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의 홀로코스트'로 불리며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형제복지원에 대한 피해자 증언대회가 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번 증언대회는 이례적으로 김상희, 김용익, 김현, 남윤인순, 노영민, 박영선, 박지원, 안민석, 우상호, 우원식, 유은혜, 이미경, 이언주, 이찬열, 이학영, 진선미, 심상정, 김재연, 오병윤 의원 등 야당의원 19명이 공동주최 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진선미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당시 일어난 일을 듣고,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해 법안 통과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첫 번째 증언자로 나선 김희곤 씨는 "국민학교 4학S년 때 놀다가 장군들에게 끌려갔다"며 "구타와 노역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열중 쉬어 자세에서 구둣발로 가슴을 100 차례나 맞는 등 심한 구타로 인해 아예 도망칠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8~9년 동안 생활하면서 속옷조차 지급받지 못하는 등 지옥 같은 삶이었다. 그날그날 잘 수만 있는 것도 행복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잘 때도 지그재그로 달라붙어 자야했다. 소대장들이 '내가 지나갈 때 발이 빠지면 죽을 줄 알라'고 겁을 줬다. 당시 생활로 인해 비겁한 사람이 되어 불의를 보면 모른 척 한다. 나중에 집에 돌아가게 됐을 때 가족들에게 당시 돈 4만2천원을 보상금으로 줬다. 형제복지원에서 다섯 정거장 떨어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아버지는 돌아가셨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또 다른 피해자인 최승우 씨는 "중학생 당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애 파출소를 지나가는데 가방을 뒤지더니 학교에서 급식으로 준 빵과 우유를 훔쳤다"며 형제복지원으로 보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입소 후 '신입소대'에서 발가벗겨진 채 소대장에게 성추행을 당해 죽고 싶다는 생각만 . 당시 구타로 인해 40대 중반인 현재 틀니를 착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증언자로 나선 한종훈 씨는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자주 이사를 다녔는데, 새로 이사 간 집을 찾지 못해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하자 동생과 함께 형제복지원으로 보냈다. 또 신입소대에서 '전과가 몇 개냐'고 물어서 표준전과와 동아전과가 2개다'고 답하자 "어린 놈이 (범죄) 전과가 있냐"며 구타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구타당하다 팔이 부러졌지만 "엄살 부리지 말라"며 계속 때렸다. 지금도 생감자에 소금 찍어 먹는 게 맛있다"며 당시 처참했던 생활을 전했다.
피해자 가족인 엄남현 씨는 "청각장애인인 형이 두 차례나 형제복지원에 입소했다. 처음 형이 입소하게 된 계기는 술을 먹고 길에 쓰러져 있자 파출소에서 집에 가겠다는 걸 못 가게 한 채 형제복지원으로 보냈다고 한다. 나중에 형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가보자 맞은 흔적이 분명히 있는데도 형제복지원 측에서 부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회적 상황에 대해 대책위 여준민 사무국장은 "대책위로 연락이 올 때마다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다 보면 익숙해질만 하지만 그렇질 못한다. 당시 사건 조사 검사가 외압에 시달렸을 뿐 아니라, 신민당 차원에서도 조사했으나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며 사건의 배후세력이 바로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 자체가 권력이었다며 이는 형제복지원이 부산시가 관리할 수 없는 국가에 의해 자행된 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에 앞서 이들은 9시 20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