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부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자금조달 방안을 두고 최대 주주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간 출자사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코레일은 사업성이 낮으므로 계획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반면 민간 출자사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글로벌 경제 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당초 계획대로 잡은 분양가가 너무 비싸고 주변 상권 형성이 안 돼 명동이나 강남보다 투자 매력이 낮다는 입장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규모 면에서 지나치게 크다. 쇼핑몰의 면적을 비교해보자면, 서울 강남 코엑스몰이 7만6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27만7천㎡인데 비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109만㎡로 예정돼 있다.
분양가도 서울 용산구나 강남구와 비교해 비싸다. 역삼동 현대모비스 오피스 분양가는 3.3㎡당 2200만원인데 비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타워는 3900만원이다. 또 서울 용산구 한강로 일대 상업시설 분양가는 7천만~1억 원인데 비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3700만원으로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최대 리츠회사인 코람코 김영덕 대표는 “용산의 경우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해도 문제는 31조 원이나 되는 사업비 조달”이라며 “사업성이 좋은 주거용 부동산 비중을 확대하고 15~20년 장기 개발 프로젝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역세권개발(주) 측은 13일 “작년까지 해외 투자자 30곳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결과 12곳이 적극적인 투자 의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자 중에는 세계적 명품그룹과 아부다비 국부펀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판도가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