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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성남시의회는 무소불위 권한?] 성남 백현지구 개발사업 잇따른 성남시의회 상정 지연, 투자신뢰 상실 등 변수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성남 백현지구 개발사업이 지난 3월 임시회에서도 의회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다음회기로 넘어갔다. 해당 건은 지난 1월23일 제225회 성남시의회 임시회에서 자정을 4분 남겨두고, 박영애 경제환경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의 정회 선언에 따라 자동산회돼 논의가 다음 회기로 넘겨진 바 있다. 본 기사는 지난 3월호 <성남 백현지구 개발 갈등, "시의회가 무슨 권리로 막나"> 후속취재를 바탕으로 정리됐다.


경기도 성남시는 지난 2014년 백현지구를 주거·상업복합단지 용도로 변경하고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 전
시산업발전심의위원회에서 백현유원지 전시컨벤션시설 건립계획 심의 절차를 완료했다. 해당 사업은 성남시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토지를 현물 출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순조로워 보이던 과정이 성남시의회에 발목이 잡히면서 이 사업은 현재 답보상태에 이르고 있다.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자유한국당 시의원 전원이 ‘백현지구 개발사업’에 대해 이해부족을 이유로 상정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달 7일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 상임위 회의가 열리는 현장에서 지역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1월과 마찬가지로 지역민 30여명이 와 있었다. 지역민들은 이날도 “도대체 이게 몇 년째냐”면서 “(시의회에서)통과를 안 시키려고 온갖 빌미를 갖다 되더니 이제는 의원들이 바뀌었으니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라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남시청 관계자도 회의장 앞을 지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상임위가 예정된 시간을 넘기면서 열리지 않자 지역주민들에게 상황을 성명하는 등 애를 태우는 모습이었다.


산회되면서 차수변경조차 못해


이날 회의의 화두는 백현지구 개발사업 건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백현지구 개발사업 안건을 상정해서 이번 회기에서는 꼭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1월과 마찬가지로 해당 건에 대해 이해부족을 이유로 안건 상정을 막아섰다.


권락용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지난 회기에 현물출자에 관해서 내용을 제대로 보고 받지 못했다고 해서 연기됐다. 산회되면서 차수변경을 하지 못해 이번 회기에는 꼭 의사일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상정을 제안했다. 박호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도 “지난번에 설명을 들을 시간도 없이 산회가 됐는데 이번 회기에서는 그 안건을 다시 한 번 다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경제환경위원회에 보고를 안 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미 2015년 6월에 착수보고를 했었고, 2015년 10월에는 중간보고를 마쳤다. 또 2016년 4월에는 최종보고까지 했다. 물론 상임위의 의원들이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의원이 바뀔 때마다 새로 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억지주장을 하게 되면 도대체 진행되는 사업이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재호 자유한국당 시의원은 “집행부서에서 3년에 걸쳐서 준비할 만큼 내용이 방대하고 중요한데 우리 위원회에서 설명회 한번 듣고 그 자리에서 가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며 “집행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위원회에 와서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려고 하는 그런 노력이 전혀 없다. 교섭단체 차원에서 따로 일정을 요구해 모레(3월 9일) 오후 2시에 용역업체를 불러서 소속 의원들과 따로 설명회를 갖는 일정을 잡았다”며 날을 세웠다.


당에 따라 입장 다른 성남시의회 의원들


이날 임시회에서 백현지구 개발사업 안건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과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의 설전으로 평행선을 달리며 한 시간 가량 이어졌다. 정종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전 회기에서 의원들에게 해당 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긴 시간을 담당자들이 대기했지만 그들에게 설명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면서 “자기들(자유한국당 시의원)이 정말로 이 사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자 한다면 지금껏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담당자들도 항시 대기 중이었다. 그런데도 설명을 들을 생각조차도 하지 않다가 의회 마지막 날에 설명을 듣겠다고 주장하는 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해당 안건을 상정하지 않으려는 구실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호 자유한국당 시의원은 “그렇게 중요하고 시급하고 꼭 처리해야 되는 사안 같으면 담당부서에서도 시의회에 찾아와 정식으로 일정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결국 우리 위원들이 살펴볼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박했다.


권락용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우리 위원회에 올라온 안건은 해당 사업에 대해 사업성 여부나 제반사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현물출자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라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전문가의 요청을 받아서 자문도 받고, 이미 정부로부터 심의도 통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열린 임시회에서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한 시간 가량 치열한 논쟁을 벌였지만 결국 협의 점을 찾지 못했고, 3월9일(목) 오후 2시에 잡혀있던 설명회를 오전부터 진행하자는 데 잠정 협의를 봤다.


3년간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노력…그러나


이후 열린 3월9일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를 대상으로한 백현지구 개발건과 관련한 설명회는 오전 10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안에서는 간간히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후 10일 열린 성남시의회 본회의에서 김윤정 자유한국당 시의원의 자유발언을 시작으로 백현지구 개발사업 안건은 또다시 논란이 됐다. 김윤정 의원은 “백현유원지 부지의 MICE산업단지에 대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MICE 산업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 산업이 성남에서는 ‘황금알’을 낳을 수는 없는 분야이며, 집행부와 의회는 더 많은 고민과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컨벤션센터 주변의 관광 인프라 및 사전·사후 관광상품 개발이 미흡해 행사 이외의 추가적인 부가가치 창출에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Meeting 및 Convention 참가자의 지출이 주로 회의등록비와 숙박비에 집중돼 오락, 문화, 운동 관련 지출은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락용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타 지자체는 대규모 부지까지 제공하면서도 유치하려는 산업이 마이스 산업이다. 해당 상업은 수요가 있어서 되는 사업이 아니고, 공급을 해야 수요가 따라오는 굉장히 독특한 시장이고 사업이다. 코엑스, 벡스코, 킨텍스, 엑스코, 김대중센터 등 전국의 센터들이 만들자 수요가 늘어났고 현재 2차 증축을 하고 있다. 판교테크노벨리만 해도 우리 성남시 상황에서는 수요는 너무도 뻔하다. 그러나 실제로 드러나는 결과는 확연히 다르지 않나. 이 부분을 간과하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장 안에서는 간간히 목소리가 높아졌다 낮아지기를 반복하며 각 당의 시의원들 간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다음 회기로 넘겨졌다.


잇따른 성남시의회 상정 지연에 따른 투자 신뢰 상실 등 변수


지난 3년간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노력해온 논의와 심의가 지방자치단체 기초단체 시의원들의 시간 끌기로 답보상태에 머물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사가 백현지구 개발사업을 위해 추진해오던 해외 투자유치가 성남 시의회의 현물출자 안건 지연으로 인해 불투명해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해외 투자자에게 정확한 사업일정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재 그러질 못해서 투자유치 협상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해외 투자유치는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정치적 논리를 떠나서 지역 모두가 한마음이 돼야 추진할 수 있다”면서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도시건설위원회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사안인데 경제환경위원회가 나서서 예산낭비가 없는 해당 사업 건에 대해 타당성 논의를 이유로 의결을 지연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지난해 12월15일 현대중공업과 통합 R&D센터를 신축하고 연구인력 5천여 명을 입주시킨다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체결한 상태다. 3월 10일 성남시의회 본회의장 ▲ 만일, 성남시의 현물출자가 늦어질 경우 대기업 유치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리적인 결과 도출이 우선


“백현지구 개발사업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 이익에 얼마나 부합하는 지입니다. 이와 같은 판단기준을 통해 과연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후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봐요.”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한 교수는 이와 같이 말했다. 이와 비슷한 연구용역에 여러 차례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 이 교수는 “해당 사업은 성남시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토지를 출자하게 되면 도시개발공사가 자본금을 조달하고 개발하는 것으로 성남시로선 돈을 들이지 않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조건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위치라든가 여러 가지 면에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사업이 추진되면 성남지역의 경제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조속한 심의와 의결이 필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경기 성남시 분당구갑)의원은 “백현지구 개발사업은 연구용역 결과에서 이미 고용유발 3만5천명과 생산유발 5조1천505억원 등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사업”이라며 지역경제 전반의 활성화와 지속발전의 차원에서 볼 때 성남시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해당 안건이 시의회에서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 의원은 “이 사업에 대한 심의가 성남시의회에서 지체될수록 지역발전과 경제 활성화가 늦춰지고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며 “조속한 심의와 의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해당사업의 타당성조사와 마이스
산업육성 연구용역은 성남시의회의 승인을 받아서 이미 완료된 사업”으로 “지난해 7월말 산업통상자원부의 건립 심의를 통과했다. 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가 이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요구를 할 수는 있겠지만 백현 MICE사업 추진이 지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현재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해 있는 많은 기업들이 행사와 전시사업을 추진하려면 서울, 일산 또는 타 지역을 찾아가야 하는 게 지금의 실정”이라며 “판교테크노밸리에 인접한 백현지구에 MICE산업이 자리 잡는다면 IT, 콘텐츠, 게임, 의료(헬스케어) 관련 사업의 전시회, 박람회 및 토론회를 개최하면 판교테크노밸리가 완결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입주기업들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기업의 사업 확장성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업인 출신인 김 의원은 백현지구 개발사업은 지역특화산업 전문 전시컨벤션과 창조경제를 선순환하는 인프라 구축으로 고부가가치형 복합단지로써 판교테크노밸리가 업그레이드하는 유효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0년 가까이 개발을 놓고 논란을 가져온 백현지구 개발사업은 이번에도 순조롭지는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관련자들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 기업 등과 연관성을 높여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국내 대기업이 입주하기 위해 MOU까지 체결하고 해외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상황에서 시의원들의 주장이 과연 설득력을 가질지 지켜봐야겠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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