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가치투자의 기본적인 개념과 기초적인 투자전략을 살펴봤다. 가치투자란 좋은 기업이면서도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매매가 아닌 투자를 하는 것으로 가능한 장기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것이다. 다만, 나이와 투자목적에 따라 ‘매수-보유’의 장기투자전략과 ‘매수-최상의 매도’라는 적극적 가치투자전략을 병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는 우리의 성격이 가치투자에 맞는지도 살펴봐야 하고, 자신의 성격상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역스윙’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의 논의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먼저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을 다시 정리해 보도록 하자.
핵심은 좋은 기업이면서 싼 주식에 투자하는 것
좋은 기업은 이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갖춘 기업으로, 좋은 주식은 그런 좋은 기업들 중에서도 주가가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말한다. 애플의 이익성, 안정성, 성장성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가치에 비해 너무 비싸면 애플은 좋은 기업이지만 좋은 주식은 될 수 없다.
좋은 기업은 일반적으로 이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말한다. 여기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이익성이며 특히 이익추세를 확인해야 한다. 이익추세를 확인하는 것은 그 기업이 앞으로도 확실히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결국 이익확실성 혹은 이익신뢰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10년간 해당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추세’를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EPS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야 한다. EPS 증가율이 높을수록 좋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EPS가 크지 않아도 꾸준히 상승해야 한다는 것이다. EPS가 들쑥날쑥한 기업은 일시적으로 몇 번 아주 높은 EPS를 기록했다고 해도 눈길을 줘서는 안 된다.
EPS가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들을 골랐다면, 그 다음에는 그렇게 고른 기업들에 대한 이익성의 질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가 자기자본이익률(ROE)이다. 자기자본(자기 돈)을 써서 벌어들인 수익률을 나타내는 ROE는 높을수록 좋은데, ROE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난 10년간의 평균 ROE’를 구하는 것이 좋다. 워렌 버핏이 투자한 주식의 평균 ROE는 대개 25% 이상이었다.
EPS 추세와 ROE로 해당 기업의 이익성을 확인했다면, 그 기업이 부도날 기업은 아닌지 안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안정성은 그 기업의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아무리 이익성이 좋아도 안정성이 나쁘면 그 기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와 부채규모를 살펴야 한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많으면서도 부채가 적은 기업이 좋은 기업이다. 이때 확인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지표중 하나가 유동비율과 ‘자기주식을 포함한 자본’ 대비 부채비율이다. 총유동자산을 총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유동자산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1(즉, 100%) 이상이면 좋고 그 이하면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유동비율이 높다는 것은 부채상환에 여유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유동비율은 높을수록 좋다.
약간 어려운 것이 ‘자기주식(보유 자사주 가치)을 포함한 자본’ 대비 부채비율이다. 종종 매우 훌륭한 기업이 자본을 자기주식을 매입하는데 사용한 탓에 자본이 마이너스 상태를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그 기업이 자본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경제성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워렌 버핏이 좋아하는 무디스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기실, 무디스는 자본을 자기주식을 매입하는데 사용했기 때문에 자본이 마이너스 상태였다. 따라서 자기주식을 포함하지 않고 대차대조표 상의 자본만 가지고 자본 대비 부채비율을 계산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기업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의 가치를 자본에 포함시켜 ‘자기주식을 포함한 자본’ 대비 부채비율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자기주식을 포함한 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80%(즉, 0.8) 이하이면 좋고 그 이상이면 나쁜 기업이다. 이 비율은 낮을수록 좋다.
중요한 것은 이익성이 아무리 좋아도 안정성이 나쁘면 좋은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미국 금융기관들의 이익은 예외적으로 좋았다. 이런 높은 이익은 이른바 막대한 레버리지(차입을 통한 투자)로 가능했다. 그러나 이익성이 좋아도 안정성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닥치자 많은 금융기관들은 파산하고 말았다.
좋은 기업을 평가하는 마지막 기준인 성장성을 둘러싸고는 많은 논란이 있다. 그 논란의 핵심은 성장성을 미래의 성장전망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과거의 이익 성장추세(앞서 말한 이익추세)로 볼 것이냐 하는 것이다. 전자에 초점을 두고 하는 투자를 흔히 성장투자라고 한다. 성장투자의 근본은 미래에 대한 예측에 있다. 현대 금융학의 주류이론인 효율적시장가설에서는 수익을 내려면 미래를 예측하라고 투자자들에게 말한다. 그래서 많은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이 미래를 예측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들의 예측력은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시장(분명 한국시장보다 더 많은 전문가가 존재하는 시장이다)의 경우, 이코노미스트들의 경제성장률 예측과 애널리스트들의 주식수익률 예측은 실제 결과와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James Montier, Value Investing 1장 참고). 실제로 미래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의 미래 예측이 그러할 진대 일반 투자자가 미래를 예측한 성장전망에 입각해 성장투자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따라서 굳이 성장성이란 개념을 사용하려면 미래 예측에 근거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이익 성장추세, 즉 앞의 이익성에서 말한 이익추세로 성장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에는 지난 10년간의 EPS 증가율과 ROE 성장률을 살펴보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식의 성장성 개념이 아니라 미래 예측에 기초한 성장전망으로 성장성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익성, 안정성, 성장성으로 좋은 기업을 골랐다면, 이제 그 중 좋은 주식을 골라야 할 때다. 좋은 주식을 고른다는 것은 실제로 투자할 주식을 고르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좋은 주식은 그 기업의 주식가격이 그 기업의 가치(적정가치, 내재가치, 본질가치라고 한다)보다 상당히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가치보다 가격이 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 주식의 가격이 싼지 비싼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그 주식의 적정가치’다. 적정가치를 계산해야 그 가치와 비교해 해당 주식이 싼지 비싼지를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주식의 적정가치를 계산하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주식의 적정가치를 계산하는 절대적으로의 객관적인 방법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적정가치 계산방법은 사뭇 전문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 입장에서는 너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적정가치 계산법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부터 살펴보는 것으로 하고 여기서는 주식이 싸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초보적인 지표 몇 개만 기억하도록 하자.
그 대표적인 것이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장부가비율(PBR)이다. PER은 그 주식의 주당순이익 대비 현재 주가가 어느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현재 주가 ÷ EPS’로 계산한다. 예컨대, 한 기업의 2011년 EPS가 1,000원이고 현재 주가가 10,000원이라면 PER은 10배이다(현재 주가 10,000원 ÷ 2011년 EPS 1,000원 = 10배). PBR은 그 기업의 주당장부가치에 비해 현재 주가가 어느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현재 주가 ÷ 주당장부가’로 계산한다. 예컨대, 한 기업의 2011년 주당장부가가 20,000원이고 현재 주가가 10,000원이라면, PBR은 0.5이다(10,000원 ÷ 20,000원 = 0.5).
대개 PER과 PBR이 낮은 주식을 싼 주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PER과 PBR을 낮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다만 벤저민 그레이엄은 PER이 16배 이상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했으며, PBR이 1 미만이면 그 기업을 청산해도 건질 것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매가 아니라 투자를 하라: 장기투자의 혜택을 기억하자
가치투자는 기본적으로 매매가 아니라 투자를 지향한다. 우리는 약간의 차익을 노리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빈번히 주식을 사고파는 매매자(트레이더 혹은 스캘퍼)가 아니라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을 극대화하는 진정한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장기투자를 지향해야 한다. 장기투자는 투자자의 수익을 극대화해주는 경험적으로 확인된 가장 효과적인 투자일 뿐만 아니라 사회발전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A라는 좋은 기업이 있다고 해보자. 이 회사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자기자본 대비 이익의 비율)이 20%라면, 이 회사는 향후 상당기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여기서 이 회사가 이익을 전액 내부 유보한다면, 이 회사의 다음해 자기자본은 ‘전년도 자기자본 + 전년도 이익’이 된다. 이런 가정에 기초해 이 회사의 향후 10년간 이익을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이를 투자자 관점으로 전환해보자. 편의상 이 회사가 발행한 주식이 10,000주이고 주가가 100원이라면, 주가는 주당자기자본(100만원 ÷ 1만주 = 100원)과 같다. 그리고 이 회사의 주가가 주당자기자본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보자. 이 경우 투자자가 기준년도에 이 회사 주식 1주를 100원에 매수해 10년간 보유했다면, 10년 후 주가는 619.18원이 되고 총 수익률은 세전으로 620%가 된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매수가에 따라 이 수익률은 크게 달라진다. 위에서는 주당매수가를 주당자기자본과 같은 100원으로 가정했다. 그런데 이 주식이 일시적으로 저평가되어 주가가 주당자기자본의 50%인 50원이 되었다고 할 때 그리고 이 회사의 주가가 궁극적으로는 주당자기자본 수준을 다시 회복한다고 할 때, 10년 후 총 수익률은 1,238.36%, 20년 후 총 수익률은 7,667.52%가 된다. 같은 기업이라 해도 주가가 100원일 때와 50원일 때의 수익률 차이는 엄청나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매수가가 수익률을 결정한다’고 하는 것이다.
위의 사례는 가공의 사례이긴 하지만, 이 사례를 통해 우리는 장기투자에서 누릴 수 있는 복리수익의 엄청난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 가치투자를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정리한 제임스 몬티어(James Montier)에 따르면, 1871년 이후 미국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주가상승, 배당수익률, 실제 배당금 증가가 총 실질수익률에 각각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1년과 5년의 주식 보유기간에 따라 분석한 결과, 수익창출 동인(動因)의 관점에서도 장기투자가 합리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보유의 경우, 총 실질수익의 60%가 투자자가 통제할 수 없는 주가상승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5년 보유의 경우, 총 실질수익의 약 80%가 훨씬 안정된 수익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배당수익률과 실제 배당금 증가에서 발생했다. 주식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배당수익률(매수가 대비 배당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매수가에 따라 달라짐)과 실제 배당금 증가가 수익원천으로 훨씬 중요해진 것이다. 결국, 주식을 장기 보유할수록 수익원천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확실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기실 성공한 가치투자자들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은 약 5년이었다.
특히 가치투자를 할 경우, 수익률은 시간이 감에 따라 시장 평균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 미국시장에서 가치투자전략의 보유기간별 누적수익률에 관한 분석에 따르면, 가치투자는 1년 차에는 시장보다 약 7% 높은 실적을 냈고 2년차에는 시장보다 13% 높은 실적을 냈다. 이런 실적 격차는 시간이 가면서 더 벌어졌다. 3년차에는 시장보다 25% 높은 실적을 냈고 4년차에는 시장보다 33% 높은 실적을 냈다. 장기로 가면서 시장수익률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린 것이다.
나이와 투자목적에 따라 ‘버핏 + 그레이엄’을 시도하자
복리의 마술이 제공하는 효과, 장기 가치투자의 실제 수익률이 시장을 상회한다는 경험적 사실, 불확실한 시장상황에서 장기투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확실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장기투자에 따른 여러 비용(매매수수료, 세금 등) 절감효과를 감안할 때, 가치투자자라면 아니 진정한 투자자라면 기본적으로는 장기투자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100% 장기투자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권하는 것은 포트폴리오의 상당부분(예컨대, 2/3 이상)은 장기투자를 지향하되, 일부(예컨대, 1/3 이하)는 비탈리 카스넬슨이 말한 이른바 ‘적극적 가치투자’로 운용하라는 것이다. ‘타이밍에 강한 가치투자 전략(Active Value Investing)’의 저자 비탈리 카스넬슨이 말하는 적극적 가치투자란 워렌 버핏보다 그레이엄의 투자전략에 가까운 것으로 ‘적정가치에서 상당히 할인된 가격(즉, ‘안전마진’을 둔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후 적정가치를 회복하면 즉시 매도하는 전략’이다.
비탈리 카스넬슨은 워렌 버핏의 ‘매수-보유’식 장기 투자전략은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대세상승기에 매우 효과적이며, 실제로 대세상승기였던 20세기에 가장 탁월한 성과를 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2000년 말로 대세상승기가 끝나고 2020년경까지 아찔하고 짜릿한 장기 롤러코스터장, 즉 장기 박스장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자는 적정가치에서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되 적정가치가 회복되면 기다리지 말고 즉시 매도하는 적극적 가치투자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로서는 2020년경까지 장기 롤러코스터장이 전개될 것이라는 카스넬슨의 예측이 맞을지 전혀 알 수 없다. 따라서 전적으로 그의 말을 믿고 포트폴리오 전체를 적극적 가치투자로 운용하는 것은 장기투자가 가져다주는 많은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의 많은 부분은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지향하되, 미래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일부는 적극적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매수-장기 보유’전략을 구사하는 워렌 버핏과 주가가 미리 설정한 적정가치에 도달하면 즉각 매도하는 그레이엄의 투자전략을 적절히 조합한 것으로, 이런 식의 투자전략 조합은 특히 투자자의 투자목적과 나이에 따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본적으로 당장의 자금수요가 적고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투자 포지션의 상당부분을 ‘매수-보유’의 장기투자로 가져가는 것이 좋고, 당장의 자금 수요가 많아지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는 시점에서는 ‘매수-최상의 매도’라는 이른바 적극적 가치투자 포지션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좋다.
투자성격을 확인하고 단점 극복을 위해 ‘역스윙’하자
투자 일반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가치투자는 심리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투자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자신의 성격과 심리적 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가치투자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투자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가치투자는 투자의 성공확률을 낮출 뿐이다. 따라서 가치투자에 맞는 성격이란 무엇이며, 내 성격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내 성격이 과연 가치투자에 맞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는 5대 성격요인(신경성, 외향성, 성실성, 조화성, 개방성)에 의한 성격분석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에 따라 자신의 성격을 분석해 본 바 있다. 5대 성격요인 중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성격요인은 신경성, 외향성, 성실성이다. 일반적으로 신경성 수치가 높으면 분석에는 꼼꼼하지만,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으로 꼼꼼하게 고른 좋은 주식을 일찍 팔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외향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미래에 대한 낙천적인 자세로 주식을 믿고 가지고 가는 경향이 강하긴 하지만, 주식 분석능력이 약하고 지나치게 리스크를 감수하는 탓에 자칫 파멸에 이르기도 한다. 성실성 수치가 높은 사람은 투자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고 충동적인 매매를 하지는 않지만, 극단적인 상황에서 융통성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 물론 극단적인 상황은 그렇게 흔히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장단점 측면에서 볼 때 가치투자에 가장 유리한 성격은 상대적으로 단점이 적은 성실성 수치가 높은 성격이라 할 수 있다.
다니엘 네틀 등의 성격연구에 따르면, 성격은 고칠 수 없지만 행동과 태도는 고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성격상의 단점을 극소화하는 행동과 태도를 취함으로써 성격상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그것은 성격상 단점이 드러나는 부문에서 의도적으로 성격과 반대로 행동하는 ‘역스윙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다. 예컨대, 신경성 수치가 높은 경우 불안해서 주식을 매도하고 싶을 때 의도적으로 보유전략을 택해 밀고 가거나, 외향성 수치가 높은 경우 지나친 리스크 감수경향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매도신호를 충실히 따르는 것이 그런 역스윙전략에 해당한다. 이런 역스윙전략에 대해서는 지난 호에서 자세히 살펴 본 바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간 소개한 가치투자의 기본 개념과 기초적인 투자전략, 그리고 가치투자를 함에 있어 유의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보았다. 앞으로는 이런 기본 개념에 입각해 적정가치를 구하는 여러 방법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그리고 그 중간 중간 가치투자를 보다 심도 있게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들도 살펴보도록 하자.
글 / 김상우 (본지객원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