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潛水艦)은 수중 항행이 가능한 해군함정으로, 어뢰와 미사일을 주력 병기로 삼는다. 잠수함은 수중으로 항행하기 때문에 탐지하기 어렵고, 은밀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재래식 무기는 물론 전략적 공격무기로 사용가능한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잠수함의 분류방법은 추진방식에 따라 재래식 내연기관과 축전지를 사용하는 디젤 잠수함과 원자로를 사용하는 핵추진 잠수함으로 구분된다.
세계 최초의 잠수함(잠항정)은 네덜란드의 C.드레벨이 발명하였으며, 목재로 된 선체에 짐승의 가죽을 씌워 노를 젓게 하였다. 1620년 대에 최초의 잠수함은 템즈강에서 약 3m 깊이를 장함하는 데 성공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전쟁사에 잠수함의 첫 등장은 1776년 미국이 독립을 이끌어내기 위해 대영제국 함대에 대한 공격이었다. 그 후 미국의 남북전쟁때 남군이 잠항정·반잠정으로 북군의 군함 수척에 대해 손해를 입히기도 하였다.
그 후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무제한 U-Boat 잠수함 작전으로 연합군을 곤혹스럽게 하였다. 제2차세계대전 말 독일 잠수함은 영국 해군의 스카파폴로 항구에 침투해 영국 전함을 격침하고 돌아와서 독일 국민들을 열광케하였다. 즉, 잠수함은 적에게 들키지 않고 적 해역을 넘나들 수 있는 유일한 무기체계라는 특징을 잘 보여준 예로 잠수함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우리해군은 1992년 10월 독일에서 209급(수중 배수량 1,200톤) 잠수함 ‘장보고함’을 인수함으로써 잠수함 시대를 열었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독일 해군의 209급을 국내에서 면허 생산한 것이다. 현재 장보고급 잠수함 9척이 건조되어, 운항되고 있다. 그러나, 209급 잠수함의 약점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 하루에 한번은 수면 가까이 떠올라 디젤엔진을 가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2013년 8월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214급(수중 배수량 1800t급)의 4 번째 잠수함인 김좌진함 진수식이 열렸다. 함정의 1번함이 아닌 4번함 진수식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은 214급 잠수함이 갖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9급과 214급의 차이는, 214급인 김좌진함은 공기가 없어도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공기불요추진체계)장치가 있어, 오랫동안 수중작전을 펼칠 수 있으며, 장보고급 잠수함에 비해 더 깊게 잠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김좌진함은 일반적인 잠수함 무장인 어뢰뿐만 아니라 사거리 500~1000㎞급 잠대지 순항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이 잠대지 순항미사일은 유사 시 북한의 지휘소, 핵시설 등 전략 목표물은 물론 주변국과의 분쟁 시 상대국의 수도 및 전략 목표물도 겨냥할 수 있다.
최근 항공모함을 취역시키는 등 해군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은 아시아 최강의 잠수함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2013년판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65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원자력 잠수함은 9척에 달한다.
원자력잠수함 중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원자력 추진 전략 잠수함이 4척, 공격용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5척이다. SLBM 탑재 최신형 잠수함은 ‘진급’(094급)으로 사거리 8000여㎞에 달하는 SLBM을 12기 장착하고 있다.
센카쿠열도 등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일본도 비록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없지만 세계 정상급의 우수한 재래식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18척의 잠수함을 갖고 있는데, 최근 22척으로 늘리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일본 잠수함들도 AIP를 장착해 수중에서 지속적으로 2주 이상 작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일본은 이미 원자력 추진 선박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고,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대한 연구도 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 잠수함의 강점은 잠수함의 평균 운용기간은 16년으로, 다른나라의 일반적인 평균 운용기간의 25~30년 안팎에 비해 짧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즉, 다른 나라 같으면 한창 최일선에서 쓰고 있을 잠수함을 퇴역시켜 재고로 보관하다가, 유사 시 즉각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일·중 3국이 치열하게 최신 잠수함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잠수함은 탐지하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무기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거대 해군력을 지닌 일본과 중국의 해군력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은밀하고, 기습적인 잠수함전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일본과 중국의 국력을 견제하기 위한 고슴도치 전략에서도 잠수함전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우리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장보고급과 손원일급을 합쳐 10 여 척, 2020년까지 손원일급 잠수함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통일 이후 등에 대비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바닷속에서 수 개월 동안 작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재래식 잠수함에 비해 수중 최대 속력도 훨씬 빠르다. 우리 해군이 추구하고 있는 해군 기동함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원자력잠수함을 필요한 것이다.
향후 동북아시아 해양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북아시아는 우리나라 무역로 및 석유공급에 중요한 말라카 해협은 물론 일본과 중국이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센카구열도, 중국과 필리핀·베트남등이 서로 영토 주장을 하고 있는 남사군도, 한일간의 독도문제 등 해상에서의 분쟁이 항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냉혹한 동북아시아 해상분쟁 속에서 우리의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변국과 대등한 군사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상대해야 할 국가들은 세계 2·3위의 경제력을 가진 일본과 중국의 강대국들이다.
대한민국이 강대국 사이에서 이익을 지키는 방법은 이른바 비대칭(asymmetric) 전략이다. 우리가 힘이 부족하더라도 유사시 상대국의 수도 등 전략 목표물들을 타격할 수 있다면, 상대국은 우리를 함부로 넘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전력이 잠수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진수한 우리나라 해군의 네번째 잠수함인 김좌진함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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