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 이하 공정위)는 소비자와 사업자 간 분쟁발생 시 해결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는‘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하여 2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은 국외여행, 산후조리원, 자동차 등 44개 품목의 피해배상 및 품질보증기준을 개선·보완해 소비자권익을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일반소비자, 소비자단체, 국회, 언론 등이 제기한 문제점, 공정위가 불공정약관을 시정한 내용 및 ‘1372 소비자상담센터’ 상담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추진됐다.
국내여행은 현재 소비자가 해외여행계약을 취소하면 무조건 여행요금의 10% 이상의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지만 이번 개정에 따라 앞으로는 여행개시 30일 전까지는 소비자가 위약금을 부담하지 않고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또 최근 들어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봉안시설은 소비자가 봉안 후 이용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사업자는 총 사용료에서 이용기간별 환급률(예: 봉안 후 6개월 이내는 총 사용료의 75%, 1년 이내는 총 사용료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분쟁해결기준을 마련했다.
결혼중개는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3개월 동안 한 차례도 상대방을 소개시켜 주지 않은 경우, 소비자가 계약서상 기재한 우선 희망조건(종교, 직업 등 객관적인 내용에 한정)에 부합하지 않은 상대방을 소개한 경우를 추가했다.
통신결합상품(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기, 집전화, TV 등의 서비스가 세트로 구성된 상품)은 사업자의 책임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 소비자가 통신결합상품 전체의 계약을 해지하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다른 상품에 위약금을 부담하게 되어 있어 계약 해지가 곤란하고 다른 통신결합상품을 이용할 수 없었지만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단, 이동통신계약은 제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오토캠핑장을 숙박업에 해당하는 품목으로 포함시켜 오토캠핑장 이용계약 취소에 따른 분쟁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정기간행물 구독계약 해지, 예식장 이용계약 취소, 고시원 이용계약 해제 ․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했다.
산후조리원은 사업자가 손해(치료비, 경비 등)를 배상(무과실 제외)하도록 기준을 마련했고, 모바일 ․ 인터넷콘텐츠, 온라인게임서비스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청구한 금액을 환급하도록 하여 소비자가 억울하게 당한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운항 지연시간이 4시간 이상인 경우에 지연구간 운임의 20%를 일률적으로 배상하도록 하고 있어 지연시간이 보다 장기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소비자의 피해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던 국제여객항공에 대해서는 운항 지연시간이 12시간 이상이면 지연구간 운임의 30%를 소비자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등 운항 지연시간별 배상구간을 보다 세분화했다.
또 하자있는 사료로 동물에게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동물이 폐사한 경우에는 동물치료 소요비용 또는 동물가격을 배상하는 것에 추가하여 사료구입비도 배상하도록 함으로써 배상범위를 합리화했다.
컴퓨터소프트웨어의 성능 ․ 기능상 하자, 철도화물의 연착, 사업자의 가전제품 설치하자, 체험캠프(국내연수의 일종)의 일정변경으로 발생한 소비자의 신체 ․ 재산상 피해에 배상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초고속인터넷서비스 및 이동통신서비스에 있어 서비스장애 누적시간의 기산시점을 합리적으로 조정했다.
자동차 도장면의 관통부식은 차량구입 후 3년 이상 지나야 나타나고 있어 현행 자동차 품질보증기간(차체 및 일반부품 2년 ․ 4만km)을 적용하면 도장면 관통부식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구제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개정에서는 자동차 외판(후드, 도어, 필러, 휀더, 트렁크리드, 도어사이드실, 루프) 관통부식의 품질보증기간을 5년으로 설정했다.
세탁업에 있어 바지의 내용연수를 하복(3년), 춘추복·동복(4년)으로만 나누어 규정하고 있어 사계절 착용하는 청바지에 어느 계절의 내용연수를 정할 것인지가 불분명했다. 이번 개정으로 인해 청바지의 내용연수를 계절과 무관하게 4년(단, 원단을 샌드가공, 스톤워싱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외형을 가공한 청바지는 3년)으로 규정함으로써 세탁과 관련한 분쟁조정 시 혼란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TV나 스마트폰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리퍼부품이 사용되고 있지만 리퍼부품의 품질에 소비자의 불신이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품질보증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소비자의 우려가 컸다. 이번 개정으로 리퍼부품을 사용하여 수리하는 경우 수리시점부터 1년간 품질보증을 하도록 품질보증기간을 확장했다.
또 제품구입에 따른 품질보증기간(1년) 내 리퍼부품을 사용하여 무상 수리한 경우에는 수리시점부터 새롭게 품질보증기간이 1년 연장되고, 품질보증기간이 지나 유상 수리한 경우에도 리퍼부품 사용 시 일반적인 제품수리에 품질보증기간(2개월)보다 기간이 대폭 연장됐다.
체육용품 및 문구 ․ 완구에 품질보증기간, 부품보유기간 및 내용연수가 규정되어 있지 않아 분쟁발생 시 해결에 애로가 있었는데 체육용품 및 문구 ․ 완구의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
이번에 개정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전문은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 → 심결 ․ 법령 → 위원회소관법령 → 소비자기본 → 고시 ․ 지침’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