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달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이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일家양득 캠페인’도 선포했다. 일은 덜하고 생산성을 높여 잘 먹고, 잘살자는 것이 계획과 선포의 취지일 것이다. 과연 이 둘은 양립할 수 있는 사안인가?
우리나라의 근로시간과 노동생산성 그리고 국가별행복지수, 자살률과 다양한 관광지표를 비교해 보았다. 한마디로 행복해 질 수 없는 수치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일家양득 캠페인’은 경제계는 물론 노동계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경제혁신의 실행주체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노동계가 제대로 조화를 이뤄야 가능하다.
생산성 향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함께 병행되어야 계획과 선포가 뜻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일家양득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장시간 근로개선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도 추진되어야 한다.
일중독은 치유 어려운 한국병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한국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의 하나가 일중독 아니던가? OECD국가 중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 2092시간으로 멕시코, 칠레 다음이다. 하지만 근로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9.95달러로 상위인 노르웨이(81.06달러), 룩셈부르크(77.60달러) 아일랜드(68.0달러)에 크게 뒤진다. 취업자 1인당 노동생산성도 룩셈부르크(12만4000), 노르웨이(11만5000), 아일랜드(10만5000)에 비하여 6만2000에 머물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진행한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일家양득 캠페인이 절실하다. 근로자 10명 중 4명(43.65)이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야근을 했다. 야근을 당연시하는 회사 문화(25.8%)와 근무시간 중 낮은 업무 효율(20.9%), 상사 눈치(9.4%) 등 한국의 기업문화가 야간의 주된 이유인 것으로 밝혀졌다. 불필요한 업무시간의 연장을 매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어, 2011년부터 전체 사업장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주 5일제 근무로 인하여 근로자의 휴가일 수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3명은 휴가를 절반도 쓰지 못했다. 상사 눈치(33.2%)와 업무 평가에 부정적 영향(21.9%)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는 연속적으로 쉴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근로자 10명 중 7명은 자기계발, 휴식 기회가 부족해 업무 효율성과 집중력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며, 기업 또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결단성 있는 의사결정과 근로자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생산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장시간의 근로를 강요하는 한국의 직장문화가 변해야 한다. 자기계발을 하고, 자아를 찾는 시간이 많을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이렇게 되면 행복지수도 자연스럽게 높아져 삶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다.
국가별 행복지수 세계 68위가 된 이유
관광지표를 수치상으로 보면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낮은 것이 의문이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는 1,485만 명 이었다. 2011년 통계로 자국민 해외송출이 19위이며, 관광 지출액은 2012년 16위에 올랐다.
내국인의 해외 출국인원과 관광 지출액을 보더라도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가별 행복지수가 세계 68위다.
이는 일을 많이 하기도하지만 일한 만큼의 휴가를 보내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단기간의 외유는 많지만 장기간의 휴가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최근 몇몇 기업체들이 스마트워크나 전직원휴가제 등을 도입해 기업문화를 바꾸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가별 관광경쟁력과 인기 목적지 국가 순위는 25위이다. 외국인 자국유치가 23위, 관광수입액 21위이다. 관광산업을 통한 일자리창출은 물론 내수 관광시장의 활성화가 가능함을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 각종통계로 본 한국의 자화상.
부문 |
1위 |
2위 |
3위 |
한국 |
연도 |
자국민 해외송출 |
독일 |
영국 |
미국 |
19위 |
2011 |
외국인 자국유치 |
프랑스 |
미국 |
중국 |
23위 |
2012 |
관광 수입액 |
미국 |
스페인 |
프랑스 |
21위 |
2012 |
관광 지출액 |
중국 |
독일 |
미국 |
16위 |
2012 |
인기 목적지 국가 |
프랑스 |
미국 |
중국 |
25위 |
2013 |
인기 목적지 도시 |
방콕 |
런던 |
파리 |
11위 |
2013 |
관광경쟁력 |
스위스 |
독일 |
오스트리아 |
25위 |
2013 |
OECD국가 자살률 |
일본 |
슬로베니아 |
폴란드 |
1위 |
2013 |
국가별행복지수(영국신경제재단) |
코스타리카 |
도미니카 |
자메이카 |
68위 |
2013 |
OECD국가 1인당연평균 근로시간(단위 : 시간) |
멕시코 (2317) |
칠레 (2102) |
미국 (1798) |
2092 |
2012 |
OECD국가 근로시간당 노동생산성(단 : 달러) |
노르웨이 (81.06) |
룩셈부르크 (77.60) |
아일랜드 (68.06) |
29.75 |
2011 |
OECD국가 취업자 1인당 노동생산성(단위 : 달러) |
룩셈부르크 (12만4000) |
노르웨이 (11만5000) |
아일랜드 (10만5000) |
6만 2000 |
2011 |
각종 통계가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자화상은 근로시간의 단축과 노동생산성의 향상 그리고 일과 가정의 시간배분 및 휴가제도의 정립이 정착되어야 국민들의 삶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이제는 새벽종을 울릴 것이 아니라 업무종료 종을 울려야 하지 않을까?
광운대학교 광운한림원 류기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