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회사가 있고 되는 회사가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면 직원의 마인드에서 사장의 마인드로 갈아 탈 수 있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 가장 괴로웠을 때가 월요일 아침 팀장 회의할 때였습니다. 그 때 회사 사장은 월요일 아침 회의에 항상 팀장들을 모아놓고 지난주 실적을 놓고 아침 9시 반부터 12시까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회의가 시작되면 지난주 실적발표가 있었고 실적은 거의 매주 적자가 났었습니다. 흑자인 적이 거의 없었죠. 그러니 사장은 팀장들에게 실적이 나쁜 것에 대해 추궁을 했고 팀장들은 회의시간 내내 깨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장은 항상 새로운 작업이나 생각에 대해 얘기를 했고 팀장들은 항상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 된다고 곧바로 반박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장은 제발 얘기나 끝까지 들어보고 일단 실행을 해보겠다고 대답한 다음에 문제점을 얘기하면 안 되겠냐 되묻습니다.
그래도 팀장들은 반복적이고 기계적으로 예산이 부족하고,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고,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 때문에 안 된다는 별별 핑계를 다 대면서 불가능하다고 얘기합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팀장들이 거꾸로 사장에게 새로운 것을 하자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할 일인 것이지요.
회의가 끝나면 팀장은 물론 직원들도 불평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 내내 사장을 안주삼아 씹어댔고 항상 결론은 사장 나쁜 놈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저는 회의할 때 깨지니 괴로웠고 사장의 마음을 100퍼센트 알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했습니다. 사실 그 때 회사의 실적은 적자였고 사장이 심지어 현금서비스를 받아 직원 월급을 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사정을 사장이 직접 얘기해도 모든 직원들의 불평불만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안 되는 회사의 전형이었다고나 할까요?
마인드의 변화가 중요하다
그러나 저의 고민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렇게 실적이 안 좋고 사장과 직원들이 그 실적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니 조만간 회사가 없어지거나 대규모로 직원들을 자르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겠지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디어 회의에서 가장 아이디어를 많이 냈고 그에 대한 포상으로 외국출장도 여러 번 다녀올 정도였고, 책임 있는 자리로도 빨리 승진했습니다. 그러나 마인드는 항상 직원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후 회사를 다니면서 재테크에 대한 공부를 했고 투자도 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도 생겨서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스스로 나오게 됩니다. 나온 지 몇 개월 안 되어서 그 회사는 결국 직원들 대부분을 자르고 회사의 규모도 상당히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제가 회사를 나온 시간을 얼추 계산해보니 10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그동안 제게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외형적으로는 월급을 받는 사람에서 월급을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마인드의 변화였습니다. 누가 시키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 스스로 내가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내 일에 대해 남이 생각해주겠거니 생각하는 사람에서 내 일에 대해 내가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매사에 모든 일에 대해 직원의 마인드에서 사장의 마인드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우선 직원의 마인드부터 생각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사실 직장에 다닐 때는 일을 대충해도 월급이 나옵니다. 그러니 사장의 제안이 부담스럽습니다.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 그냥 하던 일, 익숙한 일을 해도 월급이 나오는데 새로운 일을 맡아서 한다는 것 자체가 신경 쓰입니다. 게다가 실패를 하면 욕은 욕대로 먹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힘듭니다. 그러니 사장이 내게 새로운 제안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너무 괴로운 일입니다. 직장을 다닐 때는 그냥 하던 일 깨지지 않고 월급이나 한 달 한 달 타내면서 하루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것이 직장생활을 편안히 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그래서 하루 종일 회사 컴퓨터로 인터넷 서핑이나 하면서 근무시간을 죽입니다. 퇴근시간이 죽어라 오지 않습니다.
사장의 지시를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안하거나 덜 하고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면서 힘든 일을 피해 나갑니다. 자신의 일만을 겨우 하면서 최소한의 월급 받을 명분을 만듭니다.
회사 사장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자는 말은 일을 더 시키기 위한 잔소리로 규정하고 무시 합니다. 매일같이 회사를 다니지만 내게 있어서 발전은 없습니다.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배우는 것도 아니고 월등한 실적을 올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냥 흘러가면서 세월을 죽이면서, 정년까지 혹은 다닐 수 있을 만큼 직장에서 버티는 것이 목표입니다.
직원의 마인드는 현재에 멈춰있다
이러한 직원의 마인드는 미래가 없습니다. 현재만 있을 뿐입니다.
당장 10년 후에 혹은 20년 후에 정년이 되어 내가 뭘 가지고 벌어먹고 살지에 대한 고민은 없습니다. 아니 당장 잘린다는 생각이나 회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안합니다. 그렇다면 대책 없이 그냥 다니지는 않겠죠. 천년만년 내가 늙어 죽을 때까지 회사는 다닐 수 있을 것이며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그러한 생각을 애써 무시합니다.
다음으로 사장의 마인드로 생각해보자면 이렇습니다.
항상 미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에 안주하는 사장은 망하게 되어있습니다. 현재 잘되고 있는 사업이 있어도 시장은 변하기 때문에 잘 나갈 때 위기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짜고 짜내서 직원들에게 얘기하면 반응은 항상 시큰둥하거나 반대하기 일쑤입니다.
자기처럼 회사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위해서 생각하는 직원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상이라도 주고 싶습니다. 아니 시킨 일이라도 제대로 하면 다행인데 직원 대부분이 업무시간에 인터넷 서핑이나 쇼핑하면서 매번 프로젝트의 납기일을 넘깁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잘못했다고 하지 않고 항상 핑계만을 댑니다.
일은 내 일이지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라도 그런 생각 안하면 직원들 중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회사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일하는 직원을 본적이 없습니다. 그런 일을 하는 직원이 있으면 승진도 시켜주고 월급도 올려주고 할 텐데 내 뜻대로 움직여주는 직원이 없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성공하려면 사장의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직장을 다닐 때도 사장의 마인드를 가져야 성공합니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이민규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책을 많이 쓰시는 교수님이니 대학원생 조교에게 교정을 맡깁니다. 조교 중 1%는 이렇습니다. 교정을 다 보았다고 하는데 가져온 것을 보면 엉망입니다. 심지어 맞춤법 틀린 것도 그대로입니다. 무엇을 교정보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조교에게는 다시는 교정을 맡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교 중 98%는 이렇습니다. 기본적인 맞춤법은 물론 출판사에 그대로 주어도 책으로 나올 정도로 교정을 보았습니다. 흠잡을 데 없이 잘 보기는 했는데 거기까지입니다. 신뢰는 가지만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1%가 핵심인 우리 인생
위의 두 경우를 제외한 1%가 핵심입니다. 그들은 98%의 조교처럼 완벽히 교정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포스트잇을 한 장 덧붙입니다. 거긴엔 OO텔레콤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은 조교에게 물어봅니다. 이것이 무엇이냐?
"교수님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50만 원 주고 휴대폰을 샀는데 고장이 나서 바꿔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어요. 그러고도 몇 번을 더 거절당했어요. 그래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자신의 벤츠600 승용차를 타고 그 OO텔레콤 본사 회전문으로 돌진해서 받아버렸어요.
사실 휴대폰 100만 원짜리도 안되는 것 때문에 벤츠600 수리비, 회전문 수리비 합쳐서 1억 원이 가까이 되는데 손해를 봤어요. 그런데 교수님 책 내용 중 순간을 참지 못하면 엄청난 재앙이 따른다는 이론에 이 예를 써보면 어떨까요?"
교수님은 조교의 포스트잇 하나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고 그 조교에게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업체나 학교에서 추천이 들어온다면 이 조교를 꼭 추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합니다.
인생은 나의 것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직원의 마인드를 가지는 것은 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한번 사는 인생 남을 위해 사는 인생입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지겹다고 힘들다고 생각합니다만 절대 빠져 나올 수 없습니다. 결국 어찌 어찌 버텨서 정년까지 근무했다고 치더라도 이런 사람은 사장이 되어선 안 됩니다. 마인드 자체가 직원의 마인드이니 내 일을 대신 누가 해주겠지 하는 생각뿐입니다. 식당을 차려도 음식은 주방장에게 맡기고 서빙은 홀 서빙에게 맡기고 자신은 뒷짐만 진 채 서있을 것입니다.
차별화는 생각도 못하고 본사에서 다 알아서 대주는 프랜차이즈 하다가 말아먹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사장의 마인드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 이러한 사장의 마인드를 가지면 윗사람이나 사장이 좋아합니다. 승진도 빠르고 월급도 같이 들어온 동기들보다 훨씬 많이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일에 대해 주도적으로 생각하니 내가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스스로의 비전을 찾으면 안정된 직장에서 나올 줄도 압니다. 이렇게 산다고 무조건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살면 내 인생만큼은 내가 주도적으로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할 때는 월요일이 제일 싫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말보다는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 제일 좋습니다.
조던(김장섭)
JD부동산 경제연구소소장
http://cafe.daum.net/jordan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