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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20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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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AI시대 지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우리나라 공간정보 기술은 전 세계 4위 정도 수준으로, 지금까지의 지도는 도로, 건물, 선형적인 요소들이 중심이었지다. 하지만 AI 시대 지도는 분명 달라지고 있다. 출입구에 대한 아이디, 건물 관리 번호, 주소 아이디, 시설 URL 같은 것들이 훨씬 더 중요해지면서 보여주는 지도가 아니라, AI가 행동하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지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자율주행기술 관련 산·학·연 간담회’에서 김태훈 한국측량협회 정책위원장은 "지도를 ‘보는’ AI를 VLM이라고 본다면, 지도를 ‘사용해서 행동하고 판단하는’ AI를 공간 지능이라고 표현한다. 우리 협회는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정밀 지도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그 변화에 맞춰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지도는 사람이 보는 정도의 지도인 휴먼 맵다였지만,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면 차와 AI가 쓰는 지도는 '머신 맵'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가 붙지 않으면 기술 개발 예산 확보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도시 분야도 스마트시티의 후속 개념으로 AI 시티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안종욱 대한공간정보학회 회장은 “자율주행을 도시 차원에서 보면, 기존의 도시 통합운영센터를 지능정보센터로 발전시키는 흐름이 중요하다. 자율차, UAM(도심항공교통), 실내 로봇 같은 다양한 기술들이 도시 단위에서 연계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어떤 자율차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할 때

 

구독형 서비스가 마치 엄청난 돈이 될 것처럼 포장돼 있는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준석 차세대통신사업단 단장은 "자율주행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쓰러졌다면, 자율주행차가 상태를 인지하고, 승객이 가야 할 병원으로 데려다 줄 수 있느냐"라고 반문한 뒤 "맞벌이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자율차, 그 과정에서 필요한 UI·UX와 서비스 환경, 이런 걸 고민하는 자율차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자율주행은 외부 상황만 중요한 게 아니라, 차 안에서 벌어지는 승객의 상태 등 내부 상황이 중요하다"며 "전문가들만 아는 자율차가 아닌, 우리 가족, 친지 등 일반 사람들이 ‘이건 내 삶에 꼭 필요하다’라고 느끼는 서비스 중심의 자율차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CES 등의 흐름에서 확인된 것은 자율주행이 E2E에서 VLA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E2E 방식이 환경에 바로 반응하는 방식이었다면, VLA는 사람처럼 정황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플래닝이나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영역을 다룬다. 그만큼 자동차 업계의 고민도 깊을 수 밖에 없다. 

 

이혁기 자동차 한국자동차연구원 본부장은 “알파마요 계열의 VLA 기반 기능을 자동차에 넣어서 상용화하기 위해선 AI를 감시하고 통제·검증하는 기존의 레거시 코드들이 반드시 같이 들어가야 한다"며 "법과 제도, 안전 규제, 인증 기준 등을 충족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검증·보안·안전 확보 기술들이 같이 연구되고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은 "올해 광주광역시에서 200대 규모의 실증이 나올 예정이다. 동일한 조건의 데이터셋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다만, 민간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E2E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단일 기업 차원에서 구축하는 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동일한 차량 플랫폼에서 동일한 센서 구성과 100대, 200대 수준의 대규모 실증 등 하나의 공통 데이터셋을 만들어서 제공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려면 결국 엄청난 GPU 자원이 필요하다. 광주에서 200대 차량으로 1년간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가정하면, 원천 데이터는 페타바이트 단위, 대략 100PB급까지 갈 수 있다. 이걸 가공해서 실제 E2E 학습용 데이터로 만든다면 수천 테라바이트 수준이 될 수 있다. 이 정도 규모의 데이터를 기업들이 2개월 이내에 학습하려면 GPU가 대략 200장 정도는 필요하게 된다.

 

민 실장은 "최근 과기부에서는 첨단 GPU 활용 지원 사업을 제안했고, 국토부도 자율주행 전용 AI 학습센터 구축에 대한 수요 조사하고 있다. 이런 시도를 통해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용 컴퓨팅 인프라를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휴먼 에러의 90% 줄일 수 있다...시작은 '안전'

 

자율주행의 핵심 메시지는 딱 하나 ‘안전’이다. ‘휴먼에러의 90%를 줄여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출발점이었다. 테슬라는 IT 기반에서 출발했다. 카메라 중심의 완전 블랙박스 방식인데, 기술적으로 보면 사람처럼 보고 판단한다. 최인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연구차장은 “안전 담당자의 입장에서 보면, 완전 블랙박스는 사고가 났을 때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를 설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레벨3, 레벨4를 쉽게 못 내놓고 2.5, 2.9 같은 단계에 머무르는 이유도 결국 책임과 안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엔비디아가 내놓은 알파마요가 굉장히 절묘한 지점을 건드렸다"며 "알파마요 AI는 어떤 논리로 판단했는 지를 규칙과 구조로 설명한다.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를 사후에 추적할 수 있게 하고, 오픈소스 기반이고 시뮬레이션과 시나리오 중심으로 학습했다는 점도 나중에 어떻게 학습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한다. 테슬라냐 웨이모냐,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토부 입장에서는 결국 안전 중심의 자율주행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 기술 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해법도 나와야 

 

산업계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석주 현대모비스 상무는 “미국에서는 이미 로보택시를 직접 타보고,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만큼 수용성도 상당히 올라와 있다. 다만,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한다면,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모비스가 고민하는 방향은 로보택시 중심의 레벨3, 레벨4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이 자기 돈을 내고 살 수 있는 차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술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해법이 같이 나와야 한다. 이 부분을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고민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이미 자율주행법 오퍼레이터의 역할 명확히 규정한 영국 

 

유미희 SK텔레콤 팀장은 오퍼레이터 역할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자율주행이 아직 본격적으로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굳이 필요 없었지만, 대형 실증 차량들이 보급돼 확산되면 운영과 책임을 담당하는 오퍼레이터의 역할은 반드시 필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 팀장은 "영국은 이미 자율주행법에 오퍼레이터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했다"며 "차량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고장이나 장애 대응, 운행 중 사고 발생 시 대응 서비스까지 책임과 의무로 규정하고,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구조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자율주행 운영 주체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차량 안전벨트 생산 기업 삼송의 김천호 팀장은 “사고 이전 단계, 충돌을 회피하거나 경감하는 기술에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후 단계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한 뒤 "자율주행이 상당히 진행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정전이 발생했을 때, 자율주행차들이 교차로에서 제대로 대응을 못해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짚었다. 


카카오 모빌리티처럼 기존 플랫폼 기반으로 여객 서비스를 운영해 온 기업들이 오퍼레이터 역할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R&D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서비스 상용화로 연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미래플랫폼경제연구소 소장은 “로봇택시, 택시 산업 그보다 훨씬 더 넓은 영역,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PBV(목적 기반 차량)처럼 차량 자체가 유연해지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낮에는 여객 서비스를 하다가 밤에는 물류 서비스를 하는 식으로 자율주행 이동체의 활용 방식도 다양해질 수 있는 만큼 제도와 정책, 사회적 합의가 꼭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D 방식이 기획 중심으로 가다 보니 항상 기술 트렌드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다는 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정하욱 라이드플럭스 부대표는 "자유공모·제안공모 방식으로 스피디하게 갈 수 있어야 한다"며 “R&D 성과는 결국 시장으로 나와야 의미가 있다. 지방 소멸 지역의 행복택시, 10원 택시처럼 공공 영역에서 자율주행이 먼저 확산되고 민간 시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연구자와 기업과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폭 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나온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져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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