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올해 새내기 대학생이 된다는 L군(20)이 어머니와 함께 내원했다. 얼굴이 곱상하게 생긴 게 꽃미남이었는데 성격은 그리 활달해보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말문은 연 L군의 어머니는 수능공부를 하면서 L군이 탈모가 시작됐다고 했다. 벌써 정수리부근과 뒤통수부근에는 서너 개의 원형탈모가 진행되어 있어 머리가 짧게 자르면 선명히 드러날 수 있었다. 다행히 머리가 조금 긴 편이라 원형탈모가 겉으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그럼에도 L군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평소 집에서도 모자를 잘 벗지 않아 탈모가 이렇게 진행된 것을 몰랐다고 했다. L군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원래는 정상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지금은 뒷머리가 훤히 보일 정도가 되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L군의 경우는 탈모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치료를 미룰 경우 더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린 후 탈모를 억제하는 약을 복용하고 치료를 꾸준히 받도록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 심사결정 자료를 이용해서 ‘양산 원형탈모증’에 대하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인 2007년 16만 6천명에서 2011년 19만 4천명으로 5년간 약 2만 8천명이 증가해 연평균 4.0% 증가했다.
연령별로는(2011년 기준) 30대가 25%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21.6%), 20대(20.8%) 순이었다. 특히 전체 탈모환자 중 원형탈모환자는 75%나 됐다. 탈모가 생긴 원인은 내분비계 요소와 육체적 트라우마, 감염, 심리학적 요소들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가족력이 6~20% 정도였다.
약물치료의 효과
탈모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은 두피에서 변형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 원인으로 치료를 위해서는 이 DHT의 형성을 억제하는 피나스테라이드 제제(프로페시아 등)나 두타스테라이드 제제(아보다트 등)가 사용되는 게 보통이다. 일반적인 탈모환자들의 경우 3~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가임여성들이 복용할 때는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다는 부작용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탈모의 진행이 더 된 경우 미녹시딜과 같은 바르는 치료제가 함께 처방된다. 두피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서 모발 성장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는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된 강력한 혈관 확장제였다. 그러나 고혈압 치료를 위해 장기 복용한 환자들에서 이마와 손 등에 털이 나는 것이 발견되면서 탈모치료제 연구를 시작해 현재는 탈모에 상당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치료제로도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는 모발이식이 그 대안이다. 모발이식술도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면서 환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절개와 비절개 두 가지 수술법을 혼합한 저온모낭이식을 해주는 혼용모발이식술도 개발되어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절개식과 비절개식 수술의 장점만을 접목한 더블 혼용이식방식은
한번 시술시 6000~7000여 모는 기본으로 그 이상의 많은 양의 모근 확보를 위해 유익한 시술 방법이다. 탈모범위가 넓어 가발착용 외 대안이 없었던 탈모환자들에게 한번 시술시 1만모 대량 이식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호응을 받는다. 다만 어떤 수술이든 풍부한 경험이 아주 중요함으로 병원을 선택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졌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2013년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감 넘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호
드림헤어라인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