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수주한 총 6척의 원해경비함 중 첫 번째 함정을 성공적으로 진수하며 K-해양방산의 위상을 다시금 입증했다.
HD현대중공업은 11일 울산 본사에서 2,400톤급 ‘라자 술라이만(RAJAH SULAYMAN)함’의 진수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진수한 초계함 ‘디에고 실랑’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이뤄진 필리핀 수출 함정의 진수다.
진수식에는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 합참의장을 비롯해 마리아 테레사 디존 데 베가 주한 필리핀대사, 에드윈 아마다르 해군참모차장, 어구스토 가이테 국방부 방산기술개발 차관보 등 필리핀 고위 관계자들과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진수된 ‘라자 술라이만함’은 길이 94미터, 폭 14미터 규모로, 순항속도는 약 15노트(28km/h), 최대 항속거리는 약 5,500해리(10,186km)에 달한다. 이 함정에는 76mm 주포, 30mm 부포, 기만기 발사체계, 탐색용 레이더, 전자광학추적 장비 등 최신 무기체계가 탑재됐다.
함정 명칭은 16세기 외세의 침입에 맞서 마닐라를 수호한 필리핀의 영웅 ‘라자 술라이만’에서 유래했다.
진수 후 시운전과 마무리 작업 등을 거쳐, 해당 함정은 오는 2026년 3월 필리핀 해군에 공식 인도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나머지 5척의 원해경비함도 계획에 맞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방침이다.
앞서 필리핀은 해군 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 6척(2022년) 등 총 10척을 발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는 “첫 번째 원해경비함을 성공적으로 진수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필리핀 군 현대화에 기여하는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필리핀 합참의장 로미오 브라우너는 “이번 진수는 양국 간 협력의 상징적인 결과”라며 “특히 필리핀 독립기념일에 맞춰 해양 안보 역량 강화를 다짐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서 6,500톤급 대양 작전용 수출형 호위함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포르투갈 해군과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