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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학교육의 혁명 MOOC

지금까지의 대학교육은 교수와 학생들이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 모여 서로 얼굴을 맞대고 지식을 전달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학교육에 MOOC이라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 서서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MOOC은 Massive Open Online Courses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서 대학들의 강의를 무료나 최저가로 일반 대중들에게 공급하는 새로운 개념의 대학교육시스템을 말한다.

그동안 대학은 지식을 전달하는 동시에 신분을 상승시키고 유지하는 중요한 학습공간이자 사교공간이었다. 대학입학시험을 통과하고 나서 비싼 등록금을 낸 학생들만이 교수강의를 들을 수 있었고, 다른 학생들과의 인적네트워크를 맺어나갈 수 있었다.

인터넷 및 정보기술의 발달은 대학이 지금까지 독보적으로 누려왔던 지식의 전달창고 역할은 물론, 인적 네트워크구축의 역할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더구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하루 동안 창출되는 지식의 양이 수백 년 동안 축적한 정보의 양보다 많아짐으로 인해 전통적인 교육시스템에 의한 지식전달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또한 SNS 등의 발달은 학교를 통하지 않고도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인적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MIT나 스탠퍼드, 예일, 하버드대학과 같은 세계적인 대학들은 기존에 학교 홈페이지에서 한정적으로 제공하던 공개강좌 방식에서 탈피해 ‘Cousera’나 ‘Udacity’, ‘edX’와 같은 전문적으로 MOOC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회사에 자신들의 강좌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MOOC에 의해 누구에게나 개방되고 공개되는 대부분의 강좌는 무료이거나 대학 등록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벗어나 최신 지식 습득
MOOC에 참여한 미국 프리스턴 대학의 교수는 한 학기를 MOOC강좌로 진행한 결과, 본인이 20년 동안 강의실에서 가르쳤던 학생들보다 훨씬 많은 학생을 가르쳤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교육방식에서 탈피하여 세계 각지의 학생들과 접하는 것은 물론 MOOC를 접한 학생들이 대학 강의실에서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질문들을 쏟아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향후에는 MOOC으로 인해 세계 어디에 있든지, 돈이 있든 없든,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벗어나 최고의 대학에서, 최고의 교수에게, 최신의 지식을 접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대학교육은 일정한 자격을 통과한 학생들에게만 허락하던 그런 제한된 공간이 아닌 것이다. 대학교에 등록해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을, 단지 클릭을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배움을 갈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현재 MOOC은 일부대학에서 한정된 과목을 제공하지만, 세계 어느 누구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장점은 정보기술 기반을 둔 네트워크을 통해 모든 이에게 평생교육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MOOC은 단순한 온라인 교육과정이 아니라 해당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모여서, 배우고 이야기하는 하나의 ‘체계적인 스터디모임’의 일종이다.

예를 들면 수업자료들은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분산되어 제공되며, 사용자가 해당된 자료를 스스로 조립해가므로 인해 해당 주제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심사가 비슷한 참가자들로 구성된 온라인 공동체와 함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평생교육의 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유수한 대학들은 대학교육 발전방향의 한축을 MOOC으로 보고 있다.

2012년 5월에 하버드와 MIT가 각각 3천만 달러씩 출자해 만든 온라인교육 플랫폼인 ‘edX’이 이미 마케팅을 시작하였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MOOC에 속속 뛰어들면서 edX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버드와 MIT, UC버클리, 칼텍(캘리포니아공대)을 비롯해 현재까지 29개 대학이 손을 잡았다. 유럽과 호주, 아시아의 유수 대학들도 속속 동참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서울대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자료에 의하면 edX의  학생 수는 현재 약 130만 명을 기록 중이며, 등록자 수는 210만 명에 이른다. 학생 수와 등록자 수가 차이가 나는 것은 한 사람이 여러 강좌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9월 현재 전체 수업 등록자 수를 국가 별로 분류해 보면, 최다가 미국(32%), 그 뒤로 인도(8.6%), 영국(4.3%), 브라질(3.2%), 스페인(2.8%), 호주(2.7%), 중국(1.8%), 러시아(1.6%), 멕시코(1.6%) 순이다.

대학 스스로 변화의 환경 만드는 노력 필요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교육시스템에 젖어 MOOC시스템의 관심과 도입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우리사회의 이슈가 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그 뜨거웠던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을 기억한다. 앞으로는 그의 유명한 정의론 강의를 미국에 가서 듣는 대신, 집에서 편한 자세로 컴퓨터 앞에서 들을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제는 한국에서 비싼 돈을 들여 하버드 캠퍼스로 가는 게 아니라 하버드의 명 강의가 여러분 곁으로 날아오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금 대학교육은 중요한 변화의 물결 속에 둘러싸여 있다. 대학이 스스로 변화하는 환경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변화의 바람을 맞아 자기의 의지와 관계없이 변화당할 것인가? 대학이 선택해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남용
신흥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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