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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팬택, 자금난 덜고 국내 2위 노린다

최근 팬택은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운영자금을 수혈받으면서 경영 안정화 기반을 마련했다. 팬택은 이번에 마련된 재원으로 그동안 취약했던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함으로써 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탈환하는 등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영식 마케팅전략실장을 만나 팬택의 끊임없는 도전과 새로운 발상, 향후 나아갈 방향과 전략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근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휴대폰시장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팬택의 신제품 ‘베가 아이언’이 경쟁사들의 제품과의 차별성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베가 아이언은 제품 개발 시작부터 ‘Endless Metal Ring’과 ‘제로베젤’을 콘셉트로 개발하였습니다. 최근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라운드형의 정형화된 디자인으로 제조사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획일화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반해 베가아이언은 끊김 없는 메탈을 특징으로 한 직선형의 디자인이 가장 큰 차별화된 가치를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강한 메탈이 휴대폰 전체를 안정감 있게 잡아줄 수 있었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로베젤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리얼 메탈이 주는 소재적인 강점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강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선명하고 스마트한 폰이라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메탈 소재를 의인화한 역발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베가 No.6의 광고는 헬렌 켈러의 자서전을 소재로 하여 제품의 특징을 감성적으로 전달해 강한 인상과 감동을 주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번 광고도 제품 속성의 감성적 재해석 부분에 있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특히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를 엔들리스 메탈링으로 규정하고 메탈에 인성을 부여해 감성적으로 재해석해냈는데요. 이러한 역발상을 통해 제품이 가진 강점인 제품의 견고함과 강함, 외부 충격으로부터 단말기를 보호할 수 있는 것 외에도 2년 이상을 사용해도 늘 새로운 제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외관 등을 감성적으로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팬택은 향후에도 단순히 ‘이 제품이 또는  우리 제품이 좋다’라는 식의 일방적 강요가 아닌 소비자들과 광고를 통해 제품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인정받고 공감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가장 치열한 휴대전화 시장에서 그것도 아주 강력한 경쟁사들 속에서 지금껏 버텨 내는 게 놀랍다는 생각입니다. 거기에는 남다른 무언가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연구원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베가 아이언의 경우 특히 국내 제조사 최초로 끊김 없는 메탈링을 적용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제로베젤을 구현한 모델입니다. 하드웨어팀과 기구팀에서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실을 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품 개발기간 동안 회사의 모든 이목은 메탈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특히 안테나 성능확보 부분은 가장 핵심과제였습니다. 불과 출시 4개월을 남겨놓고도 성능 구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위기’ 상황도 있었지요. 그 위기를 넘자, 이번에는 메탈링의 생산성 이슈가 제기되었습니다.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방법이라 그만큼 리스크가 컸거든요. 하지만 캐리어 박스설계에 도전하여 노력한 결과 성공적으로 베가아이언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연구원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개발에 최선을 다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하며 연구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고 싶군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클레임이나 불만신고는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문의나 불편사항이 발생하게 되면 손쉬우면서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 제공이 가능한 온라인고객센터와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직접 제품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전국의 주요 지역에 있는 팬택서비스센터를 방문하게 되면 제품에 대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고객의 건의사항이나 불편을 접수하고 고객에게 직접 피드백을 주기도 합니다. 향후 팬택 제품을 구매해주신 고객들에게는 ‘ALL New VEGA’의 가치를 담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노력을 해나갈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경쟁사들이 글로벌 대기업이다 보니 어려울 거란 걱정도 많습니다. 그만큼 기술이나 디자인 등에서 차별성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팬택이 가지고 있는 전략은 무엇인지요?

팬택의 전략은 최근에 출시한 베가 아이언과 No.6 제품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리고 경쟁사가 만들 수 없었던 혁신적이고 독특한 가치를 담은 제품을 통해 경쟁사와는 다른 베가만의 분명한 차별적 가치를 전달하는 것인데요. 이것이 바로 팬택의 마케팅 전략 출발점입니다. 현재 ON-AIR되고 있는 VEGA 브랜드 캠페인 ‘We Will Rock You’ 편을 보시면 단순한 이미지성 광고가 아닌 VEGA가 앞으로 지향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할 가치를 분명히 밝히는 약속을 담고 있습니다. 베가아이언을 출시하면서 표방했던 ‘All New Vega’를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사후지원 등에서 고객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조만간 구체화되어 시행될 예정입니다.

외시장 개척도 중요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해외진출 계획이라든가 새롭게 구상하는 게 있는지요?

현재는 미국 통신 사업자와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1년 전 베가아이언의 시제품을 해외 사업자에게 보여준 적이 있는데요. 어떻게 이런 제품을 개발 중인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이후 개발이 완료되어 실물을 보여줬을 때에는 그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현재 해외 사업자들의 러브콜도 많아 사업자들과 다각도의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해외모델 출시는 성공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은 국내 시장에 주력한다는 게 팬택의 입장입니다.

휴대폰이라는 제품만으로 올인 하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혁신적인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지요?

최근에는 제조사 간 스마트폰의 기술적 차이가 크지 않게 되면서 스마트폰 자체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다양해진 니즈에 부합하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제조사들은 스마트폰과 연결된 액세서리에 투자하는 상황입니다. 팬택 또한 스마트폰 액세서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베가No.6, 베가아이언 초기 구매자에게 당사가 개발에 참여한 정품플립커버를 증정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계된 다양한 액세서리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이 현재까지는 스마트폰과 부가 액세서리에 관심과 투자를 집중하여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했다면 향후에는, 팬택이 스마트폰 제조 회사가 아닌 전문 IMD(Intelligent Mobile Device)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모바일 트렌드를 반영한 팬택만의 가치를 담은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것입니다.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팬택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전한 재정운용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지난 주주총회에서 감사를 한 바 있고 얼마 전 삼성전자로부터 530억 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유치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고 R&D와 마케팅 등에 투자하여 기업 가치를 제고해 나갈 계획입니다.

씀하신 대로 삼성전자와 산업은행으로부터 1천 여억 원의 자금을 확보함에 따라 국내 2위 탈환을 목표로 제품 개발은 물론 마케팅에 주력할 거라는 업계의 분석이 있습니다. 어떤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예정인지요?

핸드폰전문기업으로서 기존의 경쟁사라 할 수 있는 기업들에 비해 사후지원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시켜서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우선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또 제품에 대한 A/S나 인프라를 확충해서 고객들이 제품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들이 단기간에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이라는 게 결국 고객에게 잘 알리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여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고객들이 직접 체험하는 ‘체험마케팅’과 ‘개성이 다양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매스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가 팬택의 주식을 인수한 것은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팬택의 끊임없는 도전과 새로운 발상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가 직원들을 어떻게 독려하고 사기진작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지금껏 대기업과 경쟁을 해왔다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의 사기는 상당히 높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만든 좋은 제품이 업계나 시장에서는 인정받지만 정작 소비자의 선택에서는 밀린다는 거죠. 따라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기업의 가치로서 직원들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군인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전쟁에 나가 이겨야 하는 것이고 기업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기업의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2강전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팬택의 전략에 대해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주세요.   

국내시장이나 해외시장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고 삼성이 따라가는 형국인데요. 여기에 신흥시장에서의 저가 폰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구도가 단시간 내에 역전되지는 않겠지만 메이저기업들끼리 견제는 하겠죠. 거기에 O/S싸움이 합세하면서 제품에 대한 보완이나 경쟁구도를 바꿔가겠지만 현재로선 뚜렷하게 이렇다고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조차도 당분간은 시장을 지켜보자는 쪽입니다.

팬택은 국내와 일본 등 해외시장에 기존의 거래선들과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데요. 그들과의 우호적인 관계와 팬택의 우수한 기술력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거라 기대합니다. 팬택에서 만든 것들을 외국 바이어들에게 보여주면 굉장히 반응이 좋습니다. 다만 이 제품들이 세계의 무대로 나갔을 때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대할 수 있냐는 거죠. 외국과 우리의 소비습성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 또한 단시간 내에 어떤 결정이 내려질 거라는 기대는 안 합니다. 다만 반응이 좋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으로 각오를 들려주신다면?

베가아이언을 출시하면서 표방했던 ‘All New Vega’라는 슬로건처럼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합니다. 또 소비자의 만족을 넘어서 고객을 빛나게 하는 베가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삼성전자가 팬택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인수한 것은 LG와 애플에 대한 견제 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위 병법에서 말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적으로 적을 잡는다) 전략이다. 사생결단의 전의를 불태우는 팬택이 앞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보여줄 도전과 결실이 주목된다.

김소영 기자 
sy1004@mbc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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