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들을 일컫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외모를 가꾸는데 소극적인 남성은 초식남, 패션에 민감하고 외모에 관심을 많은 남자는 케트로섹슈얼족, 패션과 미용이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그루밍족, 젊은 외모와 자유로운 사고를 지향하는 40~50대 만성을 노무족이라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최근 병원을 찾은 남성들은 케트로섹슈얼족과 노무족들이다. 나이를 갸름하기 어려운 이들은 패션부터가 일반인들과 무언가 달라 보인다. 깔끔한 정장패션에 코사지를 한 남성도 상당수 있다.
모발전문병원이다 보니 대머리이거나 탈모가 심한 사람들이 찾을 것 같지만 요즘은 모발관리를 받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모발이 건강할 때 관리하자는 것인데 전문가로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진 점에 대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탈모가 심해진 상태에서 내원해 자신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주변사람들을 탓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외모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머리카락은 사람의 외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헤어스타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 보인다. 성형수술로 얼굴을 교정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얼마 전 내원한 김정환(32, 가명)씨는 지난해 의사와 환자로 만난 사이다. 병원을 찾아왔을 당시 그의 심리상태는 상당히 예민한 상태였다. 지방에서 나름대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었는데 자신의 외모에 대해 상당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김씨는 상담을 시작도 하기 전에 모발이식을 받고자 하는데 금액이 얼마이며 이식을 받고 난 다음에 확실하게 수술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냐며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우선 진찰이 필요하니 검사부터 받게 하고 수술날짜를 잡았다. 정수리가 훤해 보일 정도로 탈모가 진행된 김씨에게는 모발이식과 더불어 약물치료를 병행토록 했다.
그렇게 8개월이 지난 후 그가 병원에 내원했다. 약간 곱슬머리에 깔끔하게 차려 입은 정장에는 꽃 코사지가 앙증맞게 꽂혀있었다. 피부색까지 보송보송해 보이는 것이 영락없는 꽃미남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머리카락이 많아져서 감사한 마음에 점심이나 대접하려고 방문했다는 김씨는 거나하게 식사를 사고 돌아갔다.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면 가끔 김씨와 같이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 축 처져 있던 사람들이 당당해진 모습으로 병원을 찾곤 한다.
처음 병원에 내원할 때와는 다른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찾아온 그들은 한결같이 “용기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천지에 열려 있고 새들이 희망을 노래하는 봄이다. 그들에게 이 봄이 희망의 계절이길 바란다.
도움말 박영호
드림헤어라인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