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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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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도심 6만 호 공급 시그널...집값 안정 효과, ‘속도와 실행력’이 관건

단기 가격 억제보다 중장기 공급 신뢰 회복에 무게...핵심은 가시적 착공
전문가·서울시·정치권 온도차 속 “물량보다 실행력” 강조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도심에서 6만 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주택시장에 강한 공급 시그널을 던졌다. 다만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번 대책의 시장 영향은 단기적인 가격 억제보다는 중장기 공급 신뢰 회복에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통해 용산 국제업무지구, 캠프킴, 태릉CC, 서울의료원, 과천 경마장, 방첩사 등 서울·수도권 핵심 입지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급 부족 우려에 기댄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구조적인 주택 공급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 서울시, 정치권 등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 서울 핵심지 공급 확대에 ‘긍정적’…관건은 속도와 실행력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급 확대라는 정책 방향성 자체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대책은 ‘서울 도심 핵심지 공급’을 확대한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공급부족 우려에 기댄 투기적 가수요를 억제하고 구조적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해 집값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특히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태릉CC, 서울의료원, 과천 경마장, 방첩사 등 수요가 집중된 서울 핵심 입지의 유휴부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상급지 선호라는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책은 분양시장 수요자들의 기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줄어든 서울 민간 분양 물량에 실망했던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등 분양 대기 수요가 공공택지 공급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합리적인 분양가 역시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다만 시장 영향의 관건은 시간이다. 대부분의 공급 부지는 토지 정비와 인허가, 이해관계 조정, 재원 마련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책 발표 이후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에 이르기까지 통상 3~4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공급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 랩장은 “단기적으로는 공급 기대가 가격 상승을 억누를 수 있지만, 정책 효과를 유지하려면 가시적인 착공과 분양이 빠르게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속도전이 정책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방향은 공급 대책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핵심지 공급이 계획대로 추진돼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이 실제 시장에 나오면 주택 가격은 점진적인 안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반면 공급 속도가 제한된 상황에서 하반기 세금과 규제가 강화될 경우,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지만 거래도 위축되는 ‘경직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함 랩장은 “부동산 시장은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신뢰한다”면서 “공급으로 불안을 잠재우는 정책이 부디 효과를 이루길 바라면서 정책 발표 이후의 주택 공급 실행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정치권 ‘온도차’…시장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

 

정부와 함께 서울의 주택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는 이날 정부 발표 이후 다소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서울시는 입장문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서울시가 제시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배제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을 추진해왔다. 서울 주택공급의 90% 이상이 민간을 통해 공급됐고 지난해에도 전체 아파트 공급 물량 중 64%가 민간이 공급한 것이다.

 

10.15 대책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도 했다. 올해 이주가 예정된 사업장 43곳 중 39곳에서 정부의 과도한 대출규제로 이주비가 늘어나는 사업이 지연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서울시는 태릉CC에 대해 개발제한구역 면적에 비해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해 실요성을 확보하기 어럽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면서 “개발제한구역은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하되 주택공급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태릉CC 인근의 상계·중계 등 기존 노후 도심에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2만7000호 추가 공급이 가능한 만큼,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공급의 핵심인 규제 완하가 빠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무엇보다 시장 안정을 위한 핵심 해법인 규제 완화가 빠져 있다”면서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와 합리적인 규제 완화,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투트랙 전략만이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 등 관할 지자체와의 협업도 강조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충분한 협의 없이 물량부터 발표했다”면서 “가구 수조차 확정되지 않은 부지가 다수 포함돼 있고, 향후 물량 축소나 사업 지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시장의 시선은 ‘물량’보다 ‘신뢰’

 

정부는 시장 안정의 핵심을 ‘지속성’으로 보고 2월 이후에도 추가 공급 부지와 제도 개선을 개속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민간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3기 신도시 속도 제고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상반기 중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택 공급 방안을 구체화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대·분양 비중을 아직 확정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공급 유형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정부가 이번 물량을 ‘순차 착공’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일시에 쏟아내는 공급이 아니라, 연속적인 공급 흐름을 만들어 시장의 기대를 관리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도심 공급 대책의 시장 영향은 물량 그 자체보다 ‘공급이 실제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신뢰에 달려 있다. 정부가 예고한 추가 발표와 착공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주택시장의 과도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누그러뜨리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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