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지배기업이 비(非)가족지배기업에 비해 경영성과와 투자성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가족지배기업의 경영성과 및 투자성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가족지배기업이란 가족지분율이 20% 이상이거나 2인 이상의 가족구성원이 이사회 임원인 경우를 말한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대규모 기업집단을 포함한 상장기업 중 가족지배기업 4,683개사와 비가족지배기업 2,255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가족기업의 수익성(ROA)은 3.7%로 비가족기업의 수익성 -0.3% 보다 높았다.
또 가족구성원이 최고경영자인 가족지배기업이 가족구성원이 최고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가족지배기업보다 경영성과가 더 높아지고 R&D 투자가 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족지배기업에서 가족구성원의 경영참여 수준이 높을수록 더욱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고윤성 한국외대 교수는 “가족구성원이 소유만 하는 소유-가족지배기업보다는 가족구성원이 기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가족지배기업을 보다 책임감 있게 운영하는 소유경영-가족지배기업일수록 가족지배기업의 장점이 부각되고 우수한 경영성과와 투자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족구성원이 소유와 동시에 경영에 참여할 경우 강력한 리더십이 발휘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장점이 있고, 가족 최고경영자에 의한 경영이 소유와 경영을 일치시키고 대리인비용을 감소시켜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고 교수는 “가족지배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기업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며 “특히 가족지배기업 내에서의 지배구조 특성에 따라 차별적인 평가와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고서는 기업의 투자성과 가운데 연구개발투자는 기업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미래 지속 성장을 이끄는 핵심사항이라며 한미약품 사례를 들었다.
최근 한미약품은 존슨앤존슨의 제약부문 회사인 얀센(Janssen)과 기술 수출계약을 하는 등 2015년 한해 약 6조 원의 대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해 11월5일 54만7,000원에서 9일 82만4,000원으로 50.6% 상승했고, 2015년 3분기 기준 10대 제약사 중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율은 21.4%로 1위를 차지했다.