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환경은 변한다. 누구는 몇 년 주기설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투자의 패턴이 주기적으로 반복된 적은 없었다. 다만 오르면 떨어지고 떨어지면 오르게 되어있다는 것 외엔. 이러한 패턴은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주식도 마찬가지이고 현물(유가, 금, 재료, 농산물 등등)도 마찬가지다. 비가 계속 오지 않는 것처럼 햇볕도 계속해서 따사롭게 비추는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나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든지 아니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럼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에는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라고 답하고 싶다. 남들이 떨어진다고 사지 않을 때 싸게 사서 남들이 사려고 덤빌 때 비싸게 파는 것이 투자인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투자다. 왜냐면 나 또한 시장의 공포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것을 극복해야 하는데 참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오르면 떨어지게 되어있고 떨어지면 오르게 되어있는 속성’ 때문이다. 떨어지면 앞으로 계속 떨어질 것 같고, 오르면 앞으로 계속 오를 것 같이 보이는 부동산투자. 여기서 ‘현재 떨어지고 있는 부동산이 오를 가능성은 있는가?’란 질문에 머물게 된다.
우리나라의 현재 부동산은 누가 그냥 집을 준다고 해도 거절해야 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패닉 상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부동산 불패니 어쩌니 할 정도로 극한까지 올랐는데 말이다. 이럴 때 싸게 부동산을 구입하여 비싸게 팔려면 창의력, 분석력, 실천력 등 세 가지 능력이 중요하다.
투자에서의 창의력
누구나 말하는 창의력은 문제를 거꾸로 뒤집어서 보고 다른 곳에서 보고 다른 식으로 생각하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창의력은 발명가가 신기술을 발명하는 데 필요한 힘이기도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든 부동산 투자를 하든지 간에 생활 어디에서나 필요한 힘이기도 하다. 사례를 들어보면서 설명하자.
아는 지인 중 송파구 거여, 마천동 빌라에서 사는 사람이 있었다. 당시 그 지역은 재개발이 진행되기 전이고 강남과 가깝긴 해도 외곽이라 지인이 살던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투자대상 품목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지인은 과감하게 그 빌라를 샀다.
지인의 투자요점은 이랬다. 빌라가 매매가 5천만 원 정도이고 전세가 3천500만 원 정도라고 했을 때 1천500만 원씩을 더 투자해 빌라 몇 채를 사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잘한 투자 같지만 그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제 오를지도 모르는 곳에다 부동산을 왜 샀을까? 라는 의문을 가졌을 게 뻔하다. 그 지인은 강남과 가까운 곳에 그 정도의 가격에 빌라를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싸게 구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투자했다.
또 한 지인은 인천의 재개발 빌라를 1천만 원에 매입했다. 그 빌라는 경매 낙찰가가 700만 원이고 전세가는 1천만 원이라 700만 원에 낙찰 받아 1천만 원에 전세를 놓았다. 전세를 놓으니 300만 원이 남았는데 도배하고 등기를 하고 나니 남는 돈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문제는 너무 오래된 반 지하 빌라라 물이 새는 바람에 그냥 문을 닫고 나와야 했다는 것.
그 지인이 물이 새는 낡은 빌라를 낙찰 받았던 것은 언젠가는 올라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아파트 외에 값이 오른 것을 경험한 적이 없어 부동산에서 일반인들의 투자는 아파트, 분양권 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강남의 땅값을 생각하고 거여, 마천에 투자한 사람이나 인천의 반 지하 빌라를 낙찰 받으면 돈이 없이 어마어마한 땅을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사람은 창의적인 능력이 있었던 사람이다.
오피스텔 매매에서 창의력
2008년도 6월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오피스텔은 낙찰가가 5천500만 원 언저리였던 적이 있었다. 서울의 오피스텔이 5천500만 원 정도면 대출이 4천500만 원 정도 가능했고 이자는 약 26만 원 정도했다. 한 지인은 당시 이 오피스텔을 구입하여 세를 놓으면 보증금 1천만 원에 월 45만 원씩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피스텔을 구입한다고 해도 실제 돈이 안 들어가거나 500만 원 정도를 투자하면 월 20만 원 정도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는 인천의 노후 된 빌라가 감정가 1억 원인데 20명 정도가 낙찰을 받으려고 하면서 1억 3천만 원에 낙찰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서울의 오피스텔을 5천만 원에 구입할 수 있고 월 30~40%의 월 이자가 나온다면 오피스텔을 구입하고도 리스크는 거의 0에 가깝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피스텔 투자에서 창의력은 무엇이었을까?
오피스텔이 최초로 수익률로 투자에 접근한 것이 창의력이다. 그전까지는 아파트, 분양권, 재건축, 재개발은 모두 샀을 때와 팔았을 때의 매매차익만을 부동산투자의 방식이었는데 반해, 최초로 매매차익보다는 수익률로서의 접근이었다는 것이 남들과 다른 생각이었다.
2008년도 초반이니 재개발이 끝난 지 얼마 안 되는 때였다. 이후 2008년도 말에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재개발 광풍은 이어졌고, 2010년도까지도 수도권의 빌라는 아직 높게 낙찰되며 투자자들은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즉, 2008년도 초반은 재개발의 정점이 오지도 않은 시절이었다. 그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남과 다른 발상을 했기에 가능했다.
친구 아버지가 고기 집을 오픈해 가족들이 놀러갔다가 재개발투자 시절의 지인들과 같이 식사를 했다는 그는 초기 재개발시장이 끝났다고 보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수도권의 재개발 빌라는 너무 올라 실투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수도권빌라는 1억 3천만 원 정도로 강남과 가까운 지역은 평당 1천500만 원을 웃돌았다. 또 용산 등지에서는 소형평수가 평당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까지도 상한선을 칠 때였다.
빌라매매가 1억 3천만 원인데 전세가가 4천만 원 정도라면 실투자금은 9천만 원이 된다. 또 취·등록세에 수리비를 합하면 1억 원이다. 그러니 대출을 받고 후순위로 전세를 놓아 실투자금을 줄이는 방법을 써야 했다. 당시는 금융권에서 1억 원을 빌리면 이자가 60만 원에 가까운 고금리 시절인데다 1채만 달랑 사서는 나중에 올랐을 때 큰돈을 벌 수도 없었다. 그러니 투자를 할 생각이라면 적어도 10채 정도는 사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매달 이자만 해도 600만 원을 부담해야 하고 몇 달 안에 빌라가격이 오르지 않을 경우 생활까지 힘들어져 2년 동안 2억 원 이상의 종자돈이 허공으로 날아갈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지인은 반대투자를 했다. 지방의 아파트를 사서 수익률을 보고 임대를 놓는 방식으로 투자를 했던 것이다. 그때만 해도 지방에서는 3천만 원 정도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넘쳤다.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정도 되는 아파트는 찾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던 시절이었던 것. 게다가 잘만 찾으면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정도를 받을 수도 있었다. 이렇게 보면 지방의 부동산 투자는 돈은 거의 안 들어가면서 월 수익률 30% 이상 나오는 고수익의 시장이었다. 그날 고기 집에 모였던 사람들 중 투자고수는 그였던 것이다.
그 자리에 모였던 99%는 모두 재개발 빌라에 투자를 했었기 때문이다. 그날 고기 집에 모인 99%의 투자동료들은 그의 투자를 놓고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는 지방의 아파트가 오르겠느냐’며 대놓고 집단으로 비웃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들이 모두 부동산업계를 떠날 정도로 엄청난 손해를 봤거나 겨우 견디거나 할 정도였다. 반면에 지인은 지방에 투자를 잘 해서 그동안 월세를 잘 받아왔고 후에 그 이상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그의 창의력은 무엇이었을까? 그전까지는 수도권의 주거형 부동산이 인구도 많고 직장도 많고 교통, 교육 등 모든 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려있으니 수도권만이 오른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격과 좋은 수익률을 보고 처음으로 지방에 투자한 것이 그의 창의력이다.
수도권은 새로운 진행형
수도권의 투자는 새로운 진행형이다. 그만큼 창의력은 투자자의 중요한 능력이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뒤집어 생각을 하고 거꾸로 생각을 하는 것, 이것이 창의력이다. 그리고 왜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확실히 댈 수 있어야 한다.
한 번도 오른 적이 없고 계속 떨어지기만 한 빌라, 오피스텔, 지방의 아파트지만 돈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거나 오히려 돈이 남는다거나 수익률이 좋다는 것에 대한 명확한 이유 말이다. 창의력은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투자자가 평생을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능력이다.
창의력이 있으면 앞으로 변하게 될 수많은 투자변수들에 대응해서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고 현재 있는 투자처도 새로운 곳으로 만들 수 있다. 창의력이 있으면 리더가 될 수 있다. 창의력이 있는 회사는 세계의 기술이나 가치를 선도해나갈 수 있고 창의력이 있는 부동산투자는 새로운 가치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
투자에서의 분석력
분석력은 창의력을 기초로 투자할 곳을 비교분석하는 능력이다. 첫 번째 재개발 빌라를 예로 들어보자. 평택에 재개발 빌라를 2006년도에 산 지인이 있었다. 그는 재개발에 어느 정도 전문가였고 이곳이 향후 재개발로 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06년도면 처음 재개발이 태동하였을 시기였다. 게다가 평택은 서울과 거리가 멀어 일찍 투자를 했다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반 지하 빌라 투자했던 사람처럼 빌라를 사면 돈이 안 들어가거나 돈이 남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 재개발이 확실한 곳에 빌라를 사니 전세는 싸고 매매가는 비싸서 많은 실투자금이 들어갔고 그러니 많이 사지도 못했다.
그는 결국 2007년 12월에 가지고 있던 빌라를 샀던 가격에 전부 매매했다. 비교분석에서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남들이 재개발에 대해 전혀 모를 때 재개발 빌라투자란 창의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같은 가격에 같은 투자방식이라면 좀 더 빨리 오르고 실투자금이 적게 들어가며 각 시에서 재개발에 추진의지와 속도가 더 빠른 곳에 대한 분석력에서는 완전한 실패를 한 것이다.
당시에 재개발 빌라를 사려고 했다면 서울과 가까운 부천에다 샀어야 했다. 왜냐하면 부천은 2006년도 6월에 부천시에서 재개발지역 공청회가 있었기에 가장 빨리 투자를 하고 투자금을 회수 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가장 안 좋은 곳에 투자를 했다.
다음은 오피스텔이다. 서울의 강서구 오피스텔과 부천의 오피스텔은 돈이 얼마 들어가지 않고 수익률이 좋았다. 당시 서울과 수도권에 실제로 많은 오피스텔이 있었는데 고양시는 오히려 강서구 오피스텔보다 매매가는 비싸고 월세는 싸서 수익률이 떨어졌다. 공실이 양쪽이 거의 비슷했다. 강서구는 낙찰가 5천500만 원에 월세 1천만 원에 40만 원~45만 원이었다면 고양시의 낙찰가는 6천500만 원에 월세 1천만 원에 45만 원 정도였다. 안양, 성남 등 다른 곳도 고양시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상황이었다.
지방투자에서의 창의력
지방의 투자처는 상당히 넓다. 창의력으로 지방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어디를 어떻게 투자하는가는 분석력이 결정한다. 분석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지방은 수도권보다는 많이 날 수밖에 없는 공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단지와 같은 확실한 직장이 주변에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또 국가산업단지와 같은 규모가 큰 곳이어야 하고 배후단지가 작은 곳이어야 한다. 그래야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적은 구조가 이루어진다. 그것이 끝났다면 후보로 꼽아놓은 지방의 도시아파트의 매매가와 월세가를 통한 수익률 분석을 해야 한다. 분석이 끝났다면 전화 등으로 부동산에 미리 전화로 확인을 해서 시간을 줄이고 나중에 현장에 가서 최종점검을 해보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 산업단지가 없어서 공실이 많고 수익률은 떨어지는 나쁜 지역을 고르지 않게 된다. 분석력은 창의력을 뒷받침해서 현재 가장 적은 돈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분석력이 있어야 창의력이 빛을 발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투자에서의 실천력
뭐든 사야 돈이 된다. 아무리 창의력이 있고 분석을 철저하게 했다 하더라도 살 때 망설이면서 투자를 주저한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사는 것에 주저하는 것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현재 이곳보다 좋은 지역은 없으며 돈이 적게 들어가고 리스크가 적으며 앞으로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을 발견하지 않은 이상 확신은 생기지 않는다.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접근이 없는 실천력은 만용이다. 창의적이고 분석적이라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결론은 사야 성공을 하건 실패를 한다. 다만 실패를 하되 최선을 다해서 생각을 하고 분석을 끝냈다면 사야 하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창의력, 분석력, 실천력이 조화를 이루었다고 해도 반드시 성공한다고 볼 수 없지만 실패는 확실히 줄일 수 있다.
JD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조던(김장섭)
http://cafe.daum.net/jordan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