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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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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임대목적물의 손상 누가 책임져야 할까?

얼마전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일 즈음. 필자는 부산 재판 일정 덕분에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이었던 해운대를 방문했다.

영화제와 관련된 전시물을 잔뜩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방문했지만, 때마침 들이닥친 태풍 다나스로 인해 대부분이 철거된 상태였다. 강풍으로 인해 해운대 구청의 담 일부가 무너졌다는 소식까지 들었을 정도였으니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시설물을 철거했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태풍의 흔적들을 바라보며 문득 이와 같은 ‘천재지변으로 본인 소유 건물이 아닌 임대건축물이 손상된 경우에는 누가 수선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지’, ‘천재지변이 아니라 하더라도 임대건축물을 사용하면서 목적물에 손상이 생긴 경우에는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법률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은 의뢰인들이 궁금증을 갖는 임대목적물의 수선의무. 이것에 대해서 살펴보자.

임대인의 수선의무란?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건물주)은 임대차 목적물을 임차인(세입자)이 사용·수익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하는 의무(이하 ‘임대인의 수선의무’라고 한다)를 부담한다. 건물주가 임대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세입자가 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는 것을 방해받을 정도일 때 목적물을 수선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다.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지는 경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수선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임대 목적물의 손상의 정도 : 임대 목적물에 손상이 발생하였다고 해서 언제나 건물주가 수선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라도 세입자가 그것을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것이라면 건물주인은 수선을 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임대 목적물의 손상 정도가 건물주가 수선하지 아니하면 세입자가 계약에 의하여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다면 건물주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

■ 세입자가 특별한 용도로 임대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경우 :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는 임대차 계약 당시 예상할 수 있는 용도로 임대목적물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한다.

우리나라 법원은 임대차 계약 당시에는 세입자가 임대 목적물을 주점영업용으로 사용할 것을 명시하지 않아 건물주가 그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경우, 건물주인은 세입자의 특별한 용도인 주점영업을 위한 구조나 상태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 경우 건물주는 세입자가 주점 영업을 하는 데 필요한 수선을 해 줄 필요가 없다.

수선의무를 면제한다는 합의가 존재하는 경우 :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에서 수선의무를 면제한다는 특약이 존재한다고 해서 무조건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1) 수선의무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경우
면제되는 수선의무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경우에는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하므로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양 당사자 간에 임대인 수선의무를 면제하기 위해서는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여야 한다는 것을 유념하자.

2)수선의무의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수선의무를 면제하는 특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범위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건물주는 통상 생길 수 있는 파손의 수선 등 소규모의 수선에 한하여 수선의무를 면제받을 뿐이다.

수선의무 면제특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파손의 수리,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에 대한 대수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등과 같은 대규모의 수선은 여전히 건물주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다.

3)천재지변으로 인해 임대목적물이 손상된 경우는?
사실상 태풍 등의 천재지변으로 인해 임대목적물이 손상되는 것은 임대인이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 임대인에게 수선의무를 부담하게 하기 위해서는 임차인이 천재지변에 대비하여 임대 목적물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

태풍 다나스가 남부지방을 강타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세입자가 그것에 대비해 임대목적물에 안전조치를 하여야 건물주인에게 수선의무를 부담시킬 수 있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 수선의무 범위의 차이가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 법원은 제1, 2차 집중호우로 각각 임대목적물인 공장에 인접한 임야 일부가 붕괴되면서 밀려 내려온 토사류가 공장 벽체를 일부 파손하고 공장 내부까지 들어와 임차인 소유의 원자재, 기계 및 완제품이 훼손된 사안에 대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했다.

4) 맺으며…
본인 소유가 아닌 임대목적물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손상에 대한 법적 문제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각 사안에 따라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하는지, 부담한다면 그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달라지기 때문이다.

건물주가 수선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수선을 하지 않는다면 세입자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 차임의 전부 또는 일부 거절을 할 수 있고, 수선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임대목적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건물주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세입자가 임대목적물을 수선하고 사용하여야 하는 것이다. 임대목적물의 손상이 발생하였을 때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법률사무소 청금
김현정 변호사
faith67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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