 만나 한국인 피해자 보호와 송환 문제를 집중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응팀은 이어 총리 직속 ‘온라인스캠대응위원회’ 사무총장과도 면담해 최근 급증한 온라인 사기·납치 조직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총리 산하에 온라인 사기 및 인신매매 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번 회동에서 한국 측은 현지 당국이 단속 중 구금한 한국인들의 조속한 송환 절차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공동 대응체계 구축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트스트림 폭파 공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우크라이나인의 독일 송환 결정을 뒤집었다고 안사·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로마 최고법원은 이날 우크라이나보안국(SBU) 장교 출신 50대 세르히 쿠즈네초우를 독일로 송환하라는 항소 법원의 결정을 파기했다. 이탈리아 사법 체계에 따라 다른 항소 법원에서 이 사건을 다뤄야 한다. 올해 8월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쿠즈네초우는 다른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 2022년 9월 소형 선박 안드로메다호를 타고 발트해로 나가 노르트스트림에 폭발물을 장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사건에 대한 관여를 부인한다.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약 1천200㎞ 길이의 해저 가스관으로, 2022년 9월 노르트스트림 1·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폭발하면서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이 대부분 차단됐다. 쿠르네초우의 변호인 니콜라 카네스트리니는 성명에서 "법원이 유럽 체포 영장의 근거로 쓰인 부분에 법적 오류가 있었다는 우리 쪽 주장을 받아들였다"며 "그의 석방을 요청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3천500억달러(약 50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는 가운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5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 중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이 통화스와프 체결 문제를 포함한 주요 현안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기획재정부와 통상 당국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15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IMF 연차총회 참석차 방미해, 베선트 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추진 중이다. 다만 회담의 구체적인 일정과 형식, 의제 등은 조율 단계로 알려졌다. G20 및 IMF 회의 기간 양자 회담이 관례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이번 만남이 단순한 인사성 회동에 그칠지, 관세 협상의 연장선상에서 심층 논의가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예고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대신, 한국이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세부 투자 항목과 이익 배분 문제 등 구체적인 조율이 남아 있어, 양해각서(MOU) 서명은
북한은 10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화성-20형을 처음 공개하고 극초음속탄, 무인기, 신형 전차 등 첨단 병기를 선보이며 군사능력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열병식 장면을 보도하면서 화성-20형의 등장을 상세히 전했다. 외신·사진으로 확인된 화성-20형은 작년 10월 시험발사한 화성-19형과 마찬가지로 이동식발사대(trailer)에 다수의 차축을 가진 형태지만, 발사대와 발사관 설계에서 차이를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발사관 덮개의 형상 변화와 중앙 기립장치 채택 등이 탄두 탑재 공간을 넓혀 다탄두(MIRV) 장착을 염두에 둔 설계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소속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의원은 “화성-20형 이동식발사대는 화성-19형과 달리 중앙 기립장치를 쓰는 등 러시아식 설계와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며 “발사관 덮개가 뭉툭해진 점은 탄두 수용량을 늘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열병식에서 중국·러시아 방문단 인사들과 함께 정렬해 북·중·러 간 연대를 부각하는 한편, 아직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화성-20형을 공개해 대미(對美) 압박을 노골화한 것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관리 국면을 이어가던 미중 관계가 다시 격랑 속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대중국 추가관세 100% 부과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을 예고했다. 두 조치는 모두 1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항공기 같은 ‘큰 것들’을 포함한 여러 수출품을 검토 중”이라며, 보잉 부품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고,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톤당 400위안의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한다. 이는 미국이 중국 선박에 입항료를 매긴 데 대한 맞대응이다. 양국은 퀄컴의 오토톡스 인수 제동, TP-링크 영업 제한, 중국 항공사 러시아 영공 통과 금지 추진 등 상호 보복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며 충돌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희토류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은 중국이 기존 ‘관세휴전’ 합의를 흔들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휴전 합의에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 완화와 중국의 희토류 정상 공급이 포함돼 있다. 그는 다만 “중국의 대응에 따라 후속조치를 조절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도 남겼다. 양국 모두 4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