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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안덕균 원장 칼럼/ 수능과 성형

수능과 수시 모집이 끝나면 예비 대학생들이 성형외과를 찾는다.

학교 다니면서 하기에는 티가 나고 시간적으로도 부담이 되니 이때가 가장 적절한 시기인 것 같다. 과거에는 주로 어머니와 함께 동행 했었는데 이제는 아버지나 할머니와 함께 내원하는 학생들도 있다.

성형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보편적이고 개방적이 되었다는 사실과 가족 간의 친밀도와 가부장적 형태가 변화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가끔씩은 혼자 오거나 친구들과 함께 오는 경우도 있지만 수술 결정과 시행은 반드시 부모님이나 보호자와 함께 와야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상담은 눈, 코, 이마, 지방흡입까지 다양한데 필자는 선천성 기형 등의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눈 수술을 주로 해주고 있다. (눈은 쌍꺼풀을 만들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접착제를 남용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가 늘어지고 폐해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코 수술에 있어 남학생의 경우 얼마든지 성장 가능성이 있으며, 다른 수술도 좀 더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내원하라고 설득하여 보낸다. 신체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야만 자신만의 개성과 심미안적인 가치관이 확립되어 후회 없는 성형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필자의 믿음 때문이다.

작년 수능이 끝난 후 쌍꺼풀 수술과 지방흡입 상담을 위해 한 여학생이 아버지와 함께 내원했다. K대 영어교육과에 합격한 딸의 소원을 들어주러 왔다는 아버지의 모습이 딸보다 더 행복해 보였다. 과체중으로 보이기는 했으나 아직 어리고 체중 감량 가능성이 무한하니 지방흡입은 하지 말도록 설득했다. 그리고 눈은 지방이 많고 크기가 너무 작으며 미간 사이가 너무 넓어 앞트임과 절개를 이용하여 수술을 했다.

보통 쌍꺼풀 수술을 하면 상담, 수술, 수술 다음 날, Stitch out(실밥 제거) 하는 날, 가능하면 그 이후에 한 번 더 내원을 하도록 한다. 4~5회에 걸쳐 내원 하는 동안 성격이 씩씩하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그 학생은 자신이 영어에 어떻게 취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암기 과목은 어떻게 공부 하였는지, 시간 활용은 어떻게 하였는지 등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아들을 두고 있는 병원 실장은 거의 무아지경(?)으로 몰입하기까지 했다. 필자도 운동과 적정한 식사가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굶으면서 하는 다이어트가 얼마나 건강에 나쁜지, 어떤 운동이 효과적인지 논문까지 찾아주며 열심히 살빼기를 격려하고 대학 4년 후에도 살이 안 빠지면 무료로 지방흡입을 해 주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다.

해가 바뀌고 매섭게 추웠던 겨울을 보낸 어느 따뜻한 봄 날, 병원 입구에서부터 어딘지 낯익은 씩씩한 목소리가 들렸다. 궁금해서 나가보니 바로 그 여학생이었다. 긴머리를 하나로 묶고, 살이 빠져 날씬하기까지 한 몸매에 치마를 입고, 시원한 눈매로 웃고 있었다. 몰라보겠다는 필자의 아낌없는 칭찬이 묻히도록 병원 식구들 감탄이 이어졌다.

비결을 물으니 살을 뺄 수 있다는 필자의 말에 용기를 내어 입학 전 3개월 동안 아르바이트와 운동을 열심히 했더니 날씬해지고 눈도 더 크게 보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았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젊음은 가능성 그 자체이다. 시도해 보지 않고 지방 흡입을 덜컥 해 버렸더라면 노력과 성취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며, 살아가면서 운동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성형은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도 고려하면서 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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