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정무비서를 성폭행하고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 남지사가 지난달 9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3월5일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지 닷새 만이었다. 김지은 씨의 폭로 후 안 전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도지사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서부 지검에 자진 출석한데 이어 19일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은 안 전 지사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김지은 씨 외 또 다른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는 1년 넘게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했고, 25일에는 추가 피해자 2명이 더 나오기도 했다. 그들은 ‘안 전 지사가 예쁘다고 하면서 어깨를 잡아 끌어당겨 안았다’, ‘옆에 앉으라고 해서 불편하게 앉았더니 편하게 앉으라며 허벅지 안쪽을 찰싹소리가 날 정도로 때 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해 피감독자 간음과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하고 3월2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지사는 “국민에게 보여 줬던 실망감, 좌절감에 대한 참회의 뜻”이라며 26일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할 뜻을 밝혔지만, 서울서부지검은 서류심사만으로 구속영장 발부 여 부를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영장실질심사를 지난달 28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검찰은 피감독자 간음 등의 혐의로 지난달 28일 안희정 전 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도망할 염려와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없고, 지금 단계에서 구속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재청구했으나, 법원은 “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며 두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