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현장고발M


성남시 대장동 개발 성공, 어디에 달렸나

교통 연계와 주변 시와의 협력 꼭 필요

성남시는 작년 5월 대장동과 제1공단을 결합한 도시개발사업을 고시하고 본격적인 개발 계획에 착수했다. 10년간에 걸쳐 지지부진 해온 대장동 개발을 성남시가 직접 추진하면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본지에서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하여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와 대장동 주민(주민추진위와 토지주추진위)들의 의견을 들었다. 또 전문가를 통해 이 지역개발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지와 개발 후 사업성에 대해 짚어봤다.


대장동 개발의 첫 절차로 볼 수 있는 주민의견 청취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올해 1월6일까지 진행됐다. 주민 의견청취는 공동주택이나 연립, 단독주택, 도시지원 시설 등 위치나 각 개발계획의 전반적인 것을 발표하고 이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었다. 이자리에서 주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빨리 개발을 해 달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적절한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대장동 주민들은 토지를 소유한 사람과 빌라를 가진 두 부류인데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는 최대한 빨리 추진해 지역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유한기 본부장은 “앞으로 성남시가 수립한 개발계획에 따라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면서 “신규투자사업 및 출자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다음에 조사한 내용을 시의회
에 상정하여 의결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의회 승인을 얻으면 공고를 내서 사업자를 모집하고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인 개발을 추진하는데 오는 4월 안에 끝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장동 개발은 토지주와 빌라주민들이 각각 서로 선호하는 방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애초 주민들은 민간공동방식을 원했지만 오랜 기간이 지나다 보니까 일부 소유주는 시행자 쪽으로 넘어간 상태다. 이렇게 되면 소유주들이 시행자와 같이 사업하는 모양새가 되어 이익금이 지역주민들한테 가는 게 아니라 시행자한테 가는 꼴이 되는 만큼 수용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여 개발이익을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왜 성남시가 나서는가?


대장동 개발을 민간시행사가 아닌 공사가 나서서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초기 토지 등 소유자가 민간 시행을 위하여 민간시행사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금까지 수령하였으나, 장기화된 부동산 및 건설경기의 침체로 민간개발 또한 쉽지 않게 되면서 사업이 장기간 정체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민간 시행사역시 법적분쟁과 금융사에 대한 이자지급문제 등으로 사업수행 능력이 떨어져 대장동 사업 자체를 추진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 이후 성남시가 토지주들과 공동으로 조합을 구성하여 환지방식으로 사업추진을 모색하였으나 토지 소유자들과 민간 시행사간의 토지 매매계약 체결로 인하여 공공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불가능했다. 이에 성남시는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공이 직접 개입하는 사업방식인 사용 또는 수용 방식을 채택했다.


어떻게 추진되나?


이 지역은 판교에 인접한 지역인 만큼 위치적으로 좋은 지역이다. 부동산 업자 입장에서 본다면 판교의 마지막 노른자위라고 말할 수 있다. 공사는 이 지역을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주거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해 중소아파트들을 지어서 국가시책에 부응하면서 좋은 택지, 또는 주거지역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여기에 살던 기존 주민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 9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지역이다 보니 자금규모도 굉장히 커 1조원이 넘는 사업자금이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사는 그만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민간사업자(금융기관 등)를 공모를 통해서 선정할 예정이다.


공모를 낼 때 지침사항이라든가 자격에 대해 나열하고 거기에 대한 점수를 주게 되는데, 가령 컨소시엄들이 응모를 하게 되면 심의위원회에서 채점을 하고 평가를 하여 선정한다. 그런 후 선정된 컨소시엄은 공사와 함께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SPC의 컨소시엄들은 대부분 금융사들로 이 SPC가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렇게 구성된 금융사들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 금융기관들이 공동으로 프로젝트 자체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고, 상환은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하는 간접금융기법)로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공사는 2018년도까지 토지분양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2016년도에 공사를 착수하여 2018년 택지조성을 완료하여 분양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분양은 2018년부터 택지를 매입한 시공사에서 진행되어 2020년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 사업비 1조원 넘어


이 지역을 개발하는 데 드는 총사업비는 대략적으로 1조 947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가운데 토지 보상비가 7천300억원 정도이고 토지 조성비가 970억원 정도이다. 공사관계자는 “총사업비는 현재의 도시계획을 근거로 뽑아본 것으로 정확한 토지보상은 감정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정밀감정은 주민이 한 것과 민간사업자가 한 것, 이 두 개를 가지고 평가를 하는데 나중에 민간사업자가 선정되고 실시계획이 나오면 양쪽의 감정을 받아본 뒤에 최종 평가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의 개발은 성남시가 수용방식의 도시개발사업 계획에 대하여 공람을 실시함으로써 민간주도로 환지방식의 개발을 추진하던 민간시행업자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지지부진했던 대장동개발에 물꼬가 트여 10여 년간 지속되었던 주민들의 재산적, 정신적 피해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 역시 그간 민간 시행업자들에 의해 주민들 간의 편 가르기가 되어있는 상황이 정리되는 것 같아 안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공영개발을 통해 난개발이 되지 않고 정연한 신도시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과, 공영개발로 환수된 수익금으로 장기간 방치돼온 수정구 신흥동 제1공단 지역(5만 평방미터 규모)을 쾌적한 공원으로 조성하여 제공한다는 점이 성남시의 균형발전에도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수용방식 찬성하는 주민들


대장동에는 현재 80여 세대가 살고 있다. 2005년 처음 빌라가 지어질 때 들어와 살고 있다는 박영준(60세)씨는 “10여 년 째 살고 있는데 그동안 개발이 된다고 하면서 질질 끌어오다 보니 여기 사는 주민들의 생활이 말이 아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씨는 “우리는 수용방식으로 빨리 개발해서 생활이라도 편하게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며 “가장 힘든 것은 물 사용과 난방인데 요즘 같은 겨울은 그야말로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28일 열린 대장동거주민추진위에는 7명이 모여 이 지역개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김말염 추진위원장은 “현재 대장동은 물도 없고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다 보니 그 불편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 주민들은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철분이 많아서 지하수를 뽑아서 올리게 되면 황색물이라 설거지를 하는 물조차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처음에 가구 수가 적을 때는 그나마 이 물을 생활수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빌라가 들어서고 세대가 늘어나면서 이조차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성남시에 수도설치를 해달라 고 꾸준히 요구했지만 시에서는 여기가 개발예정이라 시설을 해놓으면 언제 또 파헤칠지 모르니까 못해준다고 했다. 공용부지로 해서 지하수를 연결하는 게 아니라 민간 땅을 통해서 들어 와야 하니까 그 땅을 수용해서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거다. 우리 역시 우리 편하자고 시의 예산을 낭비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개발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이 지역을 빨리 개발해 달라는 것은 기본적인 생활만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대장동 인근까지는 대형수도관이 들어와 있는 상태이다. 성남시가 대장동개발을 감안해 수도 시설을 설치해 놓은 것인데 문제는 대장동 거주민들이 이 수도관을 사용하려면 마을까지 수도관을 연결하는 공사를 자부담으로 해야 한다. 지난해 주민들은 물이라도 쓰기 위해 하천 뚝 위로 관을 설치했다고 한다. 그것도 윗마을까지는 돈이 많이 들어서 아랫마을까지만 연결했다는 것. 그러나
겨울이 되면 관이 얼어버려서 이나마도 있으나 마나 하다고 말한다. 추진위는 “시에 요청해서 소방차를 통해 물을 공급받기는 하는데 세대 수가 많아 소방차 하나에 물을 실어와 봐야 며칠 가지 못한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빨래를 낚시터에서 하고 아는 지인의 집에 가서 해오기도 한다. 먹는 물은 생수를 사서 해결하고 있다. 구역상으로 도시 인근이지 여긴 외딴섬이나 다름없다. 제발 빨리 개발해서 주민들이 물이라도 마음 놓고 사용해봤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난방은 전기장판으로 해결


현재 대장동에는 도시가스도 들어와 있지 않아 주민들은 LPG로 난방을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집집마다 전기장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진위는 “여긴 아무리 잘 지은 집도 들어 가면 전기장판이 다 깔려 있다”며 “금방 개발될 줄 알고 들어와 살았는데 10년이 다 되어 가도록 개발이 지연되다 보니 나이든 사람들도 힘들지만 젊은 사람들은 아이들 교육문제로 더욱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 놓았다. 애초 이 지역은 LH공사가 개발을 한다고 했는데 개발이 차일 피일 미뤄지는 과정에서 민간업체들이 들어와 지역민들을 부추겼다. 또 돈을 많이 준다는 말에 상당수의 토지주들은 민간 시행사에 땅을 팔았다.


추진위는 “민간시행을 하기 위해서는 거주민의 몇 %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건을 채우기 위해 시행사는 주민들로부터 빌라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투기를 목적으로 들어왔던 거주민들은 빌라를 팔고 나가버렸다. 현재 여기에 남아 있는 주민들은 정착을 위해 들어온 사람이다. 며칠 전 시장님께서 여길 와서 수용방식으로 개발을 하는데 최소한 성남시가 51%이상 지분을 가지고 추진 할 거라고 했다. 그동안은 성남
시가 도시공사를 설립하고 시의회와 충돌이 생기면서 세월이 지나갔는데 이제 시장님의 개발의지가 워낙에 강해서 빠르게 추진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민으로 구성된 추진위가 바라는 것은 세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수용방식으로 빨리 개발을 해서 최소한 생활이라도 편리해졌으면 하는 것, 두 번째는 적절한 보상을 해줘서 손해를 안 보게 해줬으면 하는 것, 세 번째는 이주자대책을 잘 세워서 불편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추진위는 “우리는 무조건 보상을 많이 해달라는 게 아니다. 다른 데처럼 적절한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용방식 받아들일 수 없다는 토지주들


한편, 토지주들로 구성된 추진위는 성남시의 수용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월29일 용인 수지구 동천동의 한 식당에 모인 추진위(8명이며 대부분 같은 문중)는 “대장동은 토착민들의 땅이 넓다. 그중에서도 우리 문중 땅이 9만평인데 LH공사에서 설계를 하면서 약 5만여평을 개발한다고 했다. 대장동을 개발하려면 우리 문중산을 깎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대부분이 임야인데 거기에는 선조들이 모셔져 있다. 여기를 개발하게 되면 우리는 선조들을 모두 이장해야 하는데 임야는 일반 대지에 비해 평당 6~7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문중 임야 20만평 중 5만 여 평만 들어가게 되면 나머지 15만여 평은 세금만 내고 그냥 버리는 땅이 된다. 우리는 LH가 개발지구지정을 했을 때부터 민간사업으로 개발한다는 서명운동을 받아 성남시에다 신청했다. 그런데 LH공사가 먼저 사업시행신청을 하면서 우리가 낸 서류가 반려됐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LH공사가 개발을 중단한 이후 민간사업자로 개발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거주민들과 토지주들의 입장차가 첨예해 어떠한 결론도 내지 못하고 시간만 끌어 오고 있었다. 거주민들은 수용방식으로 빨리 개발해 주길 바라는 데 반해 토지주들은 자신들이 직접 시행사를 설립하여 직접 개발을 하는 환지방식을 주장했다. 토지주들이 환지방식을 주장하고 나선 배경에는 민간시행사에다 토지를 매각한 것이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다. 애초 대장동에 들어와 개발을 진행했던 시행사가 3번이나 바뀌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모 시행사와 계약을 하고 토지금액에 대한 10%를 미리 받은 것이다. 토지주들이 매각한 땅은 토지주 전체 면적의 80%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주 추진위는 “전체를 30만 평이라고 볼 때 20만평은 이미 계약을 했다. 계약금도 이미 받아서 써버렸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다만 토지주 추진위는 “민간시행사가 계약을 해 놓고도 도시개발이 늦어지다 보니까 거주하는 사람들이 빨리 개발해 달라고 성남시에 요구하면서 개발공사가 나선 것 같다. 그러나 개발구역 내에는 토지가 자산가치도 크고 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토지주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대장동을 개발하기로 했던 시행사가 대출을 받았던 저축은행이 부도가 나면서 성남시 입장에서는 직접 나서서 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지난해 1월초 이재명 시장이 대장동 원주민을 위해서 절대로 손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개발방식은 수용방식과 혼용방식, 그리고 환지방식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꾸준히 환지방식을 주장해왔다. 그런데도 우리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수용방식을 해도 좋은데 실거래가격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KB국민은행 박합수 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10년간 지지부진 했던 대장동 지역이 공영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숨통이 트이는 것 같습니다. 대장동 개발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바람직한지 말씀해 주세요.


"도시개발방식은 크게 수용방식과 환지방식이 있습니다. 수용방식은 땅을 수용해 공개적으로 매입하는 것인데 전체 땅에 대해 적절한 토지보상 가격을 주고 토지를 확보해서 거기에 도시계획을 하는 절차라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사업 속도가 빠를 수 있고 일관되게 단지 내 계획이나 입주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시행사의 계획에 의해 추진될 수 있어 추진력이 있을 수 있는 사업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환지방식은 1천평의 땅을 수용했다고 한다면 다시 땅을 되돌려 줘야 하는 방식인데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리의 땅을 되돌려 주는 게 아니라 전체 구역 내에서 1천평을 수용하고 감보해서 개발 전에 비해 40%정도의 면적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입니다. 가령 1천평을 가지고 있던 토지주라면 개발 후 6백평만 받게 되는 것이죠."


"환지방식은 계획을 짜서 필지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기간이 필요로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토지정리 구획을 한 다음에 땅을 배분하는 절차까지 가야하기 때문인데요. 또 개발을 한 후에도 땅만 부여되기 때문에 건물을 짓는 일을 각자가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만약에 환지방식으로 개발을 하게 된다면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의도한 사업추진이 늦어질 수밖에 없고 개발이 일관성 있게 한꺼번에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용방식이 일관된 계획이 가능하고 사업성도 높일 수 있어 전체적인 사업의 속도 면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죠. 그런 만큼 대부분의 도시개발사업은 수용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현재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택지개발 사업은 대체로 수용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자면 보금자리주택이나 이런 게 대부분 수용방식인데요. 강남구에 있는 구룡마을도 서울시는 환지방식을 주장했지만 강남구청이 수용방식을 주장해 결국은 강남방식대로 가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입니다."


Q. 보상은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그린벨트지역의 경우, 경제위기 이전과 이후로 대략적으로 나눈다면 경제위기 이전에는 그린벨트 보상을 적게는 1.8배에서 2배 정도까지도 공시지가를 평가를 해줬습니다. 가령 공시지가가 평당 100만원이라고 한다면 보상가가 평당 180만원에서 200만원정도 쳐 준 것이죠.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 하남 미사지구부터는 LH공사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30%정도를 깎았습니다. 가령 100만원짜리 땅이라면 130~140만원 정도에 보상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러다 보니 까 그린벨트 지주들이 종전보다 보상가가 낮아 굉장히 반발했습니다. 대장동 역시 마찬가지로 사업성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수용가격이라는 게 결국 토지매입가격이나 마찬가지인데 토지가격을 얼마나 싸게 하느냐에 따라 분양가와 연결이 되는 만큼 공사에서는 땅을 싸게 매입해야 한다는 명분이 있습니다. 결국 땅을 가진 지주와 사업자는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대장동은 그린벨트가 많은 지역이라 대략적으로 1.3~2배 정도에서 접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린벨트가 아닌 일반대지의 경우 2배 정도의 평가를 받게 될 것 같고요."


Q. 토지주 등 이해관계자에게도 이익이 되고 지역개발측면에서도 유익해야 될 텐데요.


"대장동의 보상가는 우선적으로 감정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감정평가는 지주가 추천하는 평가법인 한곳과 사업자가 추천하는 2곳의 평가법인이 평가한 후 평균을 내서 분양가를 측정하게 됩니다. 물론 평가는 나름대로 객관화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그 부분이 사업성공의 관건이 될 테니까요. 그게 원활하게 된다면 수용방식은 상당히 속도를 높일 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장동 거주민들이 이주만 제대로 하게 된다면 바로 토지정리가 되고 토지조성 이 가능해지니까요. 사업성(아파트를 짓거나 건물을 짓는 것)은 분당의 배후지인데다 판교 남쪽에 있어서 입지적으로 평가를 좋게 받을 것 같습니다."


 "이 지역은 고속도로 접근성이 아주 좋습니다. 애초 여기는 LH공사에서 고급타운을 만들겠다고 했었는데 개발공사가 개입하면서 고급이 아닌 일반으로 낮아졌죠. 성남시의 입장에서는 재개발을 해야 하는 주거지역이 많다 보니 순환임대주택을 넣으려고 할 것입니다. 판교의 경우도 순환임대를 넣어서 성남이 재개발을 할 때 이주자들이 잠깐 임대주택에 살다가 재개발이 끝나면 들어가게 하고 다시 다른 곳이 재개발을
하면 이주해 살다가 입주하게 하는 순환임대주택인데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발공사에서는 그런 순환임대주택을 넣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식으로 가게 되면 결국 고급주거단지로서의 역량은 떨어진다고 봅니다. 보금자리주택지구는 대략 40%가 임대아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장동 역시 유사한 수준으로 된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자면 강남의 세곡지구라든가 내곡보금자리주택, 지금 개발하고 있는 성남고등지구 이런 지역과 비슷한 형태의 보금자리주택인데요. 이렇게 개발이 된다면 대장동은 입지가 좋다고 보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임대나 보금자리의 경우 지하철과의 연결성이 있어야만 서민들 생활이 편리하기 때문이죠. 대장동은 개발이 완료된 후 인근지역의 지하철역과 연계를 잘 한다면 자연환경은 상당히 쾌적할 것으로 보입니다."


Q. 판교 밸리가 실리콘 밸리처럼 성장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보는지요. 특히 규제와 행정지원과 관련해 말씀해주십시오.


"성남이나 판교 등이 개발되면 엄청난 배후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관점은 교육이 될 텐데요. 현재 판교 테크노밸리 IT기업 근무자들이 배후 주거를 선택할 때 임대료가 비싼 판교보다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분당 쪽이나 용인, 광주를 선호해 분당의 인기가 올라갔습니다. 분당이 판교 때문에 가격이 떨어졌는데 다시 판교에 있는 6만명이라는 인구 때문에 가격이 올라간 것이죠. 대장동이 이런 역할을 하려면 교육이나 교통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임대가 40%정도 들어간다면 보금자리 주택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지 않을 우려가 있습니다."


"이 경우 주변에 혁신학교가 있냐 없냐에 따라 관건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식으로 교육에 대한 인프라가 구축이 되면 판교테크노벨리 입주자들이 유입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서 밝혔다시피 성남시에서 해야 할 일은 대중교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이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시스템을 잘 정비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신혼부부든 일반인이든 주거를 선택할 때 가장 우선시 하는 게 교통입니다. 교통과 교육은 늘 비등한 정도로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부분입니다."


Q.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개발 정책과 방식에 대해 평소 느낀 점과 개선점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또 광역단체와 중앙정부와의 이견, 혹은 지방자치단체 간의 갈등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은데 바람직한 방안이 있다면 견해를 밝혀 주십시오.


"지자체의 경우 자기 시 위주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그런 식으로 개발계획을 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어떤 도시가 건설될 때는 광역화된 연관성이나 도로가 굉장히 필요하고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대장동만 해도 개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성남시와 용인시인데 지자체들의 경우 협의가 잘 안 됩니다. 도로도 마찬가지고요. 인접 지자체간 서로 협의가 안 되다 보니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각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의 대표적인 문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장동 역시 분당하고만 연결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용인시와도 생활구역이 같은 만큼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대장동은 수지와의 연계성이 더 깊어질 수 있는 지역으로 광역적인 면에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의 관점으로만 보고 도시계획을 세우다 보면 그런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나타날 겁니다. 이를 위해 당연히 경기도와의 협의도 중요합니다. 경기도시공사와 인접시인 용인시, 광주시 등 연계된 행정구역 간에 협의를 해야만 합니다. 위례신도시만 해도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 등 3개 행정시 군이 들어가 있습니다.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3개 행정시구가 다 들어간 적이 없었어요. 앞으로 위례신도시가 완성되고 나면 굉장한 딜레마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누가 도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거냐는 건데요. 도시개발을 하기 전에 합의를 해서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위례시를 만들려고 LH공사가 나서서 조정을 했지만 누구도 양보를 안 해서 이런 결과나 나온 것입니다. 그게 우리 땅인데 다른 지역에 왜 내줘야 하냐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위례신도시는 만들어졌지만 주소는 서울시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 하남시 이렇게 3개의 행정구역이 들어간 겁니다. 위례신도시는 4만4천 가구가 들어갈 예정인데 3등분해서 임대아파트를 빼고 나면 만 가구씩을 나눈 것입니다. 위례신도시에서는 앞으로 각자 관할권을 행사하는 만큼 부작용이 나올 개연성이 있습니다. 경찰서 관할 다르고 교육관할도 다르고 그런 식으로 하다보면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이죠."


Q. 정부가 지난 1월18일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잇따른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왜 경제 전체에 온기가 돌지 않고 있는지요.


"투자활성화대책은 나름대로 경제전체에 온기를 불어 넣겠다는 건데 나름대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런 게 가시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발표한다고 해서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그걸 구체화시켜서 실행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가능하면 그 과정을 최단기간으로 줄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투자활성화를 하는데 부동산 개발 위주로 선정했다며 지금이 토건시대냐고 반발을 불러오는 논리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이미 스스로가 토건시대에서 발전하지 못한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건물을 하나 짓는다고 해서 토건시대라고 매도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죠. 건물이 하나 지어지면 온갖 산업이 모두 집적됩니다. 그만큼 대형 빌딩을 하나 짓게 되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활성화와 연관이 됩니다. 제2롯데월드가 세워지면 단순히 롯데월드가 장사하는 그런 이익을 떠나서 거기에는 엄청난 취업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거기에 납품하려는 수요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만큼 관련 산업들이 얼마나 많이 관여되고 산업이 활성화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규제 완화하고 탄력적 정책 필요


박합수 팀장은 새해 부동산시장에 대해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규제란, 종합부동산세, 개발 부담금, 비사업용 토지(부재지주토지), 재건축에 대한 규제 등이라며 이들 규제는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 만들어진 것인 만큼 부동산시장이 침체한 지금으로선 맞지 않는 옷을 아직 입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규제를 못 버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다시 올라가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는데 이런 발상을 과감하게 벗고 침체기에는 침체기에 맞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부양책을 쓰면 좋겠지만 거기까지는 요구하지 않으니 규제만 하지 말고 제로로 놔두라는 얘기다. 정책이란 때에 맞게 써야지,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옛날 정책을 그대로 두지 말라는 의미다. 그는 “이렇게만 돼도 부동산 시장 측면에서는 거래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어 전반적으로 왜곡된 시장이 펴질 것으로 본다. 만약에 가격이 상승했다고 한다면 땅 가격이 올라간 지역에 대해서는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든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하든 대응하면 되고 어느 지역의 아파트가격이 올라간다면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하는 식으로 대응을 해서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5







관련기사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정부 “의대 정원 확대는 불변”... 의협 차기회장 “대정부 강경투쟁”
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차기 협회장을 중심으로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 정상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확충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의사들은 갈등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달라"고 말하며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해주고 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데. 그런 가운데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200명이 현장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전공의 등이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의정 간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지만,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꾸려진 의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