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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어글리 코리안은 이제 그만!

자문화 자긍심, 이문화에 대한 이해 절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사의 해, 검은 뱀의 해, 계사년(癸巳年)이네요. 뱀은 우리나라 설화속에 사악한 존재로 등장하고, 서양에서도 두려운 것으로 숭상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현명한 존재로서의 긍정적인 시각이 상존하는 것이 뱀입니다.

올해의 국내경기는 음산한 뱀의 기운처럼 좋지 않을 것으로 많은 연구기관들이 발표를 했더군요. 경제는 3%대의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다는 면에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는 합니다.
여행경기는 어떨까요? 지난해 1천만 명 이상의 외래객 유치로 143억불의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왔으니, 관광산업이 소비성 향락산업이 아닌 경제라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해 주었습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외래객 유치보다 많습니다. 사실 우리국민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생각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하여 매우 열정적입니다. 부의 개념이 소유의 개념에서 향유의 개념으로 선회했다고 보여주는 증거인가요? 하지만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는 일부 내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와 현지에서 들려오는 한국여행객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국가망신을 시키는 대표적인 어글리 코리안의 사례로는 ▲길거리에서 부딪쳐도 사과 안하기 ▲혐오식품 보신관광 ▲고액권 과시욕 ▲서비스종사원에 대한 무례함 ▲질서의식의 부재 ▲관광 상징물에 낙서로 족적남기기 ▲공원에서 텐트치고 취사하기 ▲골프장 캐디 부려먹기 등 다양한 사례가 있지만 이러한 부문들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해외여행 초창기 한때 "동방무례지국"으로 불리던 오명을 벗어나 이제는 "동방예의지국" 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그 위상을 많이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외국의 문화와 관습에 대한 이해부족과 무지는 아직도 여전합니다. 자국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대단하지만 이문화에 대해서도 나 중심의 사고가 여전합니다. 이제는 여행국가에 대한 문화와 관습에 대해 여행길에 오르기 전에 꼭 공부해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한국인이 되길 바람 합니다.

문화학자인 홀(Hall)은 문화적 특징을 선천적으로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서 습득되는 것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즉, 문화는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문화를 전하는 사회 구성원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축적되는 것이며, 여러 가지 문화요소들은 독립적인 위치에 놓인 것이 아니라 상호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문화는 확산에 의해 그 사회에 속해 있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이며 이렇게 공유된 문화는 다른 사회의 구성원이 가진 문화와 확연히 구별됩니다. 이렇듯 한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아주 복잡합니다. 특히 제 3세계의 문화도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으므로 낮은 문화로 바라보는 시각은 배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계 각 국가의 문화는 고 배경문화(high-context culture)와 저 배경문화(low-context culture)가 있습니다. 여기서 배경(context)은 구성원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각 국가의 사회문화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 배경문화는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서 솔직하게 겉으로 표현하는 것을 주저합니다. 의사전달자의 배경, 기본적인 가치관 등 커뮤니케이션 배경에 더 많은 정보를 포함하기 때문에 실제로 구두로 나타낸 메시지에는 적은 정보만 담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 아랍문화가 여기에 속하지요. 고 배경문화 국가에서는 책임, 신뢰, 의리가 강조되며 외부적이고 법적인 것 보다는 개인의 말이 더욱 확실한 보증서 역할을 하지요. 책임, 명예, 신뢰 등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으므로 조직상의 책임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조직의 최고위층이 책임을 집니다.

저 배경문화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실제의 대화를 통해 대부분의 정보가 교환됩니다. 미국 또는 독일문화가 여기에 속하는데 법률적인 서류가 보증으로 선호되며, 책임문제 발생시 그 책임은 관련된 최하위층에 부여됩니다. 저 배경문화 국가의 사람들보다는 고 배경문화 국가의 사람들이 보다 집단 지향적이며 또한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기가 자란 문화와 다른 문화를 만나게 될 때 문화적인 충격을 체험하게 됩니다. 자신은 무의식적으로 상대를 대응하고 그로 인해 상호간에 위화감이 조성됩니다. 그 결과로 일어나게 되는 심리적 부적응 상태를 문화충격(cultural shock)이라합니다. 문화적인 특질을 공부하지 못하고 해외 여행길에 오르다보니 이러한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국문화타입은 자신들과 다른 습관, 가치관과 만날 경우 그 다름을 객관적으로 보려하지 않고 거부해 버리는 사람입니다. 자신과 다름을 비판적인 자세로 보는 타입으로 자신을 애국심이 있다고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도피타입은 집단주의에서 자란 한국인이나 일본인에게 많이 보입니다. 집단사회에서 통례화되고 있는 상하의 인간관계가 이문화에서는 통용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개인주의가 철저한 구미 사회에서는 이제까지 익숙한 사고방식이 통하지 않게 되므로 좌절을 느껴 의식적으로 이문화를 기피하는 타입입니다.

적응타입은 자국문화중심 타입과 같이 다른 문화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거나 도피 타입의 사람과 같이 소극적이지도 안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적응타입의 국제인은 현지인과 적극적으로 부합하려고 노력하며 자국문화 중심으로 행동하는 것을 조심합니다. 외국에서 그 나라 문화에 순응하고, 그들의 관습을 존중합니다. 이문화는 나름대로 고유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문화와의 접촉을 통하여 자국문화의 특성을 재확인해 가면서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이와 같은 사람은 이른바 국제인으로서 자질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내국인도 최소한의 문화적인 배경을 익히고 여행하는 배려심 많은 한국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지위는 국제적인 자질이 정립될 때 그 위상을 존경받을 수 있습니다. 국제적 자질을 갖추는 것은 자국의 문화 및 전통에 대한 관심과 이해와 우리문화의 차별성에 대한 긍지 못지않게 이문화간의 의사소통 능력과 지구 시민적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국제관계 이해, 국제 감각 및 국제교류 매너, 이문화의 다양성과 타문화에 대한 관심, 문화권별, 대륙별, 국가별로 여행 가방을 꾸리기 전에 기본적인 소양을 익혀두는 지혜가 절실합니다. 가능하면 국가마다 국민들의 특성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문화메타포(cultural metaphor)를 찾아보는 것도 유익할 것입니다.

한 나라의 문화적 특징, 즉 문화적 정신구조(mind-set)를 이해한다는 것은, 한 국가의 언어를 아는 것과는 또 다른 얘기입니다. 현지인들은 그들의 언어에 유창한 방문객은 관습과 행위규범도 알고 있을 것으로 전제하기 때문에 그 방문객이 규범을 어기면 호된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한 국가의 문화적 정신구조를 쉽고, 신속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다른 국가와 비교하는 새로운 방법인 문화메타포는 그 사회의 중요한 특징들을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됩니다.

어글리 코리안, 이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 아름다운 한국인으로 거듭납시다.

류기환
광운대학교 정보과학교육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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