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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탄소중립실천, 우리가 잘못하는 자전거 정책 10가지(제5편)

자전거 타는 미래 인류, 호모-사이클로쿠스(Homo-Cyclocus)

 

『제5편』 안전하고 편리하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자전거를 왜 안타겠어요?

 

가슴을 뛰게 만든 덴마크의 자전거 길 

 

 

“자전거 천국이야. 어떻게 자전거 길을 이처럼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거지?”

 

10여 년 전 나홀로 자전거 유럽 여행을 하던 그녀는 덴마크의 북부 항구도시 프레데릭스하운를 시작으로 덴마크를 종주하는 동안 그런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영국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스웨덴을 자전거를 타고 오는 동안 전혀 감지하지 못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타면 탈수록 마음과 몸에 전달되고 있었다. 건물이나 지붕의 색깔이야 덴마크도 북유럽 나라들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자전거 도로만큼은 타는 이로 하여금 만족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대학생 시절부터 국내외로 자전거여행을 숱하게 다닌 그녀였지만 덴마크의 자전거도로처럼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안락(安樂)한 길을 일찍이 경험할 수 없었다.

 

“그래 맞아, 내 몸이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 한 것은 결국 이거였어. 지금까지 이런 길을 내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지. 상상도 못했던 자전거 길을 만났으니....와, 이런 경험은 처음이야.”

 

그녀는 이상적인 남자를 만난 듯이 가슴이 쿵쿵 뛰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덴마크의 자전거 길을 옮겨놓아야겠다고 다짐까지 하자 그녀의 심장박동은 더욱 거세졌다.

 

 

그렇게 덴마크를 지나서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까지 총 5,200km의 유럽 자전거 종주 여행을 끝내고 귀국한 그녀는 30대 후반이 된 지금도 덴마크에서 체험한 안전하고 편안했던 자전거도로의 첫 경험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그런 길을 우리나라, 특히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서울 성북구에 옮겨놓아 행복한 자전거 길의 모델을 만들고자 분투하고 있다.

 

발칙한 여성 자전거 여행가가 만들고 싶은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 길'

 

김윤정, 그녀는 이미 국내에서 손꼽히는 여성 자전거 여행가다. 『발칙한 유럽 자전거여행』, 『두 바퀴로 일본을 달리다』 등의 베스트 셀러까지 썼다.

 

 

필자가 그녀를 만나기 위해 서울 성북구 돌곶이생활예술문화센터에 갔을 때 그녀는 마침 외부강연을 끝내고 센터로 돌아와 입꼬리가 귀 끝에 닿을 듯 커다랗고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 “잘 찾아 오셨네요.” 

 

“유럽여행을 자전거로 다니면서 우리나라의 자전거도로와의 차이랄까, 우리나라의 자전거도로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셨나요?” 내가 묻자마자 머뭇거리지 않고 그녀가 곧바로 대답했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 자동차든 자전거든 각자에게 편리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려고 하겠지요. 그건 어느 나라라 똑같지 않겠어요? 결국은 자동차나 자전거, 그 둘 중 어느 쪽에 정책의 주안점을 둘 것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만약 자전거를 타는 게 편리한 도시로 설계 방향을 잡았다면 당연히 국민들은 자전거를 타겠죠. 덴마크는 자전거 위주로 생각하고 도로를 만드는 것 같아요.”

 

 

“그걸 어떻게 아시죠?”

 

“타보면 알게 되거든요. 자전거 길을 어떻게 만들어야 안전하고 편리할까? 연구하면서 만든 길과 그렇지 않은 길은 타보면 금방 드러나죠. 그렇지 않은 길은 어딘지 불편하거든요. 덴마크의 자전거도로는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머리를 짜내 시스템적으로 만든 것임에 틀림없어요. 이정표의 정확도는 감탄이 절로 나와요.”

 

그러면서 그녀는 “자동차를 끌고 나올 때 뒤따르는 희생이 크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이용하게 된다,”고 했고 “자전거 이용자들이 많아져서 자연히 자전거 위주로 도로 시스템을 정비한 나라가 덴마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이용자를 불편하게 만들어라 

 

실제로 우리나라 못지않게 주차난을 겪고 있는 덴마크에서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끌고 나오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자동차를 끌고 나왔다가 주차공간을 찾지 못하면 낭패니까 말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흔한 말로 ‘자기들에겐 주차할 공간을 찾을 권리만 있다’고 자조(自嘲)섞인 말을 하고 있다. ‘먼저 주차한 사람이 임자’라는 뜻이다. 그러니 돈을 내면 주차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덴마크는 확실히 자전거보다 자동차가 불리한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덴마크 사람 누가 불편한 자동차를 이용하겠느냐?” 고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랬구나, 덴마크 국민의 절반이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고, 수도 코펜하겐의 경우 자전거의 교통분담률이 37%나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구나, 라고 필자는 생각했다. 자동차를 몰고 나오면 어떻게 불편하게 만들까를 연구하는 나라가 덴마크였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전거 교통분담률이 1.2%에 머문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게 훨씬 유리하고 편리한 반면 자전거는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99%가 그렇게 말한다.

 

“길도 시원찮고 자동차가 많은 데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래”

 

자전거를 타고 나가보시라. 자동차는 버젓이 보도로 올라와 주차되어 있고, 뒤에서 차가 오면 길을 비켜달라고 빵빵 거린다. 자전거 거치대는 차도가 아닌 인도(人道)에 설치되어있다. 원래는 자동차를 주차할 때처럼 자전거도 차도쪽에 주차해야 맞다. 사람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으니까. 어쩌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보다 자전거보다 자동차가 우선인 나라가 됐을까? 그런 규정이 있다면 개정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녀는 마침 성북구 돌곶이예술문화센터에서 ‘유럽 자전거도로 사진전’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녀가 최근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가서 찍은 ‘자전거도로와 자전거 타는 시민들’ 사진 약 100장을 액자에 한 장 한 장 끼워 넣었다.

 

“사진전은 왜 하시나요?” 필자가 묻자 그녀가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 유럽 도시민들의 자전거 생활이 얼마나 편안한지를 잘 모르고 계세요. 자전거로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나라, 그런 사회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죠. 정말입니다. 그런 사회가 있다는 것을 아시면 아마 당장 그렇게 살고 싶다고 하실 겁니다. 아마도 자전거 천국이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하고 사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 전시회를 통해서 그런 사회가 지구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거지요.”

 

그녀는 필자에게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우선인 덴마크 도로 사진, 1~2칸이 자전거 전용 칸으로 된 열차 사진 등을 보여주며 덴마크의 자전거도로를 우리나라, 그것도 자신의 고향인 성북구에 적용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인구 50만 명 정도이고, 주변을 합치면 200백 만 명 정도일 겁니다.  서울의 한 구(區)와 인구가 비슷해요. 그래서 저는 서울의 구청 단위로 코펜하겐 같은 생활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매일 아침 우리 회원들이 성북구의 도로를 다니면서 관련 교통 정보를 모으고 있는 중예요.”

 

서울 성북구가 '시크한 사이클 도시' 코펜하겐이 되려면...

 

 

 

성북구의 자전거도로는 성북천, 정릉천, 중랑천, 우이천 등의 하천 구간을 포함해 총 16.84km이고 30개 코스가 있다. 특히 전국 제일의 재개발 지역인 성북구는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단지 주변에 자전거도로가 많이 생기고 있지만 기존 도로와의 연결성이 떨어져 생활형 도로로서 효용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성북구에서 홍대나 영등포로 가려면 시내를 관통할 수 없어서 한강과 중랑천변 자전거 길로 한참을 돌아서 2배나 먼 길을 가야만 한다.

 

“먼저 기존 자전거도로와 아파트 단지의 자전거도로를 생활형 자전거도로로 연결해야 해요. 아직은 우리나라가 자동차 중심의 사회구조라 생활 자전거도로 운운하면 담당 공무원들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굉장히 낯설어 하시죠. 자전거도로를 내면 교통체증이 심해지는 거 아닌가? 라고 회의적이세요. 아예 외면하는 분들도 많고요. 하지만 저는 자전거가 왜 미래의 친환경 교통수단이 될 수밖에 없는지 전체 맥락을 이해시켜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지요(미소)”

 

 

덴마크는 1905년 유럽 최고(最古)의 민간 자전거 단체를 창립하고 정부와 지자체에 자전거 권리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특히 독일강점기(1940~45년)와 오일쇼크(1970년대) 등을 거치면서 자전거가 부각됐고 수십 년 전부터 탄소중립과 국민건강 증진의 수단으로서 각광을 받기 시작해 일상생활화가 되었다.

 

덴마크의 영화감독이자 도로교통전문가인 미카엘 콜빌레 앤더슨(Mikael Colville-Andersen)은 2006년에 멋지게 자전거 타기, 즉 '사이클 시크(Cycle Chic)'를 시작했다. 자유롭게, 다양한 복장으로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을 블로그에 담아 올림으로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형 생활 자전거도로를 공모하라 

 

 

특히 코로나-19 이후 자전거는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국민건강 증진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국 자전거 시대가 열린 지 10년이 넘었고 1,300만대의 자전거를 가진 우리나라도 이제는 기존 자전거 도로와 지역 도로를 연결하는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한국형 생활형 자전거 길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공모(設計公募)를 할 때가 왔다.

 

편안하고 안전하다면 그렇게 재미있는 무공해 자전거를 누가 타지 않겠는가? 정부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행복한 사회를 경험한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한국형 생활 자전거 길을 어떻게 내면 좋을지 물어보시라! 디지털과 메타버스(metaverse) 세계에서 자란 그들은 반드시 발칙하고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우리나라를 자전거 천국으로 만들어 낼 것이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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