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5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사회어 탐구생활

“상사에게 항의할 때’’


잘 알지도 못하는 일에는 감 놔라 배추 놔라 참견하고, 그나마 잘 아는 일에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다. 실무자에게 전결권을 넘겨주지도 못하고 혼자 하지도 못한다. 그 덕에 나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새로 온 상사는 영업팀 출신이다. 교육업무는 당췌 모르면서 결재를 올리면 끌어안고 있다. 언제 결재를 해줄 건지 기다리다 목이 빠지겠다. 그래서 시시각각 동태를 살피며 다시 여쭈면 “그래, 자네 생각은 어떤가?” 그래서 의견을 말하면 “알겠네. 나가 봐” 하면 그만이다. 자그마치 일주일이나 끌어놓고 결국 막판에는 처음에 내가 말한 방법대로 한다. 누구 피말리는 꼴을 보려고 작정한 것 같다. 실무자에게 전결권을 줘야 하는데 상사랍시고 끌어안고 있다가 도움도 안 되면서 일만 늦게 만든다. 시거든 떫지나 말고 떫거든 시지나 말지, 업무도 모르면서 고집만 살아있다. 이런 물정 모르는 상사 때문에 팀 성과 떨어지고 내 시간 잡아먹는다. 짧고 굵게 일하고 싶은데 야근은 필수, 철야는 선택이다. 이러다 대학 때처럼 퇴근 후에도 독서실을 빌리든, 집에 회사 컴퓨터를 옮겨놔야 할 판이다. 꼭지 돌고 뚜껑 열리는 이런 날, 잘하면 사람 치겠다 싶은 이런 날, 퇴근 시간 임박해서 날아오는 상사의 한마디, “이것 좀 확인해주게.” “또 저예요?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 제 입장도 생각해주셔야죠. 너무 심하세요”  나도 모르게 욱했다. 퍼부었지만 비워지기는커녕 더 커져버린 스트레스, 직장생활이 아니라 고통학교에서 수련받고 있는 것 같다.

화 나지 말고 화내자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서 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격렬하게 싸워서 이겼지만 희생이 커서 전체적으로는 손해인 싸움이 있다. 한 발짝 양보해서 군력을 보존하는 게 나을 것을, 앞뒤 모르고 덤벼서 얼마 안남은 군력을 다 써버리는 경우가 있다. 상사에게 대드는 것은 이와 같다. 상사에게 대들면 지는 거다. 일시적인 싸움에서는 이겼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회사생활에는 치명타다. 전투에서 이기는 것보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상사는 손에만 무기를 들고 있는게 아니라 서랍에도 무기가 있다. 드러나는 꾸중만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보복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밀어줄 수는 없어도 밟아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상사에게 화를 내서 이겼다 한들 이긴 게 아니다. 상사는 부하의 능력만 보는 게 아니라 충성심도 보고, 힘들 때 갈등을 푸는 태도도 본다. 상사는 과거의 업적만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의 위기 상황에서 부하가 어떻게 돌변할지도 예측해야 하는 사람이다. 나의 일시적 맞대거리가 상사에게는 앞으로 일어날 예고편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감정 조절도 능력이다. 부정적 감정은 기껏해야 수명이 90초밖에 안 된다. 화가 나면 잠시 심호흡을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속으로 천천히 세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감정을 진정시킨다. ‘욱’하는 감정은 90초만 참으면 저절로 수그러든다. 오히려 화는 나는 게 아니라 내는 거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아니할 말을 한 것은 감정의 노예가 된 거다. 반면 필요에 따라 의도적으로 상사에게 부조리를 토로하고 불만을 주장하기 위해서 화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욱해서 화나면 안된다. 차라리 이왕 할 거 점수라도 따고 생색내며 도와주자. ‘에구구.. 어제도 늦었는데 오늘 또 늦는 게 뭐 대수겠습니까? 대신 팀장님, 맛있는 밥 사주세요” 이렇게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하자. 이왕 할 거면 기분 좋게 하자. 콧노래를 부르며 화낼 수 없다. 웃다보면 기력도 살아난다. 안 할 거면 모두가 납득할 명분을 만들어 간절하게 양해를 구하고, 이왕 할 거면 입 내밀지 말고 콧노래 부르며 하자.

헬리콥터뷰로 보자
초행길에 동행하는 앞차를 놓치면 막막하다. 앞차 꽁무니만 쫓다가 갑자기 놓쳐버려서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다시 길을 접어들어야 할지도 판단이 안 선다. 전체적인 도로상황을 모른 채 앞차만 보고 졸졸 따르는 것은 돌발상황일 때 판단력을 빼앗아 버린다. 좁은 시각으로 보면 맥을 놓친다. 영업팀은 매출목표만 신경쓰며 무한정 가입시키고, 심사팀은 불량고객을 걸러내느라 고객을 돌려보낸다. 생산팀은 생산 목표를 맞추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재고팀은 재고가 많아 물류비가 계속 증가한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코앞만 보면 길을 잃어버린다. 각자는 바쁜데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잡아당기고 있어서 한 걸음도 못 나가는 줄다리기와 같이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들리는 것만 듣지 말자.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려면 조직 전체의 방향을 알고 정렬해야 한다. 회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내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은 모두 적으로 간주하고 자기만 빛나려고 하는 것은 우매한 짓이다. 산속에서도 나침반이 필요하고 바다에서도 등대가 있듯이 회사 전체의 기준점과 목표점을 알아야 한다. 내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해낸 일도 좀더 거시적인 눈에서 좀더 목적에 비추어보면 쓸모없는 것들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장일 때는 스스로가 부장인 것처럼 생각하고 임원일 때는 사장의 마음이 되어 업무를 봐야한다. 직장은 배운 일만 해서 될 만큼 안이한 곳이 아니다. 안 가르쳐주는 것까지 볼 줄 알자. 특히 ‘제 입장도 생각해주셔야죠’라고 말하는 부하를 보면 상사도 ‘내 입장은?’이라고 반문하게 된다. ‘입장’은 자기 중심적인 관점이다. 각자의 입장을 고려하면 조직은 굴러갈 수가 없다. 조직이 함께 모여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입장보다 조직에서 맡은 임무와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입장이라는 말을 자꾸 쓰다 보면 건설적인 미래를 찾게 되기보다 잘잘못을 따지거나 핑계를 찾게 된다. 상사의 눈으로 내 일을 보자.

조리있게 항의하자
여기까지 읽고 나면 결국 화 나더라도 꾹 참으라는 얘긴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효과적으로 반기를 들고 영리하게 반발하라는 얘기다. 엉뚱한 방향으로 화가 터져 나올 때까지 참지 말고, 평소에 미리미리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명확하게 표현하자. 울화병이 진화해 분노 조절 장애가 된 것처럼, ‘화’라는 감정이 쌓여 ‘분노’로 격상(!)된다. 이제 분노를 할부하자. 보통 때 화가 나면 화는 조절하되, 적절한 방식으로 화를 내자. 매번 일방적인 요구를 할 때 묻어두고 참아내다 보니 쌓였다가 터진 것이다. 상사는 상대가 참는 것은 약하다는 증거라고 해석하고 약해 보이는 사람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일은 잘 하는데 만만치 않은 후배로 이미지메이킹하려면 할 말을 해야 한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먼저 “제가 내일 오전까지 해야 할 일이 있을까요?”라고 묻고, 상사가 과중한 업무를 주면 당당하게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내일 오전까지는 어렵지만 3일 안에 해놓겠습니다”라고 하자. 이때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말하되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 게 포인트다. 말이 길어지면 꼬투리 잡힐 구석도 많아진다. 또 거절할 땐 ‘못하는 거지 안 하려는 것이 절대 아님’을 알려야 한다. 지금 일이 바쁘다는 것부터 먼저 들이대면서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하거나,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  김대리에게 시키시지요’ 라고 들이대면 역효과만 날 뿐이다. 차라리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인가요?’라고 묻고 다른 동료에게 시키면 안 되겠냐고 의견을 구하거나, 유머조로 죽는 소리를 하며. “어휴, 부장님 좀 살살 주세요. 저 다음 달에 입원할지도 몰라요”라고 농담으로 맞받아쳐 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을 떠넘기기식으로 자꾸 넘긴다면 상사의 책임 소재가 분명한 업무를 일부러 실수해서 상사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도록 하는 강경책도 쓸 수 있다. 내가 아는 한 직장인은 이 상황까지 치닫다가 보복성 업무 몰아주기에 지친 나머지 상사의 상사를 만나 상황을 토로한 적이 있다. 상사의 상사와 만날 때에는 이것이 나 하나 일신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의 효과성 문제라는 점을 부각하며 역할 분장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이쯤되면 막가자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 정 안 된다면 히든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 항의는 하되 조리있게 좋은 인상을 남기자.



추천 사회어

네 알겠습니다. 대신 밥 사주세요
  에구구… 힘들지만 해야죠.
    대신 부장님, 제가 오늘 이거 야근하는 대신 제 기안, 지금 결재해주시면 안 될까요?

어휴, 부장님 좀 살살 주세요. 저 다음 달에 입원할지도 몰라요.
지금 ~~~한 일을 하고 있어서 오늘까지는 어렵더라도 내일 오후까지 반 정도는 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많이 급하신 건가요?


지윤정
(주)월토피아 대표
월토피아 평생교육원장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무사고 8개월…서울 심야 자율주행택시, 강남 전역 달린다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심야 자율주행택시의 서비스 지역을 강남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9월 도입 후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오는 16일부터 운행 구역을 기존의 역삼·대치·도곡·삼성동에서 압구정·신사·논현·청담 일대까지 넓힌다. 이에 따라 강남 대부분 지역에서 자율주행택시 탑승이 가능해졌다. 자율주행택시는 평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총 3대가 운행되며, 시민들은 카카오T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다.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요금은 무료이며 최대 3인까지 탑승할 수 있다. 서울시는 주요 도심 도로에서는 자율주행을, 주택가나 어린이 보호구역 등 복잡한 이면도로에서는 차량에 탑승한 시험운전자가 수동 운전을 맡아 안전성을 높였다. 실제로 도입 이후 8개월간 총 4,200건이 운행됐고,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시는 새벽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도봉산∼영등포 구간에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도 운영 중이다. 이 버스는 청소노동자, 경비원 등 이른 출근이 필요한 시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지난 6개월간 약 1만 명이 이용했다. 서울시는 하반기에는 상계∼고속터미널, 금천∼서울역, 은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