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삼립이 자사 제품 중 역대 최단 기간 1000만봉 판매를 기록한 크보빵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시화 생산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여파로, 다음달 1일부로 생산이 중단된다.
SPC삼립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해 크보빵 샌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안전 강화 활동과 신뢰 회복에 더욱 힘쓰겠다”고 29일 밝혔다.
크보빵은 지난달 말 삼립 제품 중 역대 최단 기록인 41일 만에 1000만봉을 돌파했다. 크보빵은 봉지 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진이 담긴 ‘띠부씰’(탈부착 스티커)이 들어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것이 특징이다. 야구팬들 역시 띠부씰을 모으려고 크보빵을 사모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9일 경기도 시흥 소재 SPC삼립 시화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일부 야구팬은 크보빵 불매 운동을 벌였다.
당일 오전 3시경 경기 시흥시 소재 SPC삼립 시화 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어 사망했다. 노동자는 컨베이어에 윤활유를 뿌리는 일을 하다 변을 당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은 사망 사고 발생 다음 날부터 "화려한 협업(협업) 뒤에 감춰진 비극, 크보팬은 외면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불매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2300명 넘게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KBO에 “당장 SPC와의 크보빵 콜라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으며, KBO는 이를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SPC는 ‘소비자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는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 주관 간담회에서 안전 강화 조치를 발표하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앞서 SPC삼립은 사고 발생 직후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관계 기관 조사가 완료되면 사고가 발생한 설비를 철거·폐기한다는 방침이다.
사고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근로자 대상으로 4주간 1대1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심리 지원을 강화하고, 노동조합과 노사 합동 안전 점검을 매달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하는 합동 안전 점검 모니터링을 분기별로 진행하는 등 선제적인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이밖에 일부 라인에는 4조 3교대 시범 운영을 도입하는 등 근무 형태를 개선한다. 특히 사고가 난 시화 공장에서는 생산라인별로 매주 하루는 가동을 중단하고 이 시간을 설비 점검과 안전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