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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상규 박사> 교육개혁과 사회구조개혁


20~30년 후를 보고 정책을 만들자!


요사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권력자들의 발언을 들으면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자극적이라고 하는 표현은 사리에 잘 맞지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다는 의미이다. 한 여당대표가 “저출산을 막기 위해서 조선족을 대거 받아들여야 한다”느니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진입된 것이 큰 이유”라는 취지의 발언을 본인이 소속한 정당의 저출산 대책 관련 위원회에서 하였다고 한다. 조선족 출산을 운운하는 발언은 인종차별적·여성편파적 내용이다.


인종, 민족, 성별로 보장하여야 하는 평등은 1948년에 유엔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6조에서 선언하고 있다. “성년에 이른 남녀는 인종, 국적 또는 종교에 따른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고 혼인하여 가정을 이룰 권리를 가진다. 이들은 혼인 기간 중 및 그 해소 시 혼인에 관하여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이렇게 국제법에서 선언하고 있는데 한국의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였다니 좀 의아스럽다.


저출산으로 인하여 예상되는 사회구조를 걱정하면서 고육지책의 표현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저출산은 사회 모두가 합심하여 해결하여야 할 과제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3년의 각국의 합계 출산율 비교에서 조사대상 193개국 중 우리나라는 1.4명으로 179위였다. 일본도 비슷하고 중국은 1.6명으로 조금 높다. 그래서 중국은 한자녀정책을 과감히 버렸다. 북한은 2.0명으로 높은 편이다. 미래 어느 시기에는 북한 인구가 우리보다 많아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물론 평균 수명은 우리가 높으니 고령화된 나라와 고령화되지 않은 나라라는 차이 속에서 또 다른 갈등요인이 생길지도 알 수 없다.


유럽의 선진국들도 출산율이 낮기는 하지만 오랜 기간동안 낮은 출산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이므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출산율이 낮더라도 인구가 큰 폭으로 줄지는 않는다. 과거 식민지 정책을 이민정책으로 전환한 것처럼 필요하면 이민을 받으면 된다. 불과 십 수년 전에 정부에서는 예비군 훈련까지 면제해 주면서 적극적인 가족계획정책을 밀어붙였었다. 불과 10년이 지나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사회적 과제가 되리라는 예견조차 못한 정부정책 담당자들은 지금의 국가적 과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단기적 사회정책과 중장기적 사회정책을 구분하여 중장기적 사회정책은 교육문제이든 경제문제이든 사회문제이든 복지문제이든 사회 각 분야의 관계자가 골고루 참여하여 현상을 정확히 분석하고 장래 사회의 변화도 예견하면서 정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양이다


남북이산가족 찾기 방송에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텔레비전 화면에서 가족끼리 상봉하는 장면을 보면서 뭉클했던 기억이 어제 같다. 가족끼리 상봉한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30년은 상실한 기간이 아니라 가슴에 가족을 찾기 위한 희망이 가득한 기간이었으리라. 그런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상실의 기간인 것 같다. 장기고용, 연공서열을 중시한 임금 체계 등이 무너진 반면 실업률이 증가하고 정규직에 비하여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등의 영향을 주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것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이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의 출산율은 1900년대 이후 계속 증가하여 1949년에는 최고점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1960년대 중반까지 급격히 감소하다가 1973년까지는 증가하였으며 그 이후로는 감소하고 있다. 1973년은 1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해이다.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이 1991년에 경제의 거품이 꺼지면서 안정성장기가 끝나고 중국 등 신흥공업국이 일본을 추격하면서 사작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발언처럼 저출산, 고령화로 인하여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다고 가설을 세워보자. 일본에서 한창 경제발전이 가속화되었던 1950년대의 인구감소를 어떻게 설명하고, 1970년대의 인구감소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서구 선진국에서는 지도자가 가져야 하는 것을 좋은 학력과 명문가 출신이 아니라 교양과 폭넓은 지식이라고들 한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각료의 조건으로 교양을 중시한다고 한다. 각료의 전공을 보면 역사학, 지리학, 철학 등 교양과목 출신들이 법학, 행정학 등 실학 전공자보다 많다. 교양으로 무장한 각료는 언제나 국제관계에서 다른 나라의 각료에 비하여 공통 화제를 이끌어가고 교섭능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선진국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다. 요즈음 미국에서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2016년 대통령 선거 토론회를 보자. 우리나라처럼 재산은 어떻게 축적하고 병역은 마쳤는지 등 우리나라만의 고질적 부정문제는 거론되지 않는다. 국가를 이끌어갈 자질과 능력은 있는지,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는지 등 거대한 미국을 맡겨도 될 사람인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21세기 글로벌 사회에서 모범이 될 지도자들의 교양을 기대해 본다.


글로벌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자!


산업구조는 변하고 있고 반도체 등 하이테크 산업도 글로벌 경쟁구도에서 무척 힘겨워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던 삼성전자 모바일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중국의 시장 확대가 아니라 한 개의 파이를 나눠먹는 지분구조의 변화이다. 그러므로 파이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구조를 바꿀 수밖에 없다. 손해 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장 점유율을 지켜 주어야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파이의 지분율이 늘 유동적인 사회를 무한경쟁의 글로벌 사회라고 한다. 중국의 휴대폰 시장처럼 중국업체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후발기업이 선제적 공략을 준비하고 있는 공간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이다. 글로벌화는 소련 연방해체와 냉전체제의 종식, 동구권 국가의 시장주의 경제체제의 도입, 중국과 베트남의 시장경제체제 도입 등으로 촉발되었다고 보는 것이 국제적 이해이다.


글로벌 사회는 소득구조에 차이가 생겨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한 사람을 만드는 경쟁사회라고들 인식하고 있다. 60~70년대를 거치면서 중산층이 많다고 자랑했던 우리나라만 보아도 중산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사회의 허리구간인 중산층이 중요하다. 중산층이 많으면 많을수록 중립적이고 타협적인 문화가 만들어지고 사회유지에 필요한 건전한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사회를 건전하게 하는 층이 얕아지면서 우리사회에서 극과 극의 공간이 넓어지고 넓어진 공간만큼 대립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사회의 중산층은 글로벌 인재를 많이 길러냄으로써 확대된다고 생각된다. 국제감각을 가지고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하는 인재들에게는 이념적인 극(極) 보다는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위트와 유머, 다른 사람을 사려하는 풍부한 지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공학도 중요하지만 교양도 중요하다!


교육부는 2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으로 프라임사업(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공계 대학 정원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인문계 학과의 정원을 줄이는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요사이 대학별 취업률이 발표되고 있는데 취업률 100%도 많이 있다. 무척 반가운 뉴스이다. 우리 주변에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못하고 장래 인생을 고민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은데 취업률 100%라니 얼마나 대단한가? 취업률이 대학평가의 기준이 되고 학생들을 유인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신뢰성, 즉 계산식의 분모를 누가 어떻게 정하는지, 계산식의 분자를 무슨 기준으로 하는지도 공개하였으면 한다.


일본의 대학 취업률은 대체적으로 높은 편이다. 취업률은 취업희망자에 대한 취업결정자의 비율인데 취업희망자에는 대학원 진학, 해외유학, 공무원 준비생, 프리타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매년 발행하는 학교기본조사에 의하면 2015년 3월 현재 대학 학과별 취업률(정규직만 해당)은 인문과학 70%, 사회과학 79%, 이과대학 44%, 공학 56%, 농학 64%, 보건 66%, 교육 64%, 예술 46%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초과학 분야나 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인 일본에서 이과대학이나 공학의 취업률이 낮은 이유에 대하여 처음에는 의아하였다. 그런데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의 대학원 진학률이 3~5% 수준에 불과한데 이과대학의 대학원 진학률은 43%이고 공학은 36%, 농학은 23% 등으로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른 학과에 비하여 이과나 공과 등은 대학교육 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갖출 수 없으므로 계속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교육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여 이공계 정원을 늘리는 고육지책 방향은 이해하지만 현재의 정책의도가 10년 후에도 그대로 유효할지는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문학 계열을 줄이는 것도 그렇게 좋은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중시하여야 할 교양과 품위가 대학교육으로 인하여 형성된다. 대학은 취업사관학교가 아니라 교양있고 품위있는 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선 취업 잘하는 학과보다는 장기적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픙토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대학만 변하게 하자는 논리도 문제가 있다. 교육을 하는 전문가들이 노력도 하지 않는 풍토에서 좋은 연구자가 나오고 글로벌 인재가 나오겠는가.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통점은 제자와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연구만을 생각한 좋은 스승을 두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사회구조개혁 내에서 교육개혁이 논의되어야 한다


교육학자들은 교육개혁이 교육전문가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경제, 산업, 정치, 사회분야에서 관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세계 다른 나라들에서도 교육학의 폐쇄적 환경은 비판받고 있다. 교육개혁은 정책이 현실과 불일치하는 경우에 교육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교육부는 인적·물적 자원의 배분과 투입을 통하여 목적을 달성해 가는 과정이다.


교육학적 관점에서 교육은 바로 인간을 기르는 작용이므로 경제학적 효율성이나 사회학적 관점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중학교 등 유아교육 단계와 의무 교육단계는 인간으로서 기초를 가꾸는 기간이므로 교육개혁에서 교육학적 관점이 중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런데 사회 경제적 구조에 결합되어 가는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단계에서는 교육학적 관점만으로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과거 못살 때에는 옵션이었던 고등학교가 거의 완전 취학률에 도달하여 이미 준의무교육기관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교육단계로 보면 사회 진입 직전단계이다. 당연히 사회구조 안에서 고등학교 교육개혁의 문제가 논의되고 설정되어야 한다.


고등교육은 더욱 그렇다. 교육개혁이 아니라 종합적 사회구조개혁의 틀에서 교육개혁이 논의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최근 발표되는 고등교육 개혁방안에 얼마나 많은 교육계 이외의 인사가 참여하여 활발한 의견을 보태었는지는 모르지만 교육계 만의 생각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이전까지는 중앙교육심의회를 중심으로 교육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교육개혁을 추진하였다.


1984년에 내각총리의 자문기관으로 설치된 임시교육심의회의 교육개혁은 일본의 교육의 방향성에 상당한 변화를 주는 새로운 교육개혁이었다. 그런데 임시교육심의회는 교육개혁의 실행기관이 아니라 교육개혁의 이념을 설정하는 정도로 임무를 마쳤다. 실제 교육개혁을 주도한 것은 1990년대에 광범위한 사회구조개혁을 추진한 행정개혁위원회이다. 이때부터 교육개혁은 사회적 구조개혁의 과제가 되어 있다. 교육의 전문성과 독립성은 보장되어야 하지만 교육개혁을 교육자들만이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개혁적 국가과제가 실패하지 않고 장기적 국가정책으로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사회 전체가 참여하여 교육의 문제를 논의하여 미래 방향성을 설정하는 개방형 정책과정이 필요하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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