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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에너지절약은 제5의 에너지

우리나라는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96%를 수입하는 전형적인 에너지 수입 국가이다. 국가 생존을 위해서는 날로 치열해지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확보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있다.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뒤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수입하여, 그 에너지로 산업분야 등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기존의 에너지원인 석유·석탄·원자력 등은 생산에서 이미 어느 정도 한계에 직면해 있다. 또한 태양광 및 풍력 등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도 비용투자 등으로 인해 답보상태에 와있다. 2009년 미국 타임지가 불·석유·원자력·신재생에너지에 이은 제5의 에너지로 ‘에너지절약’을 제시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에너지절약은 날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기존의 석유나 수력, 원자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향후 세계 각국이 추진 중인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 11월 17일(화) 국무회의에서 202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전망(BAU) 대비 30% 감축으로 최종 결정하였습니다.

최근 여름철에 아무리 전력을 줄이고자 외쳐도 냉방기기 사용을 쉽게 억제하지 못했으며, 겨울철에는 난방기기 사용으로 일부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있다. 전력수급을 미처 예측 못한 정부기관도 문제지만, 에너지 소중함과 중요성을 모르고 사용하는 국민들의 의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은 에너지 생산자 및 공급자 그리고 소비자 양측이 모두 움직여야 한다. 에너지 생산자 측면에서 예를 들면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 엄청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기를 생산하여 소비자까지 운송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비율의 전기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생산된 전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다면 향후 몇 개의 원자력발전소 건설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네가와트 연합’이 발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에너지 사용에서 낭비를 줄이고 공급과 수요의 효율성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를 지금의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자 측면에서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콘센트나 멀티탭에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연결한 상태로 전원 스위치를 꺼놓지 않으면 대기전력(Standby power 또는 Vampire power)이 계속해서 소모되어 에너지를 쓸모없이 소비하게 된다. 예를 들어 TV는 전원이 꺼져있더라도 언제든지 리모콘으로 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TV 내부의 리모콘 수신부는 항상 리모콘 신호를 받을 준비상태에 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여러 기기에서 소리 없이 낭비되는 전력은 가정에서 소비되는 전력의 6~11%를 차지한다.

또한 생산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같은 과학적인 시스템을 개발하여야 한다. 스마트그리드란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여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즉, 발전소와 송전·배전 시설과 전력 소비자를 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하고 양방향으로 공유하는 정보를 통하여 전력시스템 전체가 한 몸처럼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이용하여 전력 공급자는 전력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전력 소비자는 전력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함으로써 이에 맞게 요금이 비싼 시간대를 피하여 사용 시간과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태양광 발전이나 연료전지, 전기자동차의 전기에너지 등 가정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판매할 수도 있게 된다.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도입되면 가정 내에서 태양이나 풍력 등을 이용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 송전 등으로 발생되는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기 값이 싸다는 인식 하에 전기를 소중하고, 값비싸게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외국의 에너지를 수입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에게 전송하고, 전송된 전기를  소비자가 이용하는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점검하여 각 단계마다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가 3대 수출품인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을 수출하여 벌어들인 귀중한 외화를,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수입에 거의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국민들이 인식하여야 한다.

작년 6월 21일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이 전국적으로 치러졌다.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에서 전국적으로 548만KW의 전력을 절감했다고 한다. 이는 화력발전소 10기, 원자력발전소 5기가 생산해내는 전력량에 비한다고 한다. 대규모 국민 절전 캠페인을 ‘국민발전소 건설주간’이라고 이름 짓고 전기절약을 통해 국민 스스로가 발전소를 짓는 효과를 내자는 뜻을 품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빈국이지만, 에너지의 수입은 세계 7위를 자랑하고 있다. 물론 수입된 에너지를 사용하여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이제는 에너지 절약을 새로운 녹색성장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정부와 기업, 각 가정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 각 콘센트에 연결되어 있는 사용하지 않는 각종 가전기기들의 플러그를 뽑는 것부터 해보자. 에너지 절약은 우리들의 손끝에 달려있다.

김남용
신흥대학교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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