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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용기 잃지 마세요"...절망이란 상처 위에 희망의 붕대가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 위해 나눔 실천하는 나호준 녹십초알로에 부장

 

연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누군가를 위해 봉사와 기부활동을 펼치는 천사나 다름없는 이들은 혼탁한 우리사회를 밝게 해주는 빛과도 같다.

 

나호준 녹십초알로에 부장은 주말과 휴일이면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설 준비에 분주하다. 평상시 입었던 깔끔한 양복대신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서는 그를 겨울의 찬 냉기조차도 막지 못한다. ‘절망이란 상처 위에 희망이란 붕대가 있다’ 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인생후반기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그는 희망과 꿈, 그리고 슬기로운 지혜를 안고자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가 태어난 곳은 전남 장성이다. 녹록치 않은 시골에서 태어나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그 시절. 그의 어머니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동네 분들의 소매를 이끌어 끼니때 밥상에 앉히는 분이셨다. 어릴 적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고,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는 그는 체험을 통한 산교육 덕분에 누굴 만나든 “밥 먹으러 갑시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연말

 

자연스럽게 몸에 베인 나눔의 습관은 봉사활동으로 이어져 봉사를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 나호준을 만들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간다는 그는 연말에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며칠 전에는 독거노인들 몇 분께 석유와 김장김치를 담아서 배달해 드렸어요.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코끝이 찡하더라고요. 해마다 찾아가다 보니까 이맘때면 전화해서 ‘어이~ 젊은이 우리 연탄 떨어 졌어’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의지할 곳이 없다보니까 아들처럼 대하는 거죠.”

 

봉사활동에 필요한 경제적인 부담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그는 “한꺼번에 하는 게 아니라 틈틈이 하는 거라서 용돈을 쪼개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용돈을 모으는 방식은 결혼식에 낼 축의금을 쪼개거나 다른 곳에 써야할 돈을 쪼개 저금통에 넣어뒀다가 봉사활동에 사용한다.

 

“한 달에 10만원씩만 모아도 일 년이면 120만원이잖아요. 큰돈은 아니지만 힘들고 어려운 분들에게 큰 희망을 주는 돈이죠.”

 

 

해외 봉사활동도 펼쳐

 

지난해부터는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 나라에 의류와 신발, 학용품 등을 보내는 봉사도 펼치고 있다. 비록 적은 정성이지만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희망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멈출 수가 없다는 그는, 아이들이 자신을 기다린다고 생각하니까 아이들 얼굴이 떠올라 때론 눈물이 날 때도 있다고 했다.

 

“제가 봉사활동을 가는 마을은 주민이 120명 정도, 마을에 있는 학교는 240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 중에서 120명 정도가 선물을 타러 교회에 나옵니다. 그 아이들에겐 큰 희망인 겁니다. 너무나 감사하잖아요."

 

그가 해외봉사활동을 갈 때면 늘 후원해주는 고마운 분들도 있다. 효녀가수로 잘 알려진 가수 현숙 씨, 배일호 씨는 그와 오랜 인연을 맺은 고마운 누님이고 든든한 형님이다.

 

“그분들이 없다면 해외까지 나가서 봉사하는 게 쉽지 않죠. 늘 열심히 하라며 격려해주고 용기를 주시는 누님과 형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또  폐지를 주워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한 할머니는 지난해 제가 해외봉사를 간다고 하니까 ‘이거라도 보태라’면서 구깃구깃한 지폐 몇 장을 전해주더라고요. 힘들고 어렵지만 이런 분들이 계서서 이 세상은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상 받아

 

그는 모교인 장성군 삼서중학교 동문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생과 교직원 등 40여명을 서울로 초청해서 청와대와 국회, 지상파방송국 등 다양한 문화체험기회를 제공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겁니다. 한 학생은 청와대에 가본 게 너무 감격스러웠다고 해요. 시골에서 사니까 평생 못 가볼 줄 알았다고 하면서 큰 꿈을 꾸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저에겐 감동이죠.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는 게..."

 

얼마 전 열린 동문회에서 특별한 이벤트도 열었다고 했다.

 

"올해 회갑을 맞이하는 선배님들께 회갑잔치를 열어 드렸어요. 우리 후배들이 회갑을 맞는 선배님들을 무등태워서 행사장에 입장도 하고 가슴에는 화사한 코사지도 달아드리고요. 너무 좋아하시는 겁니다. 우리가 이 작은 것에도 감동하는 거거든요. 그걸 잊고 살아 온 거 같아요.”

 

고향을 위해, 모교를 위해 봉사를 실천한 그에게 특별한 상도 주어졌다. 남다른 애향심으로 향우회의 발전과 지역화합에 헌신하고 노력하여 고향사랑 실천에 크게 기한 공로를 인정해 전라남도 도지사상을 시상한 것이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너무 감사하죠. 저의 이 작은 노력이 우리 사회에 큰 메아리가 되어 우리 국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마음을 보탰으면 해요. 그게 힘든 분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용기가 되거든요.”

 

 

요양원 찾아 웃음치료 봉사

 

그는 시간을 쪼개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을 찾아 마술과 웃음치료 봉사도 한다. 평일보다는 주말을 이용하여 봉사에 나서는데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몇 몇의 어르신들은 자식처럼 기다려준다.

 

“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세요. 그러면 '오냐' 하세요. 정말로 순수한 마음으로 저를 아들 대하듯 하시고 너무 좋아해요. 눈물이 핑 돌죠. 주로 생활마술과 응용마술을 해드리는데 어르신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크레이션을 해드리면 아이들처럼 해맑게 웃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

 

기회가 된다면 요양병원을 설립해 어르신들을 위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는 그는 "주변에서 돈을 많이 벌면 봉사하겠다는 분들이 계시는데 봉사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힘들고 어렵지만 내 주위를 한 번쯤 둘러보며 사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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