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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의 발밑에서 일어나는 기적들(3)

우리가 아는 이상으로 상호영향을 미치는 현실세계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39668 이어서 >> 셰드레이크는 아버지가 자연계에 대해 가졌던 관심과 경이로움에 대한 감각을 그대로 흡수해 이어받는 듯했다. 그는 자신의 애정을 듬뿍 실어 아버지는 자기를 “마치 벌처럼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데리고 다녔다”고 했다. 우리들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그렇게 하는지 모르지만 그는 아버지와의 경험을 가급적 낭만적이지 않게 있는 그대로 쓰고 있다. 이를 테면, “봐라! 냄새 좀 맡아 보라고! 얼굴을 꽃에 바싹 갖다 대봐, 냄새 좋지? 여기 또 다른 게 그것 말고도 저기 또 다른 것도 있다!”는 식이다.  


 

여름에 그의 가족은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의 어떤 섬에서 지냈다. 그  섬은 에살렌(Esalen, 집단요법이나 심리극 등을 통한 치료법,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에살렌 인스티튜트에서 개발)과 같은 은신센터 (retreat center)가 시작된 곳이었다.

 

그곳에서 성인들은 음 악과 예술을 창작하고 열린 의식(expanded consciousness) 에 대해 토론했다. 


10대 소년일 때부터 셰드레이크는 그 섬에 자주 다니면서 독학으로 ‘균류 전도사’가 된 폴 스타렛츠(Paul Starets)라 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는 공생(共生)에 대 해서 관심을 가져보라고 셰드레이크를 부추겼다. 즉, 균류, 나무, 그리고 다른 피조물들이 서로 모여 협력하면서 공생하는 세계를 탐구해 보라는 것이었다.   


셸드레이크가 캠브리지를 향해 섬을 떠났던 때의 나이가 18살, 그는 생물학을 공부하고 계속 박사학위까지 끝내기로 결심했다. 박사논문을 쓰기 위해 그는 파나마에 있는 연구실에서 귀신 나무로 알려진 흙속의 균류 네트워크에 서 영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자그마한 보이리아(Voyria)꽃 을 연구하기 위해 여러 계절을 보냈다.  


셸드레이크는 야생에 사는 균류를 연구하기 좋아했다. 그는 흙속에 코를 킁킁대고 몇 시간을 보냈으며 단모근(單毛根, 털뿌리)이 흙속의 균사체와 만나는 지점까지 따라 가려고 애썼다고 책에 쓰고 있다.

 

균사체(菌絲體)는 수백 만 개의 균류(菌類)가 만든 실들이 열대의 흙 속을 뚫고 마치 수천 가닥의 거미줄이 엉켜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들이야말로 나무나 식물 뿌리와 영양분을 거래하면서 지상의 식물과 나무와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네트워크이다.  


어느 연구원이건 연구실에서는 살균된 플라스크 안에서 고립된 유기체를 응시한다. “연구실과 달리 자연 속에서의 연구는 다소 어수선해 보이긴 해도 활기가 느껴진다”는 그는 “플라스크 안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답답하겠느 냐?”고 묻는다.   


내가 방문하기 직전 셸드레이크는 철학자인 알프레드 노드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가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날아갔다. 화이트헤드는 ‘과정에 있어서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현실은 우리가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으로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또한, 우주에 있는 모든 것-사람, 고양이, 위성, 원자, 전자-은 ‘존재’를 경험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화이트헤 드 씨의 견해에 열중한다”고 셸드레이크가 나중에 내게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유기체 안에 살아있는 유기체를 가진 하 나의 유기체가 전체 우주로 보고 있다”고 귀뜸했다.  


인간 이외의 살아있는 것들을 위한 변호법과 공생방안 마련



셀드레이크는 최근 뉴욕 대의 세자르 로드리케스 가라비 토(Cesar Rodriguez Garavito)교수와 함께, 균류보호를 위 한 법적 근거를 만들고 있다.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동물의 권리와 인간을 제외한 살아있는 것들을 법정에서 변호하는 환경 보호 소송에서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다른 프로젝트들도 다소 엉뚱하긴 하지만 흥미진진하다. 이 책이 발간된 후 그는 느타리버섯 포자를 페이퍼백 (paperback, 싸고 간편한 책)에 심었다. 그런 다음 버섯이 책의 페이지를 먹고 흰 균사체가 부어오른 벽돌처럼 되고 책 표지의 끝 주변으로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과정을 손을 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저속 촬영으로 필름에 담았다.

 

그런 뒤에 그 버섯을 따서 먹었다-농담이지만 그는 자신이 쓴 단어를 먹어치웠던 것이다.  


박사학위를 하면서 셀드레이크는 과학의 역사와 철학을 연구하며 한 해를 보냈다-인류학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관심분야를 탐구한 것이다. 그는 대화 중에 갈릴레오 이야기를 꺼냈다. “갈릴레오가 과학적 실험은 일관적이며 객관적으 로 관찰될 수 있고 측정할 수 있는 것들에만 초점을 맞추어져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과학의 대혁신을 일으킨 것이죠”라고 했다. 


그는 또, 현실의 ‘제1의 성질’이란 말을 꺼냈다. 그것은 존 록크(John Locke,1632-1704)가 명명(命名)했다. 물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질로써 수량·연장·형태· 고체성(性)· 운동· 정지성을 일컫는다. 그런 것들에 맛과 감각은 주관적인 것이다. 그래서 실증적으로 연구하기가 어려워 ‘2차적’인 것이라고 했다. 


 ‘수세기 뒤 과학은 그래서 부드러우면서 촉촉이 젖어있는 그러나 완전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균류와 관련된 모든 것들과의 접촉을 끊고 제1의 성질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감정, 우정, 양심 등과 같은 것들은 ‘연구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렇게 세상을 나눈 상태에서 세상의 복잡하고 복잡한 성질을 이해하고자하는 우리의 능력은 자연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미안하다, 그동안 우리가 소홀했어. 이제 같이 가지 않겠니?

 

그날, 우리들은 황야를 걷다가 작은 옆길로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돌아올 때 균류인지 아닌지 애매하게 보이는 검은 덩어리 바로 옆에 바싹 마르고 부채 모양처럼 생긴 버섯 몇 개가 핀 썩어가는 통나무 옆을 지나갔다. 셸드레이크는 걸음을 멈추고 그 버섯 하나를 따서 포자와 버섯 갓이 비늘로 덮인 모양을 가리키며 확실하진 않지만 나무요정 안장 버섯일 것이라고 확인해 주었다. 


“검은 덩어리는 콩 버섯 아니면 석탄균류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그는 덧붙였다.

 

물푸레나무의 통나무 위에서 자라는 그런 것들은 작은 곤충들이 마치 자기 집인양 여기며 살다가 컨실러 나방(concealer moth) 애벌레의 먹이가 된다고 했다.  그는 희귀 종(種)이 아니라고 했지만 내 눈에는 그저 신비 롭게 느껴졌는데 설마 버섯을 보고 내가 그렇게 느낄 것이 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집에 돌아와 나는 한참 동안 그런 느낌이 살아있었다. 어떤 때 나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백일몽을 꾸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인간이 아닌 균류가 진화하여 우세 지배종이 되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게 말이나 될까만은 정말 균류처럼 (인간과 달리)공유된 감각과 경험으로 가득 찬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보진 못하지만 어떤 균류는 인식과 생각이 작은 몸뚱이와 뇌에 한정된 포유류의 고립적 생활을 가소롭게 여기고 있는 게 아닐까? 어쩌면 난치병을 치유하는, 풍부한 식량을 생산하고, 전쟁을 멈추게 하는 비밀 을 그들 균류가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균류는 얼마나 유혹적인 세계인가? 우리는 때대로 흙속에 사는 미생물 유기체에게 아니 그들의 세계를 향해 외쳐야 한다. “미안해, 우리가 너무 몰랐어. 우리와 같이 갈 수 없겠니?”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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