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 성과를 내놨다.
양 기관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FRL(Frontier Research Laboratory) 연구팀은 리튬메탈전지(Lithium Metal Battery)의 가장 큰 난제였던 충전 속도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12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새 전지는 한 번 충전으로 8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누적 주행 30만km 이상의 긴 수명까지 보장한다. 이 성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되며 국제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는 2023년 같은 학술지에 실린 ‘저부식성 붕산염-피란 전해액 기반 연구’의 후속 연구로, 충전 속도 개선에서 한층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리튬메탈전지는 흑연 음극 대신 리튬메탈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급속 충전 시 발생하는 덴드라이트(Dendrite) 때문에 안정성 확보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덴드라이트의 근본 원인이 리튬 표면의 불균일한 반응에 있다는 점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신규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전해액은 리튬 이온과의 결합력이 약한 음이온 구조를 활용해 계면 불균일성을 최소화, 고속 충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 성과는 2021년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공동 연구센터 FRL을 설립한 이후 4년간의 협력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 김제영 CTO는 “산학 협력이 기술적 난제를 돌파하며 차세대 배터리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KAIST 김희탁 교수는 “계면 구조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리튬메탈전지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KAIST뿐 아니라 미국 UCSD, 독일 뮌스턴대·헬름홀츠연구소 등과도 협력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번 연구는 리튬메탈전지의 급속 충전 한계를 넘어선 성과로, 전기차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게임체인저’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