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는 뉴욕 타임스에서 부러운 기사 하나를 읽었다. AI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미국의 벤처캐피털의 투자 결정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투자할 때까지 시간을 끌며 간을 보는 게 아니라 AI를 동원해서 투자 여부를 빨리 결정한다는 말이다. 문득 필자의 머릿속에서 최근에 만났던 국내의 어느 벤처 기업이 떠올랐다. 이 회사는 시설재배 농산물의 맛과 향을 회복시켜 줄 혁명적인 ‘활성질소수’를 제조하는 신기술을 발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지만 창업 2년째인데 어느 벤처캐피털로부터도 투자 문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만약 미국에서 창업했더라면 어땠을까? 뉴욕 타임스의 기사에 따르면, 실리콘 밸리 전역에서 투자자들은 가장 인기 있는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 회사는 100억 달러 규모의 AI 기업 「메르코르(Mercor)」의 20대 창업자들을 전용기에 태워 라스베이거스로 데려가 페라리 경주를 하게 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털 회사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 대신 창업 자금을 지원했고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고객 소개와 직원 채용을 담당했다. 그러는 사이
장엄한 히말라야 산맥을 뒤덮었던 수천 년의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르포기사는 단순히 빙하가 녹는 모습을 넘어,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심각한 경고를 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산악 지대에 자리 잡은 육상 빙하(Mountain Glaciers)의 소 실이 지구 생태계와 인류 문명에 미치는 치명적인 위험에 주목해야 할 때다. 지구 담수의 주요 저장고이자, 수십억 인구의 생명줄인 강물의 근원인 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녹아내리는 것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 안보, 물 부족, 해수면 상승을 가속하는 존망의 위협이다. ◇ 북극 빙하 녹아도 해수면은 높아지지 않는다 기후 위기로 인한 빙하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영향력은 위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북극이 녹으면 바다가 넘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수면 상승의 핵심은 북극해 바다 얼음이 아니라 육상 빙하의 소실이다. 사실상 북극해 해빙은 녹아도 해수면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북극해의 얼음 대부분은 바다 위에 떠다니는 해빙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따르면 해빙은 이미 자기 부피에 해당하는 바닷물을 밀어내고 있다. 따
올해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은 누오바 오페라단의 「라 보엠」이, 최고의 창작오페라는 조선오페라단의 『대한광복단」이 차지했다. 수십 개의 국내 민간 오페라 단체가 공동 출자해 만든 대한민국오페라대상조직위원회는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제18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시상식을 갖고 누오바 오페라단의 「라 보엠」을 대상으로 선정해 영광의 대상 트로피를 수여했다. 2005년 창단한 이후 이탈리아 오페라 전통을 바탕으로 한국적 감성과 창작 정신을 결합해 온 누오바 오페라단은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2011년 11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이래 올해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다시 무대에 올렸다. 누오바 오페라단의 강민우 단장은 수상 소감을 통해 “힘든 상황을 이겨내라는 격려로 알겠다”고 말했다. 누오바 오페라단의 「라 보엠」은 출연진과 조명, 의상, 무대 연출 등 모든 요소에서 탁월한 조화를 이루었고 캐스팅과 연출의 전문성이 뛰어나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이어 창작오페라 부문 최우수상은 일제강점기, 무장 독립운동 단체인 대한광복단의 결성과 투쟁을 통해 창작오페라의 예술성과 완성도를 높인, 사단법인 조선오페라단의 「대한광복단」에 돌아갔다. 이와
◇ChatGPT로 쓰는 글을 글이라 할 수 있나? 최근 뉴욕타임스의 수석 소비자기술 기자(lead consumer technology writer)인 브라이언 X. 첸이 〈Tech Fix〉 칼럼에 기고한 「To avoid ‘brain rot’, try using your brain」이란 제목의 글에 따르면, 올해 AI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에서 나왔다. 이 글에 따르면 MIT 연구진은 OpenAI의 ChatGPT와 같은 도구가 사람들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 하고자 했다. 5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았지만, 결과는 AI가 인간의 학습 능력을 저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는 일부 학생들에게 500~1000단어 분량의 에세이를 쓰도록 했고, 그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ChatGPT의 도움을 받아 글을 쓸 수 있었고, 두 번째 그룹은 전통적인 Google 검색으로만 정보를 찾을 수 있었으며, 세 번째 그룹은 그들의 두뇌에 의존하여 과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뇌의 전기 활동을 측정하는 센서를 착용했다.
◇ 천재들은 왜 특정 시대에 몰려있는가? 역사는 한 시대, 한 지역에 유난히 많은 창조적 인물이 탄생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여준다. 아 테네의 페리클레스 시대가 그러했고, 산업혁명 이후 영국이 그러했다.그 중에서도 피렌체 르네상스는 압도적이다. 예술·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이탈리아 반도의 한 도시가 인류의 지적 지형을 바꿔놓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해 미켈란젤로·라파엘로·필리포 브루넬레스키·마사초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숙이게 하는 인물들이 한 시대에 몰려 태어난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해석이 있지만 많은 역사학자가 주목한 지점은 의외로 소박하다. 바로 도제(徒弟) 시스템이다. 어린 도제들은 7세~10세 무렵 장인의 작업실로 들어가 물감을 가루내고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 과정에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실패하며 익힌 경험은 그 어떤 이론서보다 강력한 지적 자극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마스터를 뛰어넘고자 하는 욕망을 체득했다. 배움의 결핍이 오히려 창조성의 연료가 되던 시대였다. 멀리까지 갈 것도 없다. 50년 전, 우리나라에선 어린 시절 중국집에 들어가 배달과 심부름을 하던 도제들은 먹을 것과 잘 곳만 제공받고 일했다. 필자가
옥스퍼드 대학교의 경제학자이자 "진보는 어떻게 끝나는가: 기술, 혁신, 그리고 국가의 운명"이란 책의 저자인 프레이 박사는 ‘거품이 터져야 오히려 AI 발전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거품은 좋습니다. 거품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라는 구글 전 CEO 에릭 슈미트의 말을 인용해 “인공지능이 발전하려면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기록적인 투자를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투자보다 먼저 압박(혹은 어려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많은 데이터 센터가 구축되어야 AI가 암 치료법을 찾을 것이고, 인공 일반 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간의 모든 지적 작업을 이해하고, 학습하고, 이를 적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가상의 기계가 가진 지능) 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를테면,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에너지 절약 방법을 고안해 내고, 노동력이 부족하면 노동력을 절감하는 기계를 발명하듯, AI 거품이 꺼져 어려움이 닥쳐야 AI 진보가 이루어진다. 자금이 고갈되면 기업들은 더 적은 칩과 더 적은 전력
얼마 전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는 "분노의 미끼(rage bait)"를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짜증 나거나 도발적이거나 불쾌감을 주는 방식으로 분노나 격분을 유발하도록 의도적으로 고안된 온라인 콘텐츠’를 분노의 미끼라고 한다. 이 단어는 2002년 당시 유즈넷(Usenet) 토론 그룹에 처음 게시되었는데, 차를 추월하려고 헤드라이트를 깜박거렸을 때 추월당하는 운전자의 분노가 어떤지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 이후로는 ‘온라인에서 주의를 끌기 위한 행동’을 지칭하는 속어로 점점 더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 ‘분노의 미끼’가 미치는 사회적 파급력은 인터넷이 고도화한 우리나라에서 더 크고 직접적이다. 정치권의 하루는 ‘상대 진영의 말 한마디’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연예계의 논란은 사실 여부보다 감정 곡선이 더 빠르게 퍼진다. 우리 일상의 소통에서도 ‘잘잘못을 즉시 가려 결론 내리기’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짙다. 그러니 분노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반대로 분노하면 또 감정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러한 이중의 틈에서 우리는 피로해지고, 점점 더 냉소적으로 변해간다. 옥스퍼드 측이 ‘분노의 미끼’을 담은 콘텐츠의 급증으로 사회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미국 오리건주 남부와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있는 클래머스 강을 막았던 4개의 댐 중 마지막 댐이 철거됐다. 그러자 100년이 넘게 회귀의 길을 잃어버렸던 수백 마리의 연어가 누군가의 신호를 받은 듯이 상류로 힘차게 헤엄쳐 올라갔다. 인간이 막아 놓은 흐름을 인간의 손으로 거둬냈을 뿐인데 사라졌다고 여겼던 생명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되돌아온 것이다. 이는 우리가 약간의 공간만 되돌려 줘도 많은 종과 생태계가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준 증거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섬세한 생태계의 한 부분만 제거해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만 끊임없이 들어왔다. 거의 모든 자연 다큐멘터리가 그랬다. 게다가 개구리에서부터 새까지, 종의 감소를 우려하는 과학 보고서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이 가운데 우리가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여섯 번째 대량 멸종"에 직면해 있다느니, 이미 멸종의 단계로 들어갔다는 메시지도 들어있다. 물론 일부 종은 보존을 위해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뉴질랜드의 날지 못하는 매력적인 녹색의 앵무새 카카포는 포식자에게서 벗어난 섬에서 보호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기후 변화가 핵심 원인인 멸종 위기종 약 16%를
많은 이들은 인공지능을 차세대 산업으로 부른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인공지능은 기존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고 가공하는 기술이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고 산업 현장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그렇다고 인공지능 기술을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라고 부르기에는 왠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이를테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일본 오사카 대학의 사카구찌 교수가 처음 발견한 T세포(regulatory T cells, Tregs)”는 류머티즘, 당뇨, 장기이식 거부반응 등 자가 면역질환이나 암 면역치료를 이해하고 새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큰 토대를 마련했다. 그리고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스스무 키타가와 (일본), Richard Robson (영국), Omar M. Yaghi(미국) 등 세 화학자가 개발한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라는 새로운 물질은 환경 문제, 에너지 저장, 정밀 촉매 설계 등 현대 화학·공학 분야의 여러 난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또한, 미세구조를 조작해 물질의 성질을 바꾸는 나노기술이라든가, 활성질소수(活性窒素水)를 만들어 친환경 농업혁명을 꿈꾸는 인공번개 기술 등은 인간이 몰
DNA와 분자생물학에 생애를 바친 헌신을 바탕으로 눈부신 경력을 쌓았고, 그 결과 노벨상 수상과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얻었으며 DNA 연구로 가장 중요한 20세기 과학자 중 한 명으로 존경을 받았던 왓슨 박사가 인종 간 IQ를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한 전기 작가가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6일, 97세의 일기로 타계한 왓슨 박사의 전기를 쓰고 있는 유전학 역사가 다니엘 컴포트 박사가 뉴욕타임스 11일 자에 기고한 글에서 나왔다. 컴포트 박사는 그러나 왓슨 박사의 유전적 결정론-신체적 특징이나 복잡한 인간 행동을 포함한 유기체의 특성이 환경과 개인적 선택의 영향을 거의 또는 전혀 무시한 채 유전자(DNA)에 의해 엄격하고 배타적으로 제어된다는 믿음-에 대한 집착은 결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고 했다. 사실상 그와 동시대 학자들 일부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우생학에 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IQ가 인간의 지능을 측정하는 척도이며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주장에 관한 심층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왓슨박사는 1968년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소장이 된 후에도 이러한 우생학 열풍에 휘말리지
동남유럽에 위치한, 과거의 고립에서 벗어나 현재 나토(NATO) 회원국이며, 유럽 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인구 3백만 명의 알바니아공화국은 “알고크라시” 즉 알고리즘에 의한 정부를 향해 실질적인 한 걸음을 내디뎠다. 아마 알고리즘을 도입한 첫 번째 국가일 것이다. 지난 9월, 알바니아 총리는 디엘라(Diella)라는 AI 아바타가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 재화와 서비스를 정부에 공급할 민간 공급업체를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정하고 유능하며 알고리즘을 갖춘 디엘라가 이 분야에서의 부패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디엘라가 어떻게 선정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투명하게 밝히지 않거나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메커니즘이 없다면, 민간 공급업체들은 필연적으로 부당함을 느끼고 구제책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알고리즘으로 효율성을 최적화할 수 있지만 상충하는 여러 가치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바로 이 선택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를 알고리즘이 결정해도 후과(後果)가 있을 것임을 말해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강력한 인물, 권위주의자, 그리고 지금처럼 알고리즘과 같은 능력에 기대하려고
◇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의 미국 무역 장벽 뚫기 유니클로 창업자인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은 “사업은 인생과 같다. 넘어져도 일어서는 자만이 다음 길을 본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일본 최고 부자이자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 그룹의 수장이지만 그의 사업 여정은 절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도전과 실패는 세계 경영의 냉혹함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과정이다. 유니클로가 성장하려면 미국 시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야나이 회장은 지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이야말로 그에게 있어서 엄청난 낙관주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우려를 낳게 하는 원천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니클로의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기본 의류는 젊은 미국 쇼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미국에서의 사업을 확장하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미국은 유니클로의 성장 전략의 핵심이다. 올해 76세의 야나이 회장은 전후 일본에서 성장하며 미국 문화에 깊이 빠져 있었다. 그는 1949년 부모님이 남성복 가게를 운영하던 야마구치현 우베시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운영하던 그 가게는 시골의 평범한 양복점이었다. 그러나 그는 남들이 하
옛사람들은 ‘번개가 잦으면 농작물이 잘 자란다’고 말했다. 허풍이 아니다. 과학이다. 하늘에서 번개가 칠 때 공기 중의 78%를 차지하는 질소 분자(N₂)의 단단한 3중 결합이 깨진다(산소는 21%, 기타 1%가 차지한다). 깨진 질소는 산소와 만나 일산화질소(NO), 이산화질소(NO₂)와 같은 기체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비에 섞여 질산염(NO₃⁻)으로 변하면 흙으로 스며들고 식물은 비로소 이를 뿌리로 흡수하여 질소라는 무기물 영양소를 얻는다. 그래서 번개가 자주 치는 해는 농사가 잘되었다. 농부들은 ‘하늘에서 질소 영양소를 주었으므로 번개가 흙에 숨결을 불어 넣고 식물의 생장에 없어서는 안 되는 에너지임을 알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번개처럼 일산화질소를 합성하는 기계 장치를 개발해 인공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면 어떨까? 빗물이 차단되는 비닐하우스와 스마트팜에서 비료를 쓰지 않고도 빗물을 먹고 자라는 노지(露地)에서처럼 건강한 농작물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이들이 있었다. 바로 광운대학교 전자바이오물리학과 최은하 교수(플라즈마바이오과학연구소장)팀이다. 이들은 최근 플라즈마(번갯불이라고 생각하자) 방전 기술을 이용해 대기 중의 질소와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겨 놓은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여러분이 다 보았듯이 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치킨집 한쪽 테이블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삼성의 이재용.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 등 세상 부러울 게 없는 3명의 억만장자가 치맥잔을 들고 팔짱을 낀 채로 러브샷을 했다. 이건 거의 ‘인공지능 버전 오징어게임 시즌 2’의 포스터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닭 다리를 들고 서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린 깐부야” ◇ 러브샷은 전략이다 3명의 억만장자가 먹었던 메뉴는 바삭한 식스팩, 크리스피 순살치킨, 치즈스틱이었고 주류는 테라 맥주와 참이슬 소주를 섞은 소맥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재빨리 이 조합을 ‘AI깐부’라는 세트 메뉴로 공식 출시했지만 정작 중요한 메뉴는 세계 경제의 미래였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의 두뇌, 삼성은 그 두뇌를 담는 메모리, 현대는 그 두뇌로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다. 그러니 그들은 AI와 반도체, 모빌리티의 삼각동맹으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러브샷을 보여준 셈이다. ◇ 회의실 대신 치킨집에서 그들은 호텔 연회장도, 비공개 라운지도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 치킨’ 집을 택했다. 깐부
플라톤은 세상을 이상(理想. 이데아)이라는 기준으로 보았다. 그의 이상론에 따르면, 현실은 이상을 불완전하게 베낀 것에 불과했다. 이를테면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와 정치의 형태가 존재하고, 사람이나 제도는 그 이상에 다가갈수록 훌륭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서열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상형에서 더 가까운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좋은 제도와 안 그런 제도. 옳은 편과 그른 편, 이상형에 가까운 동맹과 그렇지 않으면 적대자라는 식으로 세상사를 둘로 나누고 말았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람이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다. 기존 서양철학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도전한 그는 폐 기능 부전으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다 안타깝게도 70세인 1995년 11월 4일, 파리 근교의 아파트 창문에서 투신하여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상이란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사람이란 이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각자의 차이가 있는 게 사람이라는 식이다. 그에게 있어서 각자의 다름(차이)은 누군가의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창조를 이루게 하는 동력이자 시작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