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홍콩기업인 리앤펑이 연매출 1500억 원대의 국내 알짜 유아복 업체인 서양네트웍스(밍크뮤, 블루독, 알로봇 등 고급 유아복 보유)를 전격 인수했다.
지난해 9월 대표적 여성 영캐주얼업체인 연승어패럴이 중국 패션업체 산둥루이에, 11월에는 더신화의 ‘인터크루’ 캐주얼이 중국 안나실업에 넘어갔다. 12월에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여성복 업체 아비스타가 중국 디샹그룹에 매각됐다. 약 4개월 동안 4개의 패션업체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갔다.
중국 본토에는 이미 한국 패션기업 투자와 인수를 위한 펀드가 속속 설립되고 있다. 패션계에 불고 있는 차이나머니의 특징은 한국 기업의 경영권은 유지해 주는 전략적 투자다.
경기 침체로 매출 하락과 해외 거대 페스트패션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던 국내 중소 패션업체로서는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사업 확장과 글로벌화를 위한 자금 확보가 가능한 중국 기업들의 제의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패션브랜드에 투자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직영체제로 진출했으나 최근에는 현지 기업들과 합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세계의 보브를 비롯해 머스트비, 지오지아 등은 중국 총판대리점을 통해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톰보이와 플라스틱아일랜드, 클라이드 등도 중국 기업들에 라이선스 형태로 중국에 진출해 있다. 중국의 유명 여성복 브랜드인 ‘마리스프롤그’는 국내에 진출한 1호 중국 패션브랜드로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영업 중이다.
패션업계 전문가들은 신중한 계약을 전제로 효과적 운영을 한다면 중국기업의 한국 패션브랜드 인수가 경영위기에 놓인 국내 업체에 새로운 대안이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