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대한민국이 지난해보다 7계단 하락한 27위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IMD가 지난해 통계와 올해 3~5월 사이의 설문조사를 반영해 발표한 세계경쟁력연감(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IMD는 매년 69개국을 대상으로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주요 영역과 20개 부문, 337개 항목을 종합 평가한다.
이번 순위 하락의 주된 요인은 '기업 효율성'의 급격한 저하다. 이 부문에서 한국은 지난해 23위였으나 올해는 44위로 무려 21계단이나 떨어졌다. 생산성과 노동시장 유연성, 금융시스템, 기업 운영 방식, 조직 문화 등 대부분 세부 항목이 부진했다.
특히 대기업 경쟁력은 41위에서 57위로,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은 17위에서 52위로 급락했다.
'인프라' 항목에서도 순위는 11위에서 21위로 10계단 하락했다. 기본 인프라뿐 아니라 기술, 과학, 보건 및 환경, 교육 부문까지 고르게 낮은 평가를 받았다. 도시 인프라 운영, 물류 효율성, 디지털 인재 확보력, 사이버 보안 능력 등에서 경쟁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경제 성과'와 '정부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개선됐다. 경제 성과는 11위로 전년보다 5계단 올랐으며, 국제 무역과 투자, 물가 안정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만 고정자본 증가율과 청년 실업률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정부 효율성은 31위로 8계단 상승했다. 조세 정책과 제도적 기반에서 평가가 개선됐으며, 개인소득세 및 법인세 관련 지표가 각각 43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여건 관련 평가는 악화됐다. 지난해 말 계엄 논란 등 정치 리스크가 기업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스위스는 이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년보다 한 계단 올랐고, 지난해 1위였던 싱가포르는 2위로 내려왔다. 3위는 홍콩이 차지했다.
한국은 아시아 주요국인 대만(6위), 중국(16위)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고, 일본은 35위에 머물렀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서는 캐나다(11위), 미국(13위), 독일(19위) 등이 한국보다 상위권에 올랐다. 영국은 29위, 프랑스 32위, 이탈리아는 43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