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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의 발밑에서 일어나는 기적들(2)


의약물질로 판명된 균류, 이 세상의 모든 존재물의 탄생과 죽음을 관장한다.


셸드레이크의 책은 ‘기상천외한 균류’의 홀씨가 확실하게 떨어진 옛날식 학교와 버섯 광(狂)들이 모인 야영지에서 꼭 필요한 것이 되었다. 셸드레이크는 “균사체(菌絲體)는 생 태적으로 연결된 조직(組織)이며, (두 조각이나, 물질을 함께 꿰매놓은 선)인 솔기처럼 세계의 많은 곳을 기워놓고 있다”고 했다.

 

지구가 붕괴될 것처럼 지각 변동이 활발했을 때 우리들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균류들이 실오라기처럼 하나로 엮여져 있다는 상상은 거의 이가 시릴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다.  
 

고급 여성복 디자이너 이리스밴 펄펜는 코로나 봉쇄기간에 이 책을 읽은 후 균류에 영감을 받은 신상품들을 만들게 되었다. 꾀꼬리 버섯처럼 주름이 잡힌 드레스로였다. 균류가 세상을 탐험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느다란 균사(菌 絲)가 쉽고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모델로 삼아 뱀이 꿈틀 거리듯 보디스(드레스의 상체)를 비단 덩굴손처럼 만들었다.   


고유한 문화를 지닌 수많은 공동체와 토착집단들도 버섯에 대한 자기들만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SPUN이 만든 한 영상물을 보면, 버섯에게 노래를 하는 칠레의 마푸체 노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셸드레이크 역시 이들처럼 지금 살아있는 세상의 모든 균류(菌類)가 다양한 형식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파괴에 따른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는 한 방식으로 (균류를 활용한) 환각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다 미생물 군(gut microbiome. 위와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미생물, 숙주와 미생물 간의 복잡한 상호관계를 이루고 있는 미생물 군)분야에 관심이 급 등하고 있다. 


이들은 박테리아이지 균류는 아니다. 그러나 두 종류는 같은 바구니에 넣어 분류할 수 있다. 너무나 작아서 우리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우리 몸의 내부와 피부에서 살고 있는 아주 중요한 존재임이 판가름이 났다. 이 말은 뒤늦게나마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균류가 의약 물질이 될 수 있 음을 알아차렸다는 뜻이다.   


균류와 인간의 공생 혹은 통합은 가능한가 


셸드레이크가 균류를 탐구하는 이유는 우리들로 하여금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도록 해주고 균류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상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려는 야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처럼 보인다. 이 책을 관통하는 그의 갈망이 있다면 각기 독립된 뇌와 입, 그리고 감각기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수백만 개의 덩굴손을 가지고 세상을 탐험하는 생경한 균류 생물체와 인간이 통합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런 셸드레이크는 가끔 영국 특유의 본보기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걸음을 내딛고 있는 듯하다. 박식하고, 조금은 괴짜인 동식물 연구가이고, 그리고 범상치 않은 문학적 재능을 가지고 말이다. 필자가 2월 하순에 그를 찾아갔을 때 그는 런던에서 영국의 어느 시골로 이주한 뒤였다. 그는 그곳의 오래된 감리교 교회에서 시인인 부인과 살고 있다 (그의 형인 코스모Cosmo는 음악가로 그곳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역시 그곳의 오래된 감리교 교회에서 도예 가인 부인과 함께 살고 있다). 

 

내가 갔을 때 교회 건물은 복원되고 있었다-회 반죽을 새로 붙였고 페인트칠을 새로 했다-그래서 집안으로 들어가 는 유일한 통로는 그가 방금 12종류의 유실수를 심은 경사도가 급한 뒤뜰로 이어진 좁고 지저분한 길 뿐이었다.  


셸드레이크와 그의 형 코스모는 둘 다 30대이다. 검정 곱슬머리에다 팔과 다리 길이가 비슷한 체구를 하고 있다. 형제 중 셸드레이크의 얼굴이 더 호감이 간다. 형제의 먼 조상이 마치 숲의 요정(妖精) 아니면 나무의 요정이었을지 도 모르겠다는 듯이 두 형제는 끊임없고 지속적인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의 소유자들이다.

 

다만 셸드레이크는 뇌와 관련해 다소 불편한 구석이 있어 보이지만 코스모는 남과 어울리기 좋아하며 외향적이다. 두 형제는 텔레비전을 보지 않았고 비디오 게임을 하지 않고 자랐다. 그렇지만 두 형제는 여전히 가깝다. 셸드레이크는 피아노를 치고 아코디언을 연주하는데 정기적으로 코스모와 공연도 연다. 코스모는 자연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연구 원정대에 섞여 셸드레이크를 따라간다.   


셸드레이크와 코스모는 런던 햄프 히드(Hampstead Heath)의 끝자락에 있는 5층 벽돌집에서 자랐다. 이웃은 부유한 사람들이 살았다. 집마다 조지 오웰,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같은 유명한 거주자들의 명판(名板)이 붙어있다. 그들 형제가 자란 집에 들어섰을 때 타임캡슐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잡동사니를 두 배로 늘어놓은 Wes Anderson감독의 영화 촬영장을 통째로 들어 옮겨 놓은 듯 했다.  

 
그들의 양친은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양친은 세상이 신비로운 방식으로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고 봤다. 셸드레이크의 어머니인 질 퍼스(Jill Purce)는 숙련된 가수였다.

 

감정과 육체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성가(聖 歌)의 힘을 받아들인지 오래였고, 여전히 샤만이즘과 몽 골리안이 고음(高音)으로 읊조리는 기도문을 통합한 워크숍을 이끌고 있다.  


두 형제의 아버지인 루퍼트(Rupert)는 내성적인 성격이긴 하였지만 기쁨을 곧잘 나눌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캠브리지에서 생물학을, 하버드에서 철학과 역사를 공부했고, 나중에 농업 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그는 기억력이 유전될 수 있는 것이며 의도라는 것은 ‘형태의 장(場)’이란 어떤 현상을 통해 이심전심으로 전송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를테면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을 때 어떤 무엇이 나를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거나, 자기 주인이 언제 집으로 돌아오는지 알고 있는 기묘한 개들의 능력이 그것이라고 믿었다. <이어서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39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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