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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서울의 땅을 사라

서울은 인구 1000만 도시이면서 우리나라 수도이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임대사업을 한다면 서울에서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꼭 땅이 아니더라도 서울에 있는 빌라나 아파트, 상가 등 땅과 같은 지분의 개념을 사라는 얘기다. 현재 서울은 정체되어 있다.

 

외환위기 이후로 부동산 시장이 꺾였고, 그로 이해 부동산가치의 급락이 있었다. 정몽준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으로 촉발된 뉴타운은 해제되었고 재개발과 재건축은 답보상태에 있다.


박원순 시장은 뉴타운 출구전략을 시작했고 차기 시장으로 당선된다면 이 기조를 밀고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수주한 재개발, 재건축이 전무하다시피 한 이유는 이러한 분위기가 건설사에게도 별로 좋은 사업방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을 눈여겨보자. 일본의 신도시는 결론적으로 보면 도쿄 때문에 망쳤다. 도쿄의 도심재개발 성공으로 공급확대가 되었고 신도시 인구의 도쿄로 대이동 그리고 신도시의 몰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도쿄의 도심재개발은 어떻게 진행된 것인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2002년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당시 다른 총리들과는 달리 지방의원들의 도움이 없이 총리가 됐다. 이것이 도쿄 도심재개발의 핵심사항이다. 그 이유는 지방의원의 도움으로 총리가 되었다면 도쿄도심재개발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쿄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명제때문에 도쿄에 우리나라의 수도권 규제보다도 훨씬 심한 규제가 있었다. 우리는 수도권 공장규제를 할 때 공장만 못 짓게 하지만 도쿄는 공장 뿐 아니라 학교도 못 짓게 하고 심지어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것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주 강력한 국토균형발전법이 성장을 가로막았던 것이다. 이처럼 국토균형발전이 도쿄를 묶어놓게 되면 지방으로 내려가서 학교를 짓고 공장을 지어서 지방도 도쿄 못지않도록 발전시킨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어디 말처럼 호락호락한 일인가?


도쿄 규제가 심해지면서 기업들은 지방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임금이 싼 외국으로 가서 공장을 짓게 됐다. 우리만 해도 수도권에 공장을 지으면 서비스, 인프라와 고급인력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지만 지방으로 가면 서비스, 인프라와 고급인력은 못쓰면서 가격은 동일한 임금의 노동자들을 쓰기 때문에 장점이 전혀 없게 된다. 차라리 수도권에 공장을 못 지을 바에야 임금메리트라도 있는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편이 기업으로서는 이익이 된다.

 

고이즈미의 전략


물론 정치권이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방의 표를 얻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지방의원의 도움으로 총리가 되었다면 고이즈미는 지방의원들이 반대할 것이 뻔한 도쿄 도심재개발을 추진할 수 없는 것이다. 당시 국토균형발전에 대해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도쿄는 지방과 경쟁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경쟁관계는 세계적인 대도시와의 경쟁이다.” 그 때 세계적인 도시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파리 서부외곽에 지어진 상업용 업무도시)로 기업을 유치했었다. 런던 시장이 20층 이상의 업무용 건물을 재개발 하자는 정책을 주장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쿄가 도심재개발을 안하면 뉴욕은 물론 런던, 파리 등 다른 세계적인 대도시들에게 기업유치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세계적인 대도시경쟁에서 밀린 도쿄는 세계2류 도시로 전락할 것이 뻔했다. 그러니 도쿄의 도심재개발은 필연이라는 논리로 의원들과 국민을 설득해야 했다. 이렇게 도쿄의 도심재개발은 2002년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뉴타운, 재개발과는 다른 방식으로 재개발이 진행됐는데 우리나라의 재개발은 그냥 오래된 구옥이나 빌라 등이 밀집된 곳에 도시기본계획을 세우고 구역을 그려서 아파트를 올리는 것인데 반해, 도쿄의 도심재개발은 콤팩트시티(Compact City)를 표방했다.


즉 걷는 거리 내에서 100미터 이상의 초고층건물을 지어 직장, 주거, 쇼핑, 놀이 등이 모두 가능한 도시를 만들도록 한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코엑스와 같은 재개발을 택했던 것인데 대표적인 도시로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이 원조다. 그리고 그 콤팩트 시티는 도쿄의 역세권을 위주로 개발이 된다.

 

현재 록본기 힐즈를 비롯해 10개가 넘는 콤팩트 시티가 지어지고 있고 완성되었는데 이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도쿄 도심 내에 엄청난 주거공간의 확대가 일어나게 된다.
 
일본 신도시의 단점 따라가는 서울의 상황


일본신도시의 단점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애초부터 베드타운으로 건설되었다. 그래서 출퇴근시간이 많이 걸리고 교통비가 많이 들고 부부가 따로 살아야 하는 등등의 불편이 따른다. 반면 도쿄에 주거 공간 확대로 도쿄에서 사나 신도시에서 사나 임대료가 비슷해 교통비와 유류비 출퇴근 시간을 합치면 도쿄에서 사는 것이 유리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도쿄 도심내로 청장년층의 이동이 일어났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소비층인 청장년층이 도쿄로 이동하고 신도시에는 노년층만 남아 집값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다. 그러니 일본의 신도시가 노인천국, 가격하락, 슬럼화 등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 


일본 도쿄의 재개발, 재건축으로 촉발된 공급확대가 그 원인이다. 우리의 서울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유행이 지난 아이템으로 재개발, 재건축이 취급되어 공급확대는커녕 애물단지가 되고 있지만, 서울의 아파트 공급은 언젠가는 계속되어야 할 과제이다.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서울의 현 상황을 살펴보면, 2008년도 정점을 찍고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빠져있다. 이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전세제도가 흔들리게 됐다.


전세제도의 특징은 인플레이션을 기초로 해서 생겨난 것인데 예를 들어 매매가 1억짜리 아파트가 있으며 9천만 원이 전세가 된다. 1천만 원만 가지면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것이다. 만약 1년이 지나 1천만 원이 올랐다면 세금 빼고 1천만 원 투자해서 1천만 원을 번 게 된다. 그럼에도 2008년 이후 상황은 바뀌어서 매매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집을 가지고 있으면 투자원금 말고도 재산세, 수리비, 복비 등의 비용이 발생하고 화재나 천재지변 등 예측하기 힘든 피해도 생길 수 있고 매매가가 떨어지면 이러한 위험과 투자를 하고도 손해를 보는 현상이 벌어진다. 그러니 집주인들은 차라리 월세를 받으면서 위의 손해를 감수하는 경제적 최소한의 이익을 챙긴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세나 챙기려고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는다.

 

자신의 집에 거주하려는 사람 빼고 나머지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시세차익을 노린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고 아파트를 내놔도 팔리지 않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보다 오른 금액만큼 1000만 원 당 10만 원씩 반전세로 돌리거나 2억 이하의 아파트는 차라리 전세금 내주고 월세로 돌린다.


서울아파트가 월세나 반전세로 많이 바뀐 상태이다 보니 세입자는 아파트가 떨어졌다고 해서 아파트를 사봐야 다시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거나 오히려 전세를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전세와 매매가 사이에 갭(gap)이 있으니 그만큼 떨어져도 자신은 손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오를 것이라는 신호가 있고 사람이 몰려야 그 때 사려고 마음을 먹지 지금 같아서는 전세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울 임대차시장의 큰 변화


서울은 현재 전세물건은 줄어들고 월세물건은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전세가격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세입자들은 전세 아파트나 빌라가 없으니 월세 살면 되지만 어차피 시중금리보다 저리로 전세자금 대출을 정부에서 해주니 시중금리보다 고리로 월세 사는 것보다는 전세가 이익이다.


또 다른 세입자들은 전세가 없고 월세는 살기 싫으니 수도권으로 밀려난다. 그러다 보니 에 수도권 전세가까지 올라가고 있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갭(gap)이 별로 없어지는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이 도쿄처럼 공급확대가 이뤄진다면 그들은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만큼 서울의 재개발, 재건축은 공급확대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서울의 주거주택의 공급은 신도시처럼 빈 땅에 아파트 올리는 것이 아니므로 오래된 빌라단지나 저층의 아파트를 부수고 새로 짓는 재개발, 재건축이 필수인 만큼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추수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JD부동산경제연구소 / 소장 조던 / http://cafe.daum.net/jorda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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