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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무역항로를 보호하기 위한 해군력 육성의 필요성

한국은 수출입액수로 1조달러를 달성한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이다. 또한, 아시아에서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아게임까지 모두 치러 본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했으며, 최근 20~50클럽에 가입한 선진국이다.

군사적으로 보면 전세계에서 F-15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스라엘·일본·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뿐이다. 진정한 이지스구축함을 보유한 나라도 미국, 일본, 한국의 3개 나라 뿐이며, 병력수에서 60만 대군 이상을 보유한 나라도 세계에서 5~6개국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중국·러시아에 둘러싸인 상대적인 약소국이며, 주변 정세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인 운명을 갖고 있다. 한반도를 가운데 두고 중국대륙과 일본 열도로 둘러싸여 마치 지중해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한국은 무역을 통해 먹고사는 나라이며, 특히 활발한 원료 수입과 상품 수출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국가 번영을 누리고 있다.

한국은 에너지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특히 중동에서의 석유 수입선은 우리의 생명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 수입뿐만 아니라 수출입의 대부분을 해양수송로에 의존하고 있는 해양국가이다. 우리나라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수출입 생명선을 우리의 힘으로 지킬 힘이 있어야 한다.

최근 해양 영토를 놓고 동남아와 동북아에서 일본과 중국, 중국과 필리핀·베트남, 한국과 일본, 일본과 러시아 등 여러 나라가 분쟁을 겪고 있다. 세계의 중심축이 서서히 아시아로 옮겨 오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힘 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다. 현재 아시아의 해양영토 분쟁지역에서 아슬아슬하게 평화가 유지되고 있으며, 해양주권 및 해양영토의 싸움은 결국 해군력이 뒷받침 되어야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과의 해군력 비교를 통해 우리 해군력의 현재를 알아보자. 일본은 헌법에 군대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자위대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 해군도 역시 해상자위대로 호칭하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주축을 이루는 것은 기동함대인 4개의 호위대군(護衛隊群)이다. 해상자위대는 3,000톤이 넘는 함정들을 8척씩 묶어 한 개의 호위대군으로 편성했다. 한 개의 호위대군에는 함정 8척과 8대의 헬기가 배치되어 일명 8함8기(八艦八機)의 호위대군, 즉 8·8함대라고 부른다. 일본의 해상자위대는 이런 8·8 함대를 4개 보유하고 있다.

한국해군은 일본의 해상자위대 8·8 함대를 모방하여 기동함대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구상하는 기동함대는 6척의 구축함과 6대의 헬기로 편성되어 일명 6·6함대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한국은 한 개의 6·6함대조차 보유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독도 분쟁 시 한국함대는 일본함대에 10분만에 격멸된다는 보고서가 나와 큰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중국은 서해 및 이어도 등에서 잠재적인 위협국가로 떠오르고 있으며, 급상승하고 있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급속하게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최초의 항공모함인 바랴그호를 진수시켰으며, 잠수함·구축함 등의 해상 및 수중 세력을 늘려가고 있다. 이런 해군력 상승의 힘을 바탕으로 일본과는 센카쿠열도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는 이어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이지스함을 비롯하여 구축함·호위함 등을 진수시키고, 잠수함 세력도 착실하게 보강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과의 해상세력 격차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해군력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10여 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 생명줄인 석유 수입선과 무역항로는 우리 힘으로 지켜야 한다. 해군은 수리와 보급, 이동, 훈련, 작전 등으로 적어도 3~4개 세력이 순환하며, 세력투사를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3~4개의 해군 기동함대를 구성하여 주요한 해상 길목을 지켜야 한다. 기동함대는 먼 바다에 나가 우리의 무역항로가 위협 받거나, 바다를 통해 외부의 세력이 침범할 때 적의 세력을 물리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해군은 해상세력뿐만 아니라 군수 및 보급, 훈련 그리고 공중전력까지 복합적인 세력을 가져야 한다. 또한 특수작전까지 염두에 둔 특수부대, 해난구조, 상륙전담부대, 소해전단까지 복합적인 전력이 상호보완적으로 움직일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의 해군력은 수상함뿐만 아니라 항공기, 잠수함, 항공모함, 상륙함, 소해함, 보급함 등의 세력이 어울려져야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미군의 힘을 빌어 우리의 무역항로와 영해를 지켰다면, 앞으로는 우리의 힘으로 지켜야 한다. 무역의 95% 이상을 바닷길을 통해 운송되며, 중동으로부터의 석유수송로는 우리의 숨통과 같은 통로이다. 이 통로가 막히면 우리나라는 거의 질식사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해상 생명줄을 우리의 힘으로 지키려는 치밀한 계획과 지속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해양으로 나가야만 생존이 가능한 나라이다. 우리의 무역항로를 지키기 위한 중장기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남용
신흥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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