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첨가물은 이제 생과일, 채소, 육류를 제외하고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우리 식탁 가까이에 자리 잡았다. 옛날에는 쌀과 누룩만 가지고 만들었던 청주, 막걸리, 동동주에도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고 아주 기초적인 조미료인 설탕과 소금도 가공해서 쓰는 시대이다. 식품 첨가물은 피하면 좋겠지만 피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이제는 알고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식품 첨가물 중에서 우선 기본적인 조미료 소금과 설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소금은 크게 4 가지로 나누어진다. 정제염, 천일염, 재제염, 자연해염이다. 일반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정제염이나 천일염일 것이다. 정제염은 가공식품 포장의 뒷면 첨가물 표시를 보면 가장 많이 표기 되어있다.
정제염은 전기와 여과장치를 이용하여 염화나트륨 성분만으로 만들어진 소금을 말한다. 염화나트륨 이외에 다른 성분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짠맛이 매우 강하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정제염을 쓰고 있다. 일본도 대부분 정제염을 쓴다. 정제염의 가장 큰 장점은 깨끗함이다. 바닷물을 정제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불순물이 제거 되기 때문이다.
천일염은 암염 또는 수입염이라고도 한다.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중국에서 주로 생산하는 소금이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당겨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서 만든다. 바닷물을 모아 두었다가 증발을 반복하고 함수창고를 거친 뒤 염도를 높여서 소금을 얻는다. 이 방식은 일제시대 때 전파되었기 때문에 왜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제염에 비해 여러 종류의 미네랄이 남아있기 때문에 짠맛이 덜하고 쓴맛이 난다. 소금은 각종의 미네랄이 많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짠맛이 덜하다.
재제염은 수입한 천일염을 바닷물에 녹여서 다시 결정화시킨 소금이다. 시중에서 꽃소금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 재제염이다. 쉽게 말해 수입한 천일염을 염전에 풀어서 전통 방식으로 증발시켜 얻은 소금이다. 바닷물이 아닌 수입염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불순물이 많고 풍미가 떨어진다. 때로는 가공하는 과정에서 염화마그네슘 등을 첨가한다. 재생가공염의 원료가 되는 천일염은 대부분 값이 싼 저급품들이다. 그래서 염화마그네슘이나 염화칼슘과 같은 성분들을 집어 넣게 되는 것인데 이것은 자연적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첨가한 물질들의 출저가 불분명한 것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자연해염은 바닷물을 직접 길어 올려 수분을 증발시켜 얻은 것이다. 옛날부터 사용해온 전통 소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에 좋은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어서 질이 가장 좋은 소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미네랄이 가장 풍부한 자연해염이 가장 좋은 소금이라서 많이 쓰면 좋을 것 같지만 장단점이 있다. 물론 몸에 좋은 미네랄이 많은 것은 자연해염이지만 짠맛과 동시에 여러 가지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식 본연의 맛을 해칠 수가 있다. 반면 정제염은 미네랄은 없지만 짠맛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식 본연의 맛을 가장 쉽게 낼 수 있다. 그리고 환경오염이 심한 요즘에는 자연에서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서 무조건 깨끗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순물을 걸러낸 정제염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것도 고려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설탕
소금보다 더 어려운 것은 설탕이다. 식품 표기 뒷면에 보면 액상과당, 정백당, 설탕 등부터 시작해서 단당류, 다당류까지 생각하려면 도대체 어떤 단맛이 몸에 좋을지 고르려면 머리가 아프다. 단당류, 다당류 등을 설명하려면 너무 복잡하니까 ‘설탕이 더 나은가, 꿀이 더 나은가’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액상과당이라는 식품 첨가물은 아마도 우리가 가장 많이 들어봤을 것이 아닐까 싶다. 액상과당은 영어로 ‘High fructose corn syrup’ 이라고 한다. 50년 전 미국의 한 식품연구소에서 옥수수에 들어있는 액상과당을 발견했다. 어렵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옥수수전분을 가공시켜서 포도당액과 포도당을 이성질화 시킨 과당의 혼합물이다.
설탕보다 가격이 싸고 더 달고,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액체 상태이면 설탕처럼 따로 녹여도 되지 않기 때문에 작업이 편하다) 식품 업계에서는 큰 환영을 받았다. 코카콜라는 1980년부터 설탕 대신 액상과당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펩시콜라도 액상과당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주스, 이온음료뿐만 아니라 간장에도 들어가 있고 두유와 약국에서 파는 피로회복제 등에도 들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물에다가 액상과당만 타면 너무 달아서 못 먹는다. 하지만 레몬향 등 각종 첨가물을 조금 더 첨가하면 그 첨가물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서 너무 달아서 못 먹었던 것도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액상과당은 소화 흡수되면 혈당치를 빠르게 올린다. 설탕도 마찬가지이지만 액상과당이 더 빠르게 올린다. 그리고 식욕중추신경의 혼란을 야기시켜서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배부름을 잘 느끼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체중을 증가하게 하고 인슐린의 기능을 떨어뜨려서 대사증후군을 일으키고 간 손상, 뇌기능 저하, 충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결정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에서 포도당을 뺀 과당 성분만 결정화환 것이다. 과일에 주로 존재하는 천연식품 소재로 부드러운 단맛을 낸다. 액상과당에 비해 GI수치도 낮고 혈당도 천천히 올리고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 단 맛을 낼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 때문에 액상과당 대신 결정과당을 사용하라고 권장하고 있지만 결정과당도 결국 당의 한 종류일 뿐이다. 액상과당보다 낫다는 것이지 그 자체로 좋다는 것은 아니다.
향미증진제
그러나 실제로 MSG를 넣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화학조미료들을 넣는다. 대표적인 것이 구아닐산이나트륨, 글리신, 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 사카린, 산류, 아스파탐, 이노신산이나트륨, 코하크산 등이 있다. 이 외에도 MSG를 대체할 수 있는 화학조미료 등은 엄청 많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이제 ‘MSG = 화학조미료’ 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식품 보존료식품
보존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한 식품의 부패,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넣는 첨가물로, 쉽게 음식에 넣는 방부제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식품 보존료에 주로 사용되는 것은 소르빈산, 안식향산, 프로피온산, 데히드로초산, 파라옥시안식향산이다.
소르빈산은 햄, 소시지, 어포 등에 사용한다. 안식향산은 과일음료, 탄산음료에 사용하고 프로피온산은 빵, 케이크에 주로 이용한다. 그리고 데히드로초산은 치즈, 버터, 마가린 등에 이용하고 파라옥시안식향산은 간장, 식소, 소스 등에 이용한다.
소르빈산의 문제점은 육류의 단백질과 결합하면 발암물질을 만들어내고, 발색제의 일종인 아질산나트륨과 반응하게 되면 중추신경마비, 출혈성 위염, 염색체 이상, 눈과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식품 보존료들도 소르빈산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같은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첨가물의 이면
최근에 나온 책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에 따르면 첨가물 없이도 가공식품은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가격이 껑충 뛸 뿐이다. 또한 미네랄, 비타민은 첨가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첨가물 사용을 금지한다면 비타민 첨가 등을 못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첨가물이 비만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것도 황당하다고 주장한다. 첨가물은 대부분 작은 분자이기 때문에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없고 알레르기는 천연 단백질이나 복합 다당이 많은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식품 첨가물을 무작정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생활과는 뗄 수 없기 때문에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스스로 많이 먹지 않고 가려 먹는 절충안을 찾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Me
(M이코노미매거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