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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상훈 교수 칼럼> 대한민국, 그리고 먼저 온 통일


최근 북한 김정은이 지뢰사건으로 궁지에 몰리자 전쟁위협으로 협박을 해오더니 자신의 입지가 불리해지자 결국 굴복하고 합의서를 발표했다. 더 이상의 김정은식 양치기 수법이 먹혀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북한주민들도 이제는 서서히 이런 상황을 눈치 채고 있다. 그래서 곧 북한이 무너질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렇다고 북한은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면 곧바로 통일이 될까?


온 나라가 곧 통일이 올 것처럼 TV나 신문에서 떠들고 있지만 준비 없는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올해가 광복 70주년이지만 진정한 광복은 통일된 한반도여야 한다. 그래야 완전한 광복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까지 반쪽짜리 광복을 축하할 것인가? 통일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통일에 대한 비싼 대가를 치를 준비가 국민각자의 마음속에 새겨졌을 때 통일이 오는 것이다. 통일에 대한 준비는 돈도 중요하지만 통일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북녘동포를 진정한 형제 가족으로 인정할 때 우리의 통일은 한 발짝 앞서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하늘은 우리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통일준비를 미리 해보라고 탈북자들을 대거 대한민국으로 몰려들게 하고 있다. 이것은 절체절명의 기회다. 탈북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시험대를 마련해준 것이다. 필자가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TV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한 것은 탈북자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남북한의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당시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하는 탈북자들이나 실향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왜 형제자매와 같은 민족이 60년 이상 만나지도 못하고 떨어져 살아야 하는가?


 북에 고향을 두고 내려온 실향민들은 거의가 80이 넘어 이제 눈물조차 말라버렸다. 탈북자들도 북에 두고 온 가족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통일이 얼마나 절실한지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 대박’이라고 했다. 물론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에 대박의 기회가 생기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오는 통일은 갑자기 로또에 당첨되어 일확천금을 가졌다가 순식간에 탕진하고 참담한 인생쓰레기로 전락해 버리는 로또 당첨자들과 다를 바 없다. 잘못된 통일은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통일은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해도 60년 넘게 이질감 속에서 자란 집단이 서로 맞춰가기는 상당히 험난한 길이 예측된다. 우리에겐 탈북자들이 먼저 들어와서 통일 예행연습을 해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3만명 가까운 탈북자들이 죽음을 무릎 쓰고 탈출해 우리나라에 들어와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그들을 진정으로 대해 주었는가?”이다. 통일을 하려면 먼저 북한주민의 민심을 얻어야 한다.


우리가 탈북주민들에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다면 통일은 먼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지금의 탈북주민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 친지들과 연락을 하고 있어 그들이 남한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살고 있는지 북한주민들은 알고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민심을 얻지 못하면 결코 진정한 통일을 이룰 수가 없다. 인간적으로 차별을 당하고 있는 탈북주민들의 실상을 보고서 지금 북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과연 통일을 바라게 될까?


다시 한 번 냉정하게 판단할 때


김정은이 확성기방송을 핑계로 아무리 대포를 쏘고 전쟁을 하겠다고 위협을 해도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결국은 무너지고 만다. 지금 이대로 가다가 김정은 체제가 무너졌을 때 북한주민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크라이나 사태 때 주민투표에 의해 러시아로 귀속된 것을 우리는 보았다. 말로만 같은 민족이라고 하면서 탈북주민들을 다문화가정보다도 더 차별하는 지금, 북한정권이 붕괴되고 주민투표가 이루어졌을 때 과연 북한주민이 우리나라에 표를 던질 수있겠는가?


중국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주민들이 중국에 표를 던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동독과 서독의 통일 경험을 통해 배운 바 있다. 동독 주민들을 가슴으로 끌어안은 서독 국민들이 있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통일 독일은 유지될 수 없었을 것이다. 서독은 통일되기 전에 동독을 탈출하는 주민들을 위해 마을을 세우고 그들이 서독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5년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여건을 만들어 준 바 있다. 그러한 결과는 동독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동서독 주민들의 화합으로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도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중국에 인질로 잡혀있는 탈북주민들에 대해 정부는 도움의 손길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렵게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하나원에서의 교육만 마치면 얼마의 정착금만 쥐어주고는 알아서 살라고 방관하고 있다. 평생을 공산주의에서 살아온 북한주민들이 한국에서 살아가기란 눈물겹고 험난한 길이다. 이들은 탈북자란 이름 때문에 취직도 하지 못하고 탈북자 신분을 속이며 살아간다. 이들이 남한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은 초등학생이 대학생과 대결하는 것과도 같다. 탈북주민들의 자살이 넘쳐나고 다시 북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필자를 만난 한 탈북민은 북한에서는 가난했지만 인간적으로 모욕과 차별을 당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인간적인 모욕감과 차별감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은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북한주민들이 통일을 원하고 있을까.


정말로 통일은 대박이다


남한은 통일이 돼야 대륙으로 뻗어갈 수 있다. 그래야만 유럽까지 연결된 대륙국가로 우뚝 설수가 있다. 언제까지 섬나라처럼 갇혀서 안주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고구려의 기상으로 대륙으로 뻗어갈 것인지, 아니면 섬나라의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안주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통일된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


통일은 정치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마음을 모아서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가능해진다. 통일의 첫 단계는 탈북주민들을 진정한 대한국민으로 인정하고 형제로서 받아주고 마음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통일을 이룰 수가 있다. 신이 우리에게 준 좋은 기회는 탈북주민들을 통해서 먼저 온 통일을 잘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그래야 완전한 통일을 이룰 수 있다.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은 김정은의 전쟁위협이 아니라 탈북주민들에 대한 우리들의 냉대와 무관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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