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또 한 번 폴더블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도전에 나섰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삼성은 새로운 폴더블폰 라인업인 갤럭시 Z폴드7, Z플립7, 그리고 보급형 모델 Z플립7 FE를 전격 공개했다.
이와 함께 서울 태평로 사옥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는 한층 진화한 인공지능(AI) 기능과 보안·건강 관리 성능이 탑재된 '워치8' 시리즈까지 소개됐다. 전작 대비 확연히 얇아지고 가벼워진 하드웨어 변화는 물론, 구글 제미나이와 삼성 자체 AI ‘가우스’를 결합한 ‘갤럭시 AI’ 플랫폼은 실시간 추천, 시각 정보 해설, 음성 명령 기능 등을 통해 스마트폰의 사용 경험을 근본부터 바꿔놓고 있다.
특히 Z플립7은 화면을 열지 않고도 다양한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플렉스윈도우’ UI와 개인화된 AI 경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삼성은 연내 두 번 접히는 트리폴드폰과 XR 기기, 스마트안경까지 선보이며 AI 기반의 ‘디바이스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하드웨어 혁신을 넘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략까지 전방위로 진화하고 있는 삼성의 이번 행보는, 글로벌 모바일 산업의 주도권 향방에 다시 한 번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매일 들고 다니고 싶은 첫 폴더블”... Z폴드7, 외신 극찬 행렬
삼성전자가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차세대 폴더블폰 시리즈를 공개하며 다시 한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갤럭시 Z폴드7과 Z플립7, 그리고 플립7의 보급형 모델인 Z플립7 FE까지 총 3종으로 구성된 이번 신제품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삼성이 폴더블의 진정한 진화를 이뤄냈다”고 호평했다.

특히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크게 부각된 변화는 두께와 무게의 혁신적 감소다. 미국 IT 전문 매체 Tom’s Guide는 “갤럭시 Z 폴드7은 내가 처음으로 매일 들고 다니고 싶다고 느낀 폴더블폰”이라고 극찬하며, “전작 대비 26% 얇아졌고 무게도 아이폰보다 가벼워졌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이 변화가 단순한 스펙 개선을 넘어, “태블릿과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동시에 휴대해도 부담 없는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게임 체인저’라고 평했다.
더버지(The Verge) 역시 “삼성이 길고 좁은 디자인을 버리고 일반 스마트폰에 가까운 비율로 다가간 점이 인상적”이라며 “Fold7은 손에 쥐었을 때 완전히 다른 기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개선됐다”고 전했다.
CNBC는 이번 제품에 탑재된 AI 기능의 실용성에 주목했다. 구글의 AI 비서 ‘Gemini’와 연동해 실시간 의상 조언, 사진 속 인물 자동 제거, 배경음 제거 등의 기능이 적용됐으며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이 향후 시장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을 덧붙였다.
로이터는 삼성전자 모바일부문 최원준 사장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AI 기능을 접목한 폴더블폰이 이제 주류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또, “애플과 달리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삼성의 전략이 장기적인 차별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드7에 탑재된 2억 화소 메인 카메라도 외신들의 찬사를 받았다. Tom’s Guide는 “드디어 폴더블에서도 ‘울트라’ 급 카메라 성능이 구현됐다”며 고화소 메인 렌즈와 넓어진 셀피 화각, 향상된 자동초점 기능을 “진정한 플래그십 수준”으로 꼽았다.
그러나 혁신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점은 여전히 높은 가격과 배터리 효율, 그리고 S펜 지원의 부재다. 더버지는 “S펜을 위한 디스플레이 레이어를 생략해 두께를 줄였지만, 그만큼 사용자 경험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유튜브 리뷰 영상에는 “가격은 미쳤고 S펜도 없다고? 말도 안 돼” 등의 부정적 댓글도 달렸다. 한 소비자는 “사용자: 얇은 폰 원해요! → 삼성: 알겠어! → 사용자: S펜 뺀 게 말이 돼? → 삼성: 브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10일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많은 폴더블 유저들이 얇고 가볍지만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고 판단했고, 이번 Z폴드7은 그 요구에 집중한 모델”이라며 “향후 S펜 관련 기술이 더 고도화되고 충분한 제공 방안이 확보되면, 다시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삼성 갤럭시 Z시리즈·워치8 공개… 보안·건강·AI 모두 업그레이드
10일 서울 태평로 사옥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삼성전자는 전날 발표된 갤럭시 Z시리즈와 워치8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은 이전 모델보다 더 얇고 가벼워졌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건강관리, 보안 기능이 한층 고도화된 점이 특징이다.
폴더블폰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Z폴드7은 접었을 때 두께가 8.9mm, 펼쳤을 때는 4.2mm로 역대 폴드 라인업 중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무게도 215g에 불과하며, 펼치면 8.0형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나타난다. 화면 크기는 전작보다 11% 더 넓어져 생산성과 몰입감을 동시에 높였다.

카메라는 2억 화소 광각 렌즈와 ‘프로비주얼 엔진’을 갖춰 야간이나 저조도 환경에서도 밝기와 색감을 자동으로 조정해 고품질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새로 도입된 ‘녹스 매트릭스’는 기기부터 네트워크, 클라우드까지 보안을 통합 관리하며, ‘킵(Keep)’ 기능으로 앱별 암호화 저장 공간을 만들어 민감한 정보를 분리 보호한다.
갤럭시 Z 플립7은 4.1형 커버 스크린을 전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게 해, 화면을 펼치지 않고도 메시지 답장, 음악 컨트롤, 셀피 촬영을 처리할 수 있다. 두께는 접었을 때 13.7mm, 무게는 188g으로 줄었으며, 2600니트 밝기와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비전 부스터’ 기능으로 야외 시인성을 높였고, 4300mAh 대용량 배터리와 최신 3나노 프로세서를 장착해 전력 효율도 개선됐다.
특히 플립 시리즈 최초로 ‘삼성 덱스’를 지원해 외부 모니터, 키보드와 연결하면 데스크톱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 구글 제미나이 기반의 ‘라이브 음성 명령’으로 항공편 조회나 일정 추가 등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함께 공개된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디자인부터 혁신했다. 내부 부품 배열을 재조정해 전작 대비 두께를 11% 줄였고, 스트랩 결합 구조도 새롭게 설계해 손목에 밀착되는 착용감을 강화했다. 3000니트 밝기의 디스플레이는 강한 햇볕 아래서도 선명하며, 배터리 용량도 향상됐다.
건강관리 기능도 대폭 진화했다. 운동 코칭을 위한 ‘러닝 레벨’ 분석은 물론, 수면·영양·스트레스 데이터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능으로, 손목에 차는 기기 최초로 ‘항산화 지수(카로티노이드 수치)’를 5초 만에 측정하고 수면 중 혈관 스트레스 지수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들은 ‘가볍고 얇게’라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동시에, AI·보안·헬스케어 경험을 한층 풍부하게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 삼성, ‘갤럭시 AI’로 일상 파고든다…트리폴드폰·스마트안경도 연내 공개
이번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들의 대표적 변화는 ‘플렉스윈도우’ 중심의 직관적 AI 경험이다.
미디어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관계자가 Z폴드7으로 강화된 AI 기능을 선보였다. 펼친 Z폴드7에 한쪽에는 운동앱을 다른 쪽에는 러닝화 쇼핑앱을 켜고 음성으로 “내 러닝 스타일에 맞는 러닝화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쇼핑 목록 중 두 개 제품을 추천했고, 다시 시연자가 “각각의 장단점을 말해 달라”고 하자 질문에 맞는 답변이 이어졌다. 이 내용을 노트에 저장해 달라는 말에도 막힘없이 요청이 처리됐다.

이러한 변화는 삼성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 ‘One UI 8’과 구글의 제미나이 AI가 결합하며 가능해졌다. 더불어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은 항공편 조회, 실시간 번역, 카메라 공유 기반의 시각 정보 해설 등 일상적 요청에 대응한다. 여기에 커버 화면에서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나우 바(Now Bar)’와 ‘나우 브리프(Now Brief)’도 도입됐다. 사용자의 위치·시간·습관 데이터를 학습해 상황에 맞는 정보를 자동 추천하는 등, AI 개인화가 한층 세밀해졌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은 뉴욕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AI가 일상에 스며들수록 이를 담아낼 스마트폰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하드웨어와 AI를 결합해 사용자가 즉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올해 말까지 갤럭시 AI를 약 4억 대의 기기에 탑재할 계획이다. 지난해 2억 대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노 사장은 “갤럭시 AI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갤럭시 생태계의 연결과 확장을 이끄는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업 외에도 자체 AI ‘가우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폴드7·플립7에도 삼성 자체 AI 기술이 다수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폰을 넘어 XR(확장현실) 헤드셋, 스마트안경 등 다양한 기기에 AI를 적용하는 'AI 컴패니언(동반자)'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연내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과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공개할 계획으로 구글과 스마트안경도 준비 중이다.
노 사장은 "모바일 AI 시대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폼팩터(기기형태)가 컴패니언 형태로 어우러져 생태계를 완성할 것이다. 연말 출시를 목표로 트리폴드폰 완성도를 높이는 등 다양한 폼팩터의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 10년, 그 이후까지도 AI 혁신으로 모바일 경험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