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일 “재정 지출은 신중해야 하지만, 경기 불황이 심각할 때는 재정 지출을 늘려서 경제를 살려야 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눈앞에 경제 위기가 있을 때도 건전 재정에 집착해서 재정 지출의 적기, 즉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나중에는 같은 금액을 쓰고도 경제를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적시에 재정 지출로 경제성장률 높일 수 있다면, 정부가 위기 때 진 빚을 갚고도 남을 만큼 세수가 다시 늘어나는 셈이거나 적어도 세수가 급감하는 것을 막는 셈”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건전 재정 도그마에 빠져 재정 지출을 지나치게 억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기조는 최근 주요 국가들의 정책 기조와 완전히 정반대로 간 청개구리식의 재정 기조였다”면서 “최근 몇 년간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산업 정책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을 다들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앞다투어 보조금과 세액 공제를 확대해 오면서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핵심 산업에 대한 지원을 해왔는데, 이는 건전 재정을 고집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팬데믹 이후 내수 침체가 심각했기 때문에,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소비 안정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에 맞지 않는 우리나라의 긴축 재정은 지금과 같이 심각한 경기 후퇴를 심화시켜서 세수 부족을 야기해서 재정 건전성 악화의 악순환을 불러왔고,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이 오래가지 않을까 하는 국민적 걱정이 커지게 됐다”고 부연했다.
또 “이미 작년 예산에서 R&D 항목을 대폭 삭감한 것은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라면서 “빚을 져서라도 과학기술 인재들의 대거 투자를 늘려서 첨단 전략 산업에 대한 육성에 힘쓸 상황에서 우리는 거꾸로 가고 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위원은 “100번 양보하더라도 작년 하반기 내수 침체가 심각해지기 시작할 때쯤에는 내수 진작을 위한 확대 재정을 추진했어야 한다”며 “이미 작년 하반기 민주당에서는 여러 번에 걸쳐서 확대 재정에 대한 권고를 한 바가 있었지만 이 정부에서는 계속 무시해 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신속하게 추경을 해야 한다. 얼마 전 한국은행에서도 여·야·정 합의로 추경 등이 빠른 속도로 추진된다면 경기 하방 압력을 상당 부분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 회사인 모건 스탠리도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임을 전망하면서 추경 20조 원 정도면 경제성장률을 0.2%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