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식물이 싹을 틔우는 봄이 오면, 어린 시절 ‘달래 양념장’으로 밥을 비벼 먹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나이 들면 옛날 기억이 더 생생해진다더니 지금 내가 딱 그런가 보다. 일기를 쓰다 보면, 어제 아침 일은 가물거리는데 반세기가 훨씬 넘은 오래된 어린 시절로 돌 아가면, 다만 한 조각의 추억이라도 동영상을 틀어 놓은 듯 선명하다. 보리밭의 봄 달래와 ‘달래 양념간장’, 그리고 무밥 봄의 전령사라는 달래는 요즘 시설 재배나 노지(露地) 재배로 연간 1,700여 톤이 사시사철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으니까 봄나물이라 부르기 민망하지만, 돌이켜 보자면 이것만큼 농촌의 봄을 앞당겨주는 나물은 없었던 듯하다. 겨울이 막바지 버티기를 할 즈음, 어린 나는 골바람이 강한 동네 어귀의 보리밭 길을 향해 손수 만든 방패연을 들고 뛰어갔다. 방패연은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라 연줄을 팽팽하게 당겨 잉잉 우는소리를 낸다. 줄이 끊어질까 겁먹은 나는 보리밭이랑 사이를 요리조리 건너뛰면서 줄의 강도를 조종하는 묘기를 부리며, 한바탕 바람과 싸운 뒤 연줄을 되감는다. 그때 문득 뭔가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 살펴보니, 보리밭 사이 흙이 드러난 땅에 비단실처럼 가늘고 긴
국내 현대·기아차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중심점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제작사 3개가 있지만 점유율 등 주도권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약 80% 이상을 석권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은 국내 경제의 중심점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해외시장에서 내연기관차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까지 주도권 보다는 ‘패스트팔로어’ 스타일의 빠른 추격자 신분이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한 영업이익률 극대화보다는 많은 판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 등 유지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한번 사용해도 괜찮다는 이미지는 주지만 충성 고객을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차의 득세가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내연기관차의 종식이 빨라지고 있다. 모든 글로벌 제작사들이 전기차 제작에 모든 것을 걸고 미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아직은 글로벌 시장 8,000만 대 수준에서 전기차는 1,000만 대도 되지 않는 시장이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수년 내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게 된다. 현대 아이오닉5 현대·기아차도 마찬가지로 전기차에 사활을
코로나19 유행 이후 집콕족을 중심으로 음식이나 식재료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맞춤형 키트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도 밀키트, 호떡믹스 등 홈메이드 상품과 1인 가족을 겨냥해 누구나 쉽게 수제 고추장을 만들 수 있는 ‘고추장 키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의 트렌드가 긴 시간 동안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그 현상을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게 되면 그것이 문화로 고착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제는 누구나 무엇이든지 만드는 것이 트렌드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하여 직접 나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보고 공유하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 맞추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을 위하여 개별 맞춤형 키트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속도의 경제가 만들어 낸 “빨리빨리” 문화가 문화적 고착화를 이루는 데 성공하였지만, 지나친 편리함과 속도 위주의 경쟁에 지친 사람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여 그에 반대되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는데, 이것이 바로 개별 맞춤형 키트 제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키트 제품은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으로, 엄밀하게는 반제품 상태의 제
최근 북한은 한국의 정권 이양기에 탄도미사일 화성-15 호(북한은 17호?)를 발사하는 등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대선 기간 우리는 사드 추가배치에 따른 전략적이고 전술적인 유불리한 점과 북한의 단거리 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우리의 대응 능력에 대해 사드를 추가로 사들려야 한다는 논리, 우리 기술로 상층방어체계인 L-SAM를 국산화해서 배치해야 방산산업도 발전하고 국내 무기체계 기술도 발전된다는 주장이 각각의 논리가 대립되어 왔다. 그러나 국가의 방위산업은 1~2년 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전문가들의 연구와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 및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또 무엇보다는 국가 지도자의 의지가 확고 해야만이 국가의 무기체계를 확고히 정착시킬 수 있다. 하나의 무기체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방산 연구개발(이하 R&D) 에 대한 정책이 아주 중요하다. 새로운 정부의 한국방위산업에 거는 기대 및 우려와 함께 민간기술을 활용해 성공한 신 속시범 사업에 대한 사례를 소개할까 한다. 국가차원 역량결집과 고급인력 관리 요구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성장 과정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지난 1960년대 미군원기→ 1970년대 모방기→ 1980
근로자가 업무로 인하여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하게 된 경우를 업무상 재해 즉, 산재라고 칭한다. 산재사고를 당한 근로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 승인 및 산재급여를 청구할 수 있고, 재해의 정도에 따라 요양급여·휴업급여·장해급여·간병급여·유족급여 등을 수령할 수 있다. 그런데 근로자가 산재급여의 수령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보상이나 배상을 요구하면서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근로자가 생각했을 때 자신이 산재의 피해를 입게 된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고 보이거나, 산재보험 급여만으로는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다툼이 시작된다. 이번호에서는 산재사고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부담하게 될 법적 책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M이코노미 매거진 4월호) 사용자 배상 책임 1) 사용자 책임의 근거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 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 만약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게 되어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 파종이 어려운 우크라이나 들녘, 겨울 밀 선물(先物)가격 올려 한반도의 2.7배, 전 국토의 70%가 인산·인·암모니아 등의 천연비료 성분으로 구성된 전 세계 흑토의 28%를 가진 우크라이나. 2020년 기준으로 밀 수확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8%인 2,400만 톤이다. 이 가운데 1,800만 톤, 그러니까 생산량의 4분의 3을 수출한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에 이어 밀수출 세계 5위, 해바라기씨유는 세계 1위 수출국이다. 고등학교 지리 시간에 달달 외웠던 세계적인 곡창지대가 이 나라다. 하지만 이 나라는 1223년 몽골의 지배를 받기 시작해서 소비에트로부터 독립한 1991년까지 무려 780년간 자기 땅의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해 보지 못한 불행한 역사를 가졌다. 2008년 WTO에 가입해 본격적인 농업 국가로의 도약을 시도하려 했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부농의 꿈은 고사하고, 전쟁 통에 당장 겨울 밀 파종 시기까지 놓치고 있다. 농민도 농토를 버리고 싸우러 나갔고, 러시아의 장갑차와 탱크가 헤집고 다니는 휑한 넓은 들판에는 씨뿌리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씨뿌리지 않은 농토가 많으면 많을수록 곡물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가격
지난달 10일~13일까지 디지털패션위크뉴욕(이하, DFWNY) 1부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디지털패션 운동의 선두에 서 있는 패션 및 테크 업계 디자이너와 패션테크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DFWNY는 클래식 뉴욕패션위크의 디지털에디션과는 다른, 패션테크행사로서 방문객들이 새로운 디지털 경험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과 물리적이고 디지털이벤트가 혼합된 형태로 열렸다. DFWNY에 참석하고자 하는 방문자들은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완벽한 3D 환경기반 가상플랫폼인 브이게더(V-Gather)와 22명의 디지털디자이너들이 메타버스패션 쇼를 주최하는 또 다른 가상공간인 Queendom.io을 통해 서로 다른 두 개의 플랫폼을 통해 연결됐다. 아쉽게도 행사 당일 디지털의류를 호스팅하는 GPU서버 부족으로 창작물 발표가 24일로 연기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DFWNY는 개발자들이 영역을 넓히는 메타버스로 혁신 작업을 선보였으며,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최신 기술을 활용해 창의적인 비전을 실현하거나 고객과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있었다. DFWNY에서는 업계 전문가들과 패널 토론에서 새로운 세대의 디지털 디자이너
시장은 급속한 환경변화에 따라 제품 및 서비스의 수명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더욱 거세진 경쟁 속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개발한 신제품 혹은 서비스가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은 감소하고 있다. 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이내 다른 경쟁 제품 때문에 성공적인 출시전략을 그대로 시장점유율로 전환시키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외부환경 변화가 빠르고 복잡한 상황에서는 아주 기본적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핵심 항목을 도출해 간단하고 명쾌한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시환경 분석 방법인 PEST분석은 사업화 추진 분야의 해당산업을 둘러싼 거시환경 영향요인을 추출해 기업의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기회 및 위협요인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PEST분석이란? 주요 거시환경 영역은 정치적 환경(Political environment), 경제적 환경(Economical environment), 사회문화적 환경(Social-culture environment) 기술적 환경(Technological environment)으로 구성된다. 이 네 가지 영역의 첫 글자를 따서 PEST분석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생태적 환경(Ecological environment)을 더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초박빙이었다. 그 만큼 새 대통령은 둘로 갈라진 국민을 '국민통합'이라는 대명제를 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통해 국정 운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정리하고 세밀한 정책을 세울 것으로 판단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심을 두어야 할 분야가 '미래 모빌리티' 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지난 130여 년의 내연기관차 역사가 전기차 등으로 바뀌면서 일자리가 축소되거나 다양성이 많이 확대되었다. 그만큼 급변하는 미래 요소를 대비할 수 있는 조직 개편은 핵심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국가 경제를 이끄는 초석이라 할 정도로 부품업 등 광범위한 특성과 종사인원 등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대선이 진행되는 동안 필자는 각종 공약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칼럼 등을 통해 언급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자동차청'이나 '자동차산업청'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동차 분야의 환경으 빠르게 변하면서 확대되고 모빌리티로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국토교통부'를 크게 개편하는 작업일 수도 있다. 이전 '건설교통부'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박정희 대통령부터 우선적으로 경부고속도로
지난 3년간 자동차 산업 현안 중의 하나가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분야 진출 문제일 것이다. 그간 수십 번의 세미나와 정책연구는 물론이고 양측이 모여 현안을 논의한 상생협력위원회 좌장을 본 필자로서는 더욱 아쉬우면서도 문제가 크다고 본다. 9년 전 중고차 분야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이라는 제도 하에서 3년에 걸쳐 두 번이나 연장됐다. 그러나 관련 제도가 일몰이 되면서 중고차 분야에 대한 제한조건이 없어졌다. 그러다 직후 생계업 지정이라는 제도가 중소벤처기업부에 생기면서 중고차 단체는 생계업 지정 신청을 했고, 주무부서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심의위원회 회부를 하지 않고 있어 지난 3년 간 허송세월한 상태이다. ※ M이코노미 매거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중기부, 3년 간 지체시킨 책임 커 생계업 지정 당시 관련 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는 수개월 이상 실태조사를 통해 생계업 지 정에 대한 부적합 판정을 내리면서 관련 보고서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한 상태다. 중소벤처기업부라는 새로운 조직이 생기기 전만 해도 동반위에서 모든 관련 사안을 결정했으나, 새로운 조직이 생기면서 동반위에서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최종 중기부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주
협상은 둘 이상의 행위자가 상호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대화와 타협을 하거나 의견을 교환하는 협력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인게임은 영어 이름의 첫 글자인 PD(Prisoner’s Dilemma)게임으로도 불리는데, 현실 세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딜레마 상황을 설정하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행위자가 자신들에게 보다 큰 이익을 주는 전략을 선택하지 못하고, 더 작은 이익을 주는 전략을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를 설명하는 게임이다. 수인게임이란? 범죄를 공모한 협의를 받고 수감된 두 명(A와 B)이 수사 중인 경찰로부터 다음과 같은 제안 을 받게 되었다고 과정해 보자. 제안 내용은 두 명에게 자신들이 공범이라는 것을 고백할 경우 각각 5년 형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둘 중에서 한 명은 고백을 하고 다른 한 명은 부인 할 경우 고백한 한 명은 석방되겠지만, 고백하지 않은 다른 한 명은 10년 형을 받게 된다. 만약 두 명이 모두 부인하게 되면 각각 3년 형을 받게 된다. 단,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방에 격리 수감되어 서로 협력을 할 수 없도록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명의 수감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전략이 각각 무엇인지를 설 명하는 것이 수인게임
비대면 경제가 산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의 신규 사업화 추진 아이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원동력과 그것을 통해 신규시장진출을 위한 새로운 사업화 기회를 포착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앞선 상황적 변화의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트렌드가 긴 시간 동안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그 현상을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게 되면 그것이 문화로 고착화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고착화는 지속된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일원화된 사고방식으로 인해, 그 문화에 소속된 사람들로 하여금 특유의 피로감을 유발시키게 된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그에 반대되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유행이 돌고 도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모디슈머 활용한 레시피 마케팅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만의 독특한 레시피로 라면을 만들어 먹는다. 그 레시피라는 것이 기껏해야 파나 계란을 넣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두 종류의 라면을 섞어서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나름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 매운 맛 라면과 치즈 맛 라면을 섞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