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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북한강변에 음악카페 여는 가수 한혜진

허스키한 목소리와 도회적 이미지로 한때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가수 한혜진. 그녀의 목소리는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가슴 속에 서서히 녹아들면서 90년대를 이끌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그녀가 히트시킨 노래는 ‘사랑이 뭐길래(1990)’, ‘갈색추억(1993)’, ‘서울의 밤(1999)’, ‘너는 내 남자(2003)’ 등 내놓은 노래마다 인기를 끌며 그녀를 스타덤에 올려 놓았다. 그녀를 만났다.


연예계에 데뷔해 26여 년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는 가수 한혜진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북한강변의 양지바른 언덕길에는 그녀만큼이나 화려한 봄꽃들이 아름다운 봄을 노래하고 있었다.

 

2년 정도 본격적으로 쉬는 시간을 가진 것 같다는 그녀는 오랜 만의 긴 휴식에서 받은 에너지 때문인지 여전히 활기찼다.


“아침이면 일어나 집 뒤에 난 산길을 조용히 걸어요. 산길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꽃들과 초록이 너무 아름다워요.”


그녀와의 인사는 자연스럽게 봄꽃으로 이어졌다. 거실에 앉으면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이 펼쳐진 그녀의 힐링하우스에는 이날도 여럿이 함께 하고 있었다.


“아는 언니들이에요. 제가 워낙에 사람을 좋아하니까 매일 사람들이 찾아와요. 어제도 두 팀 왔다 갔고 오늘도 벌써 두 팀이 왔고요. 제가 아주 맛있는 점심 대접할 테니 먹고 가요.”


예전부터 알았던 지인을 대하듯 그녀는 스스럼없이 하루의 일과를 내놓고 있었다. 사실 그녀는 방송출연만 뜸했지 요즘 아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 그녀를 담은 듯한 도도한 건물은 7월초면 오픈될 그녀의 음악카페다.


새로움을 담을 오픈형 카페


“가수라는 직업이 평생 음악을 하고 살아야 하지만 나이도 들고 하면 무대에 서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렇다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가만히 살 수도 없고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처럼 저 또한 연예인으로 마냥 살수는 없다고 생각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남편한테 작은 카페하나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당신이 꿈꾸는 공연장까지 만들어 줄 테니까 열심히 노래도 부르면서 운영해보라고.”


가수 한혜진. 그녀가 구상하고 있는 카페는 기존의 정형화된 그런 카페가 아니라 다양성을 추구하는 오픈형 무대를 갖춘 편안한 카페이다. 정해진 패턴에 따라 손님들이 찾아오는 그런 카페가 아니라 누구든 들어와 함께 노래 부르고 즐기는 그런 무대. 거기다 욕심을 더 내본다면 매일 매일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그래서 오늘 왔던 이들이 내일이 궁금해서 다시 오게 되는 그런 카페이다.


“이런 거 있잖아요. 오늘은 발라드가수가 나와서 감미로운 음악을 주었다면 내일은 락(rock) 가수가 와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단방에 날려버리게 하는 그런 무대를 만드는 거죠. 나이가 드니까 저는 국악도 좋더라고요. 국악은 듣다보면 가슴 한 쪽에 있던 고민 같은 게 속 시원하게 해소되는 그런 매력이 있거든요. 때론 성악가가 와서 무대에 오른다면 너무 감사하고요. 야외무대에는 누구나 오를 수 있도록 오픈시키려고 해요. 친구들끼리 와서 야외무대에 올라 추억을 만들어도 좋고, 동아리들이 와서 즐겨도 좋죠. 크고 작고를 떠나서 야외무대의 매력은 함께 즐기면서 기분을 업시켜 주는 묘한 공감대를 갖게 하거든요. 어때요?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나요?”


한때 미사리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던 그녀는 자신이 직접 느꼈던 것들을 하나하나 표현하기 위해 매일 수정하며 공간을 꾸며 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음악카페를 생각할 때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가수가 되어 무대에 오르는 자신의 모습이란다.


늘 도시에 살았기 때문에 시골에 살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그녀는 어릴 때도 늘 시골보다는 불빛이 반짝거리는 곳에서 사는 걸 좋아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산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는 그녀는 이곳에서 얻는 에너지를 모두에게 힐링이 되는 삶을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앨범도 준비


많은 선배 가수들 중 유난히 가수 인순이 씨의 파워풀한 무대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성인가수지만 새로운 걸 많이 시도하는 가수다. 그녀가 가수 인순이씨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대에 서면 느껴지는 아우라(aura, 어떤 사람이나 장소에 서려 있는 독특한 기운) 때문이다. 이번에 그녀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음반은 우연찮게도 인순이씨가 쓴 곡이다.


“우연히 방송국에서 만나 안부를 묻길래 신곡 준비하고 있다고 했더니 그래? 내가 곡 하나 줄까? 맞을지 모르겠다.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정말로 며칠 후 연락이 와서 준비 다 됐으니 가지고 가라고 하는 겁니다. 노래요? 첫 느낌이 뭐랄까? 너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이 준 곡이라서 더 좋죠. 내용은 대충 사람은 다 아픔이 있다. 지난 과거는 다 벗어 던져라 이런 내용인데 어떻게 보면 내 얘기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리드미컬하고 파워풀 한 게 저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선배로부터 받을 노래는 인순이 씨의 가이드까지 받으면서 현재 녹음 중에 있다.
노래 색깔이 자신과 잘 맞을 수도 있지만 이번만큼은 인순이씨의 색깔 그대로를 흉내 내고 싶어서 느낌을 그대로 녹음해 준비하고 있다는 그녀는 노래를 부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자네, 트로트 해야 돼


가수 한혜진은 애초 KBS 11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유난히 심한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 배역을 맡기가 쉽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표준어가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대본만 읽으면 억양이 경상도말씨로 바뀌는 거예요. 거기다 목소리까지 허스키하다 보니 드라마에 출연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한 번에 탤런트 시험에 붙어서 장밋빛 인생을 생각했던 그녀의 삶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의욕만 꺾이는 그런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재즈피아노를 배우는 거였다.


"어린 마음에 피아노를 배워 놓으면 아무래도 배역이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학원에 갔는데 거기 계신분이 바이엘을 배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안 배웠다고 했더니 바이엘을 배우고 와야 재즈를 배울 수 있다는 겁니다. 기본이 안 되어 있으면 재즈를 배울 수 없다는 거예요. 그렇게 피아노교습소에서 퇴자를 맞고 돌아서려는데 한 분이 혹시 노래 해 본적이 있냐고 묻더라고요."

 

"노래를 좋아는 하는데 한 번도 불러본 적이 없다고 했더니 잠깐 노래를 불러보래요. 그때 제가 불렀던 노래가 이은하 선배님의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그분이 제 노래를 듣더니 이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왜 노래를 안 하냐고 하면서 굉장히 좋은 보이스를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저더러 꼭 노래 해보세요. 정말 제가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더라고요. 당시는 그 소리가 무슨 말인지도 몰랐죠."


다듬어지지 않는 노래실력으로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 본선에만 매번 올랐던 그녀에게 노래를 권유한 사람은 또 있었다.


"당시 KBS 악단장을 지내시던 분인데 저를 부르더니 ‘자네는 트로트를 해야 돼’그러시더라고요. 그분이 제게 준 노래가 ‘사랑이 뭐 길래’라는 노래에요. 그때 트로트는 무조건 꺾어야 했는데 전 트로트를 꺾지 않고 소화해내는 첫 가수가 된 거죠."

가수 한혜진에게 ‘가수’는 뭘까? 그녀는 망설임 없이 “살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팬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게 너무 좋고 너무 행복하다는 그녀. 연기는 배우들끼리 모여서 호흡하고 TV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지만 방송에 나가지 않고도 오픈된 무대에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게 가수의 매력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 그녀가 가진 끼는 여러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연예계로 보내졌다. 하지만 이를 못 마땅해 하던 아버지만큼은 늘 반대를 하셨다.


“탤런트 하다가 그만두고 가수를 한다고 하니까 더 반대하셨죠. ‘한 우물만 파야 하는데 다른 걸 하면 어떡하냐’고 하시면서요. 아마 당시 아버님께서 마음고생을 참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흑울금 먹으면서 건강 챙겨


그녀의 건강은 어쩌면 타고 났다. 근육질 몸 때문에 지인들은 늘 그녀가 운동에 빠져 살 거라고 생각한다.
“전 평소에 운동을 별로 안 해요. 가수 활동하면서 춤추는 게 다라고 봐야죠. 그런데 최근에는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서 매일 산책을 시작했어요. 아~참 꼭 챙겨 먹는 건강식품도 있어요. 흑울금이라는 건데, 선배 가수가 소개해서 먹기 시작했는데 한결 몸이 가볍고 기분도 상쾌한 것 같아요. 원래 화장하는 것을 싫어해서 특별한 날이 아니면 맨 얼굴로 지내는데 그걸 먹고 난 후 사람들이 저보고 피부가 좋아졌데요. 혈압이 오르락내리락 하던 갱년기 증상도 많이 없어진 것 같고요.”


그녀는 올해부터 재능기부를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지난 2010년까지는 여러 가지 나눔 운동을 전개해오다 바쁜 일정 때문에 중단했는데 다시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가수 박상민 씨랑은 식구처럼 지내는데 그분이 워낙 좋은 일을 많이 해요. 몇 년 전에 했던 생명 나눔 실천운동도 박상민 씨가 같이 하자고 했던 거고, 장기기증 운동도 마찬가지고요. 둘이서 장기기증 홍보대사도 했는데 항상 좋은 일에는 같이 다녔어요.”


올해부터는 디너쇼도 준비 중인데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쓸 생각이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재능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는 가수 한혜진. 5월의 햇살과 잘 어울리는 그녀의 삶 속에는 이성과 감성이 공존하고 있었다.


MeCONOMY Ma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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