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눈 소식과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침체되어가는 경기 탓에 체감 온도의 수은주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국내외 경기가 불안하여 기업의 판매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실업률과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등 하나의 상황이 나빠지면서 연쇄적인 경기 침체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불황 때마다 일상생활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경제 판단 지표가 있다. 바로 사람들의 소비 행동으로 경기 변화를 읽는 것이다.
초콜릿과 사탕의 판매도, 남성 정장 소비 정도, 즉석밥 판매도, 김떡순(김밥, 떡볶기, 순대) 판매도, 립스틱 판매도, 그리고 스커트 길이(미니스커트 또는 롱스커트) 선호도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스커트에 대해서는 ‘치마 길이 이론(Skirt-length Theory)’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이 이론에 대해서는 경기가 불황일 때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주장과 호황일 때 유행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스커트의 길이로 경제를 파악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오히려 패션에 대한 개인의 선호도나 심리 주기, 유행 주기 등에 따라 치마 길이가 변한다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호황일 때든 불황일 때든 미니스커트는 일단 다리가 받쳐줘야 시각적 효과가 배가 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아름다운 다리’ 하면 많은 사람들이 1955년 ‘7년만의 외출’에서 지하철 송풍구 바람에 휘날리는 원피스 아래로 늘씬한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명장면을 연출한 마릴린 먼로를 떠올릴 것이다. 그밖에 원초적 본능에 출연하여 단 하나의 장면, 다리 꼬는 자세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월드스타로 거듭난 샤론스톤과 액션물 여전사의 대명사 안젤리나 졸리가 연상된다.
이 배우들이 ‘다리’로 유명한 이유는 길고 곧고 매끈하면서 너무 마르지도 통통하지도 않은 근육 윤곽과 조화된 다리라인 때문이다.
외과적 수술보다는 많이 움직이자
보편적으로 아름다운 다리의 기준에는 발뒤꿈치를 붙이고 발끝을 10도 정도 벌리고 섰을 때 허벅지 사이에 공간이 살짝 생기며, 무릎은 동그란 뼈의 윤곽이 잘 드러나며 작을수록, 종아리는 약간 마른듯하나 길이가 키의 1/4 이상이고, 알통은 윤곽만 살짝 있고 가장 굵은 부분의 위치가 높을수록, 그리고 발목은 가늘수록 아름답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전반적으로 다리가 길지 않고 허벅지가 튼튼하며 알통이 불거져 나온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허벅지는 지방흡입술을 통해 허벅지 바깥쪽과 힙 아래쪽의 지방을 제거하여 지방세포를 줄이고, 종아리에는 알통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비복근을 교정해 주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종아리 퇴축술에는 절개식 방법과 미세전류나 보톡스를 이용한 비절개식 수술 방법이 있다. 지방이 원인인 경우 지방흡입을 시행하기도 한다.
중요한 길이의 문제에 있어서는 그저 유전적으로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패션이나 하이힐 등으로 극복하고 커버하는 수밖에 다른 성형 외과적 수술 방법은 없다. 어찌 보면 다른 부위처럼 성형으로 극적인 효과를 내기도 힘들고, 성형의 손길이 덜 미치는 부위가 다리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아름다운 다리를 위해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많이 걷고, 뛰고, 움직이라는 것이다. 신체의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다리도 많이 움직일수록 필요 없는 살들은 빠지고 전체적인 균형과 탄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 라인을 과시하는 다리는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을수록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
안덕균
안덕균 성형외과 원장/본지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