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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도 이제는 전문성과 편리성을 소비자에게 실현할 수 있어야

온누리약국체인 박종화 대표 전격인터뷰

온누리약국체인이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얼마 전 창립행사에서 박종화 대표는 "온누리약국의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약국 경영의 시스템화, 차별화된 제품의 제공, 선진화된 약국의 판매 및 판촉 지원, 최적화된 교육지원 등 약국체인의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약국체인으로서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가장 큰 온누리약국체인은 지난 1991년 약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하였고, 현재 온누리약국 1,640개와 드럭 스토어체인 80개 총 1,730개의 체인약국이 생겼다. 또 체인약국의 차별화를 가져오기 위해 300개의 PB상품을 만들어 내는 등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춘 소비패턴을 적용하는 차별화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강남 삼성동 온누리약국체인 사무실에서 박종화 대표를 만났다.


Q. 1991년 당시에 약국 체인형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이유와 창립했던 당시를 회고해주세요.


A. 2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약사가 직접 약 조제를 했습니다. 반 의사 노릇을 했던 거죠. 저는 약사들이 임상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약사들은 학문적인 임상공부라든가 인턴, 레지던트와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았잖습니까? 그래서 약국을 개설한 사람들이 그런 것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면서 자동적으로 스터디 그룹이 생긴 겁니다. 제가 거기 연수원장이었습니다. 그 모임이 시초가 돼서 체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후 2000년 의약 분업이 되면서는 콘셉이 많이 바뀌게 됐습니다. 약국에 지원해야 할 다양한 것들을 지원하는 체인 네트워크가 구성된 것이죠.


제가 대표로 있는 온누리약국체인은 두 가지 형태입니다. 하나는 법률적으로 의약부 약국브랜드인 온누리약국인데 전국에 1,640개의 체인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약만 파는 게 아니라 화장품이라든가 분유, 이유식, 아이들이 먹는 유기농과자와 같은 것들을 파는 드럭 스토어 형태입니다. 이런 제품들이 1년이면 20억원 정도 팔립니다. 결국 이러한 추세는 다양한 건강 관련 비즈니스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약국을 업종점이라 해서 약만 취득하는 전문점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소득층이 생기고 수명이 길어지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약국도 약 업태점에서 헬스 커뮤니티케이션의 업태점으로 변화되는 추세입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인 거죠. 저희가 새로운 브랜드인 ‘웰빙스퀘어 온누리’라고 이름을 내걸었습니다. 약국 이름도 영문으로 디자인을 했어요. 간판 재질이라든가 이런 부분에서도 신경을 썼고요. 영문으로 간판이 되어 있는 약국들은 일본이나 미국, 유럽 같은 나라에서 추구하는 드럭 스토어 형태입니다. 쉽게 말해서 큰 편의점 형태라 할 수 있죠. 다양한 제품들을 진열하여 소비자들이 약을 사기 위해 약국에 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약국에 들러 사갈 수 있는 매장 형태입니다. 현재 그 브랜드를 달고 있는 약국이 80개정도 됩니다. 두 브랜드를 합하면 총 1,730개가 되는 셈이죠. 저희가 공정거래위원회에다 두 브랜드를 모두 등록시켰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드럭 스토어 형태의 매장이 강세를 보일것이라고 봅니다. 얼마 전 일본을 다녀왔는데 일본의 드럭 스토어들은 대부분 뷰티를 진열하거나 의약품에 관련하여 건강에 관련된 것들을 약국에서 유통하면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의약품, 처방조제 및 건강 관련된 일반약품, 건강관련 기능성 식품 등 전체적으로 건강 관련된 것들과 뷰티와 같은 미용 관련된 것이 대세였는데요. 우리가 올리브영이라든가 GS왓슨 이런 곳들에서 미용에 관련된 제품들을 파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Q. 현재 외국은 어떤 형태로 가고 있습니까?


A. 실질적으로 유럽 같은 데는 약국전용 화장품이 상당히 발달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능성 화장품 같은 건데 이러한 제품들을 유럽에서는 약국에서만 취급합니다. 심지어 로레알이라든가 비쉬와 같은 제품들은 약사가 있는 약국에만 입점토록 하고 있어요. 유럽은 이러한 브랜드들에 대해 기능성 화장품이라고 해서 약사가 있는 곳에만 입점 되도록 제한합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약국이 덜 발달되다 보니 올리브 영이라든가 GS 왓슨 같은 곳에서 이러한 것들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죠.


이젠 소비자들이 정말로 똑똑해졌습니다. 교육도 많이 받았잖아요. 자신의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는데 관심이 있을 뿐만 아니라 피부를 얼마나 건강하고 탄력 있게 가꿀 수 있는가를 봅니다.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넓혀 나가는 겁니다. 일본에서는 화장품과 뷰티는 약국의 중요한 테마더라고요. H&C라고 해서 헬스(health), 케어(care)라는 용어를 합한 브랜드를 쓰던데 전세계가 추구하는 글로벌스탠다드라고 봐야 겠죠.


반면에 한국 약국에는 약만 있습니다. 앞으로는 일본처럼 약국에서 리빙 케어까지 포함해 다양한 제품들을 취급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일본은 생활용품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편리성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어요. 생활용품이 20%나 차지한다고 하더라고요. 약국이 헬스, 뷰티, 리빙을 같이 아우르게 되면 약사에게 처방을 받으면서 피부에 대해 물어볼 수있는 거잖아요.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약국이고 약사니까 그런 쪽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요. 미국은 24시 편의점 기능이 아예 약국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호주가 7~8년 앞서는데 그들이 그러더라고요. 7~8년 전에 우리가 고민했던 것을 한국이 하고 있다고. 자기들도 그전에는 건강, 치료, 약 그런 것만 취급했대요. 그러다 터닝해서 플러스 뷰티 쪽으로 가면서 리빙케어도 함께 가고 있다는겁니다.


Q. 약국이 드럭 스토어 형태로 간다면 품질은 좋지만 브랜드가 약해서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A. 물론입니다. 이렇게 되면 질 좋은 화장품들이 다양하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피부과 의사나 한방 의사들이 그러더라고요. 진료하다가 정말 좋은 걸 발견해서 상품화시키려고 해도 안 된대요. 자기들은 계속해서 쓰니까 임상적인 데이터도 있고 효과에 대해 충분히 검증을 했는데도 시장은 이 부분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거죠. 왜냐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워낙 브랜드에 올인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익숙한 브랜드가 아니면 아무리 좋아도 사질 않아요. 그런 것들도 저희 같은 약국체인들이 드럭 스토어형태로 가게 되면 기능성을 강조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일본만 해도 의사나 전문가가 개발한 제품코너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데 판매가 제법 잘 된다고 해요.


Q. 아직도 일반인들은 약국체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냥 약국이라면 다 같은 것이려니 생각합니다만온누리약국체인 만의 강점이랄까,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약국 유통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곳이 저희 체인입니다. 약국은 분야가 쉽지 않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기업 자본이라든가 법인체자본이 약국에 투하될 수도 없어요. 대한민국 법은 약사 자신의 자본만을 약국을 개설하는 데 투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의료 공공성이라고 해서 한 약사가 한 곳밖에 약국을 할 수 없어요. 물론 일본이나 미국은 완전히 개방되어 있지만, 아직도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와 법이 비슷합니다. 물론 이 법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단점이 있죠. 가령 각 개인의 영세, 각 개인의 자본의 한계도 있을 수 있잖습니까? 약국을 경영하는 아이디어라든가 추진력에도 한계가 있고요. 우리는 유통의 변화가 좀 늦었던 게 현실입니다. 저희 같은 프랜차이즈약국체인이 그런 것을 파괴해 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3년 안으로 굉장한 변혁이 올 거라고 봅니다. 약국 기능성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을 약사들 스스로도 느끼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약국의 어려운 경영 현실에서 처방이나 조제, 단지 그것만으로는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현재 80개 점포가 운영되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보면 많이 달라지긴 했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는 한 달에 15개 점포가 가입을 했습니다. 3~4년 전만해도 안 그랬는데 빠르게 변하고 있는 거죠. 물론 기존에 약국을 해오던 사람들이 변하는 것은 힘듭니다. 그러나 새롭게 진입하는 약사들은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약국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시장이 니즈를 갖고 있는 만큼 변화를추구해야 하니까요.


의약계에 계신 분들하고 얘기하다 보면 헬스 커뮤니케이션으로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제는 처방, 조제 이거해서는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거죠. 고객도 불편해지고 약사가 사회적 역할도 제대로 못하는 거고요. 그러니 헬스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머릿속부터 발끝까지 고객들의 건강에 대해 케어하면서 물어보면 답변도 해주고 그러한 제품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약국이 돼야 한다는 거죠. 앞으로는 그러한 고객 니즈(needs)가 계속 증가되고 이로 인한 존재 가치와 함께 고객만족도 계속 증가될 테니까요.


Q. 대표님께서는 언제부터 약국이 이러한 형태로 가야된다고 생각하셨는지요?


A. 이건 제 주장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한 시간만 비행기 타고 나가면 다른 나라가 다 그렇게 변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왜 그렇게 안 하냔 말이죠. 그동안 우리 약사들이 너무 안일했습니다. 약사들이 굳이 그렇게 안 해도 수익창출이 됐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벌써 3~4년 전부터 그렇게 해오지 않던 약국들은 수익창출이 어려워졌습니다. 주변에 보시면 안 되는 약국들이 많잖아요. 그런 약국들이 살아가려면 변화가 필요합니다. 헬스앤드뷰티의 유통 채널로써 외국처럼 셋업이 되어야 합니다.


일본은 이미 드럭 스토어 유통채널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미국의 월 그린 같은 곳은 일 년 매출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물론 시장에서부터 사이즈가 다르긴 하지만 한 약국에서 올리는 매출규모가 82조원이나 돼요. 일본은 한 약국 매출액이 10조가 넘는 그룹도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약만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슈퍼마켓처럼 생활용품이라든가 각종 식품 등을 팔지만 약국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소비자한테 다가가는 겁니다. 외부 간판에는 분명히 약국이라고 표기되어 있어요. 약국들이 이렇게 대형브랜드를 가지고 접근해 가면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약국물류하고는 너무 달라요.


특별히 일본 예를 더 든다면, 일본에는 시부야 사거리라든가 신주쿠 사거리에 약국 빌딩이 5~6개 있습니다. 어떤 빌딩은 1층부터 4층까지 모두 약국입니다. 우리나라 강남이나 명동사거리와 같이 젊은이들이 몰리는 시부야라는 곳의 약국빌딩에는 젊은이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강남이나 명동에서는 약국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약국 이용성이 대한민국은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오로지 약이 필요해서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바뀌도록 우리 약사들이 노력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약국이 꼭 병원 옆에만 있습니다. 조제나 처방만 하니까요. 앞으로 이런 것들이 바뀔 겁니다. 우리가 바뀐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바꾸길 바라는 거니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소비자들이 똑똑해지고 소비도 많이 일어나고 있으니까 전문가들한테 상담을 받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겁니다. 그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곳은 세계적으로 약국입니다. 약사들이 항상 상주하고 있는 약국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얻고 싶은 니즈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거기에 맞춰 약국 비즈니스도 발달되어야 합니다.


Q. 그동안 약사들이 안일하게 생각한 점도 있지 않습니까?


A. 그동안은 우리약사들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너무 한정짓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나는 약만 지어주면 돼’ 이런 마인드로 하다 보니까 너무 수동적이었죠. 고객의 니즈에 다가가기 위해 능동적이 되어야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약간 소심한 것 같아요. 사회 여건도 그랬습니다. 그런 것들은 누가 지도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사회가 그런 니즈를 가지고 있고 경제 환경도 변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약국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된 겁니다. 수익성이 줄어든 이제서야 사업 다각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사회가 이렇게 전개될 거라는 것을 제약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다 압니다. 문제는 움직인다고 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이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젠 소비자가 변했습니다. 그동안은 약사들도 혼자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변화를 가지려면 사회적 인프라는 물론이고 사회 변혁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 부분이 어려웠던 거죠. 저희 체인이 25년 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왜이런 생각을 진작 안 가졌냐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저는 2000년에 들어설 때부터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저는 드럭 스토어를 하겠다고 선언을 했어요. 벌써 15년 전입니다. 분명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걸 아는데도 안 변하더라고요.


저는 약국분야니까 약국 쪽만 조금 더 설명하자면 약국은 세계적으로 볼 때 전문성과 편리성이라는 두 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성이라는 것은 약사들의 라이선스로 해나간다고 봤을 때 편리성은 굉장히 공급자 위주입니다. 자영 약국도 9시에 문을 열어서 오후 6시면 문을 닫아 버립니다. 소비자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는데 그 트렌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저는 이 편리성이 약국의 성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사업전개도 소비자와 맞춰 들어가야 합니다. 저희 체인 약국들이 분유라든가 이런 걸 취급하고 있는 이유는 이익이 남아서가 아닙니다. 마진도 없어요. 그럼에도 취급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편리성 때문입니다. 제가 강조하는 편리성은 매장 확대와 취급하는 제품 수, 서비스 확대, 그리고 약국의 운영 서비스입니다. 이런 부분들을 모두 바꿔야 합니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저녁 10시까지는 문을 열어야 합니다.


일본은 대부분의 약국이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문을 엽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365일 문을 여는 약국도 많아요. 미국도 24시간 문을 여는 약국이 25%나 됩니다. 심지어 82조원 수익을 남기는 큰 약국도 24시간 문을 엽니다. 호주도 그렇고요. 이제는 모든 나라들이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 비즈니스를 합니다. 우리도 이제는 고객을 위해서 365일 오픈한다든지 늦게까지 문을여는 약국이 많이 생겨나야 합니다. 그래야 제가 원래하려고 했던 비즈니스의 목적대로 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Q. 약국의 간판을 영어로 만들었다는 게 생소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입니다. 언제부터 바뀐 건가요?


A. 5~6년 전에 작업을 해놓았는데 시중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3년 쯤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브랜드를 바꿨다고 드럭 스토어 사업을 하는 건 아닙니다. 저희 온누리약국 체인 내부에서도 비즈니스는 그런 쪽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결국 브랜드만 다를 뿐이지 안의 내용은 같은 식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약국의 사업모델이 변한 게 1990년경입니다. 한국도 늦은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올리브영이 생긴 지가 15년 정도 됐는데 10년 동안 고생을 엄청 했습니다. 그러다 5년 전부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화장품 하는 곳들이 다 전철에서 폭탄세일하고 그랬잖아요. 지금은 그런곳을 찾기 어렵죠.


지금은 업무 영역, 비즈니스 카테고리 영역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누가 더 똑똑한 비즈니스를 해서 소비자에게 점수를 딸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거기서 중요한 콘셉트는 약사가 많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그 영역을 해 나가자는 겁니다. 다른 분들이 아무리 가져가려고 해도 가져갈 수 없는 그 영역을 우리 약사들이 해나가야 합니다. 약사의 전문성을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나가게 되면 큰 장점이 될 거라고 봅니다.


저는 현재 이화여대라든가 중앙대에서 15년 째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약대 학생들에게 약국 경영에 대해 알려주려고 노력합니다. 약대 교수들이 해주는 학문적인 매니지먼트와 제가 하는 강의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약대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나와서 결국엔 동네 약국을 차려야 합니다. 직장에 취직하는 게 아니라 자기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죠. 이들이 비즈니스에 대해 모르면 적응해 나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저는 그 분야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커리큘럼을 짤 때도 그런 점을 가장 강조합니다. 외국의 여러 나라들도 처음에는 ‘당신이 얼마나 주변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느냐’의 비즈니스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결국 그걸 하는 약국만이 살아남았고요. 우리도 과거와 같이 전문성, 나의 권리, 내 것만 이용해! 이런 생각으로 약국을 운영한 약사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약국의 사업 모델이 변화된 거고요. 새로운 유형의 약국이란 고객의 니즈에 따라서 변화하는 약국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이제는 그런 것들이 활발하게 이뤄질 거라고 봅니다.



Q. 아직도 일반인들은 약국체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냥 약국이라면 다 같은 것이려니 생각합니다만 온누리약국체인만의 강점이랄까,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온누리 약국 체인의 차별성은 기존 약국과는 달리 전문성과 편리성을 소비자에게 실현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가운만 입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바뀌면서 머천다이징(merchandising)도 바뀌어야 합니다. 혼자서는 세상을 감당해낼 수 없어요. 구멍가게도 안되면 편의점으로 바뀌잖습니까? 저희는 약국운영에 관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약사들에게 쥐어줍니다. 저희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외국엔 많아요. 온누리 약국 체인도 그렇게 가려고 합니다. 한국은 아직까지도 약사법의 특성 때문에 자연약국의 독립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독립성에다가 이 시스템들을 접목해서 외부에서 볼 때는 선진화된, 소비자가 원하는 매장으로 변화될 수 있어야 합니다.


Q. 약사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압니다. 현재 몇 명이나 됩니까?


A. 현재 2,200여 명의 약사들 네트워크를 갖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겁니다. 커뮤니티에 들어오려면 돈을 내고 들어와서 가입해야 합니다. 저희가 25년 동안 끊임없이 가맹점에 있는 약사들과 신뢰를 구축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대한 신뢰나 저 개인에 대한 신뢰는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런 만큼 저희 가맹점을 배신한다든지 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겁니다. 저희 그룹에는 대한약사회 회장님도 계십니다. 그동안많은 기업체들과 도매상들이 커뮤니티를 얻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약회사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돈만 가지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순 없습니다. 또 돈을 위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면 결국은 깨집니다. 서로의 신뢰와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약국경영의 시스템화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그것이 소비자와 회원 약사에게 어떤 이점을 안겨줍니까?


A. 25년 전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저희 회원들이 압니다. 우선 약국을 하기 위해 점포를 얻고자하면 점포를저희가 다 얻어줍니다. 점포를 얻었다고 하면 그 약국에 약을 다 채워주고 모든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다 갖춰줍니다. 예전에는 혼자 해야 했던 것들이 이제는 말만 하면 모든 게 갖춰집니다. 심지어 약국에서 운영되어야 하는 보건 프로그램이나 청구프로그램을 깔아서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거기에는 판매관리에서부터 재고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인테리어라든가 진열도 저희가 다 해드립니다. 일반편의점의 역할을 다 하는 거죠. 인테리어 안에는 저희가 추구하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표현합니다. 일단은 그렇게 해놓고 자기 전문성을 살리라는 겁니다.


이제는 약사들도 내가 할 일이 따로 있고, 체인이 할 일이 따로 있구나 이런 걸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저희 체인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경영학, 머천다이징(merchandising) 전문가는 물론, 그래픽 디자이너, 웹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 다양한 실력가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전문가가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이러한 요구 때문에 네트워크가 형성된 거고요.


Q. 일반 약국과 비교해서 제공 약품에서 차별화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주세요. PB제품이란 무엇인가요?


A. 앞에 언급했듯이 인테리어, 제품구성 등이 다 다릅니다. PB상품(자체제작상품)처럼 저희도 저희만의 자체 상품이 있습니다. 300여종이나 되는데요. 온누리약국에서 주로 팔리는 일반 상품들은 저희 PB상품입니다. 다 저희 브랜드입니다. 회원들이 가맹한 것도 그것 때문인 경우가 많을 겁니다. 제약회사에서 만든 제품은 옆에 있는 약국들과 경쟁해야 하잖아요. 유한양행이나 종근당 제품들도 저희 브랜드입니다. 퀼리티가 전혀 떨어지지 않아요. PB상품의 정점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소량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대량으로 구매하게 되면 저렴하고요. PB상품이 있으면 옆에 있는 약국들과 경쟁하기 좋습니다.


Q. 판촉지원도 한다는데, 어떤 형태의 판매지원인지 말씀해주세요.


A. 판촉지원은 편의점하고 똑같아요. 그냥 다 갑니다. 슈퍼 바이저(supervisor)들이 일주일에 몇 번씩 각 체인점을 돌아다니며 진열부터 재고 관리까지 다 해줍니다. 약사입장에선 굉장히 편리하다고 할 수 있죠.


Q. 회원 약사들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온누리약국 체인의 장점이라고 하는데, 약사 교육이 필요한 이유와 커리큘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저희는 교육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초장기서부터 해왔는데요. 약사의 전문성에 대한 책임감이라든가 전문가인 약사로서의 만족감과 사명감을 갖도록 지원합니다. 또 상호간의 교류를 통해 정보교환 및 친교의 장이자 최근 이슈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신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진약국, 디지털 경영시스템, HBC제품교육, 온누리약국 마케팅, CS교육에 이르는 종합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이러한 교육을 요즘은 모바일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체인 약국에서 모두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요.


요즘은 인터넷이 워낙에 발달되면서 모바일이라든지 이런 채널을 통해서도 교육이 이뤄집니다. 교육에 대해서는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학교에서 공부했던 것과 약국을 실제로 운영하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약사에게 소비자가 원하는 건 전문성인데 구닥다리 전문성을 가지고 소비자를 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 대해 약사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다 보니까 교육에 대한 참여도도 높습니다. 온누리 연수원도
따로 운영 중인데요. 연수원에서는 약사들이 활동하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제공합니다.


Q. 국내에 있는 소형 약국들이 지금 다 문을 닫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소형 약국이든 편의점이든 수익을 창출시킬 수 있으면 계속 갑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약국들이 처방 조제를 받으면서 병원과 연계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수익 창출이 막힌 약국들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이런 약국들이 저희 쪽으로 들어와서 수익을 창출할 수있는 길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잊어버린 10년이라고 해서 데이터를 보니까 2000~2013년까지 일본 유통업체는 정확하게 0.7%가감소했어요. 하지만 드럭 스토어는 223%가 증가했습니다. 외국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조차 드럭 스토어가 성장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두 가지 테마 때문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고령화로 인한 웰빙 트렌드이고, 두 번째는 교육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자기몸을 자기가 지키려고 하면서 전문가에게 무조건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요즘 종편채널의건강프로 시청률이 높은 이유도 소비자가 스스로 듣고 판단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라고 하는데 이런 추세에 맞는 게 드럭 스토어라고 봅니다. 이런 것들이 헬스 케어(healthcare) 시장을 끌고 가는 겁니다. 약국이 드럭 스토어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Q. 웰빙스퀘어 온누리가 지향하는 비전과 그동안 경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성과라면 우리가 그런 상태로 계속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트렌드의 변화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갖고 있는거죠. 약국의 경영에 있어서 기본을 온누리가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일반 약국들도 이런 쪽으로 가야 합니다. 웰빙 트렌드와 셀프 메디케이션을 해결하는 약국이 돼야 합니다. 저희는 그걸 시스템화해서 돕는 겁니다.최근 저희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온라인 비즈니스입니다.


온라인 비즈니스는 일본에도 없습니다. 이걸 찾으러 제가 외국을 다니고 있어요. 세상에 없는 유통변혁이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모바일 커머스(mobile commerce) 시대에 전자회의실이라든지, 인터넷 은행은 세상에 없는 시장이었잖아요. 이 시대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오프라인(offline)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거든요.


약국에 가만히 앉아서 내거 사먹어라 이런 시대는 지났다는 거죠. 소비자는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 좋고 나쁜 거 다 아는데 가만히 약국에 앉아서 찾아오는 사람한테만 포인트를 던져 줘서 되겠냐는 거죠. 지금시대는 헬스커뮤니케이션(health communication)이 모바일과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을 어떻게 융합시켜서 비즈니스를 형성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유통계를 뒤흔들 거라고 봅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겠죠.


Q. 약국체인을 창업하고 지금까지 25년을 이끌고 있는데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요. CEO로서 건강과 가정을 잘 챙길 것으로 보입니다만 대표님 비결을 말씀해주세요.


A. 건강관리는 특별한 게 없어요. 제가 집이 목동인데 차가 밀리기 전에 사무실에 출근합니다. 그런 다음에 6시30분이면 헬스클럽에 갑니다. 헬스클럽에서 매일 운동하는 거죠. 이렇게 한 지가 벌써 10년입니다. 제가 하려고 한 게 아니라 할 수밖에 없어서 한 겁니다. 세상이 저를 변화시킨 거죠.(웃음)


Q. 한국 의료계는 다른 분야보다 특히 국민들의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최근 장기적 내수 침체로 인해 시장 포화라는 한계에 부딪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화두가 ‘글로벌 진출’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종화 대표님의 글로벌 성장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의도적이진 않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동남아권이나 중국권인데요. 중국은 워낙에 크니까 그런 일들이 진행되면 저희들이 접점을 찾아서 함께 협력해 나가려고 합니다. 극미하게나마 그분들의 관심이 큽니다. 저는 국내든 외국이든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언어는 하나도 문제가 안 됩니다. 저희가 MD들을 미국, 중국, 일본 전문가들을 뽑아놨어요. 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필요하더라고요. 회사도 많이 변해가는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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